• 2022년 8월 16일
    [필진 칼럼] 사우디 국부 펀드 주최 대안 골프 대회 LIV, 그리고 스포츠워싱

    지난 6월, 런던 근교에서 한 골프 대회가 열렸습니다. 리브(LIV)라는 낯선 이름의 대회는 여러모로 반쪽짜리 대회처럼 보였습니다. 참가 선수의 면면을 보면 유명한 선수도 있었지만, 아마추어 선수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특히 미국에선) 골프 채널 어디를 틀어도 이 대회를 볼 수 없었습니다. 같은 시각 우리에게 익숙한 P.G.A.가 주관한 다른 대회가 열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별로 주목할 게 없어 보이는 대회지만, 이 대회에 걸린 총상금은 2천만 달러였습니다. 골프에서 가장 권위가 높은 대회로 꼽히는 마스터스(Masters) 대회의 지난해 총상금이 더 보기

  • 2022년 8월 12일
    [필진 칼럼] 총기난사와 정신건강

    미국에서 큰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뒤따르는 논의가 있습니다. 바로 총기난사범들의 정신건강 문제죠. “어린이들을 대량살상하는 사람이 제정신일 리 없다”는 말은 직관적으로 누구에게나 와 닿지만, 실은 대단히 정치적인 발언일 수 있습니다. 총기난사 사건을 정신이 온전치 못한 개인이 저지르는 특수한 사건으로 축소해 구조적인 문제를 덮으려는 시도일 수도 있고, 인과관계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면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낙인을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매번 총기난사범의 정신건강을 거론하고 나서는 쪽은 특히 총기 규제에 반대하는 더 보기

  • 2022년 8월 10일
    [필진 칼럼] 기린의 목이 길어진 진짜 이유

    어떤 사건이나 조건이 다음 사건을 발생시키는 인과관계는 우리가 이 세상을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 중의 하나입니다. 갓난아이 앞에서 잡고 있던 공을 놓아도 공이 여전히 공중에 떠 있는 마술을 보여주면 아이는 깜짝 놀랍니다. 아이에게도 공을 손에서 놓으면 바닥으로 떨어진다는 인과관계의 상식이 있다는 것입니다. 인과관계가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이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는 사실을 발견한 이들은 남들보다 먼저 비를 대비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제비가 더 보기

  • 2022년 8월 8일
    [필진 칼럼] 빌 게이츠가 말하는 다음번 팬데믹 막기 위한 ‘민관 협력’

    국가별로, 지역 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은 대체로 끝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추산에 따르면 코로나19 희생자는 전 세계적으로 1,500만 명이 넘습니다. 직접적인 사인이 코로나19 바이러스였던 사례뿐 아니라 팬데믹 때문에 의료 체계가 마비돼 만성 질환을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수술을 받지 못해 숨진 사람들까지 모두 더한 숫자가 그렇습니다. 엔데믹(endemic)에 관한 논의를 통해 지난 2년 반 동안 우리가 부족했던 점을 돌아보고 반성하지 못한다면, 그래서 더 철저한 준비 태세를 갖추지 못한다면 더 보기

  • 2022년 8월 5일
    [필진 칼럼] 셰릴 샌드버그 사임과 다시 돌아보는 “린 인(Lean In)”

    페이스북의 공동창업자이자 모기업 메타의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셰릴 샌드버그가 사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기업인 샌드버그가 걸어온 길과 함께 2013년에 그가 발표한 책 “린 인(Lean In)”의 유산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6월 2일자 기사를 통해 “린 인”에 대한 해석과 그 영향력이 지난 10년간 어떻게 바뀌어왔는지 소개했습니다. 기사 도입부의 설명처럼 2013년은 미투 운동이 아직 폭발하기 전이었고, 페이스북이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기 전이었죠. 여성들에게 직장에서 야망을 품고 더 적극적으로 임할 것을 독려한 샌드버그의 더 보기

  • 2022년 8월 3일
    [필진 칼럼] 코인은 정말 거품일까?

    이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지 않은 이들은 거의 없을 겁니다. 얼마 전 20~30대 대학원생들에게 코인을 사 본 경험이 있는지를 물은 적이 있습니다. 대략 20% 정도가 손을 들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주식을 사 본 사람들보다 더 많았다는 것이죠.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독자분들도 암호화폐 또는 가상자산에 어느 정도는 익숙하실 겁니다. 아마 몇 년 전에 꽤 큰바람이 불었고, 이후 몇 년 잠잠하다가 지난해 다시 더 큰바람이 불었다는 것 정도도 아시겠지요. 즉, 코인이 거품인지 아닌지를 더 보기

  • 2022년 8월 2일
    [필진 칼럼] 끊이지 않는 총기 난사와 미국 사회의 ‘제자리걸음’

    이어서 총기 규제를 좀처럼 진전시키지 못하는 미국 사회의 문제를 진단한 글을 한 편 더 썼습니다.   이틀 전에 소개한 샌디훅 이후 10년에 관한 글의 제목은 “무엇이 달라졌나?”가 아니라, “달라진 게 없다”고 단정적으로 썼어도 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10년 동안 미국 학교에서는 수백 건의 총기 사고가 났고, 총기 난사로 분류할 수 있는 사건으로 좁혀도 수십 건이 일어났습니다. 학교 밖으로 범위를 넓히면 훨씬 더 참담합니다. 지난 주말은 미국의 현충일 연휴였는데, 연휴 사흘간 최소 더 보기

  • 2022년 8월 1일
    [필진 칼럼] 샌디훅 이후 10년, 무엇이 달라졌나?

    지난 5월, 텍사스주 유발디의 한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뒤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졌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우려한 것처럼 미국 사회는 이번에도 총기 규제에 큰 진전을 이뤄내지 못했습니다. 의회가 가까스로 총기를 살 때 신원조회를 조금 더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하기로 합의했지만, 대법원은 정반대로 한 세기 가까이 이어진 뉴욕주의 총기규제 법안을 위헌이라고 판결했죠. 오늘 소개하는 글은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 지난 5월 30일 쓴 글입니다.   지난 24일 미국 텍사스주 더 보기

  • 2022년 7월 29일
    [필진 칼럼] 인간의 사춘기가 빨라지고 있다

    진화론은 생명 현상을 생존과 번식의 두 관점으로 설명합니다. 곧 특정 환경에서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특성은 세대를 거듭할수록 개체군 내에서 지배적인 특성이 됩니다. 이 가운데 더 중요한 것을 굳이 고르자면 바로 번식일 것입니다. 생존 역시 번식을 위해 필요한 것이고, 이는 번식 이후 심지어 자신을 영양분으로 제공하는 생명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로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생명체의 생애 주기 중 번식 가능한 시기에 변화가 생기는 것은 그들이 속한 생태계에 매우 큰 변화가 있음을 더 보기

  • 2022년 7월 28일
    [필진 칼럼] 신냉전과 ‘인피니티 스톤’ 반도체

    바야흐로 세계 질서가 재편되고 있습니다. 지난 20년간 이어져 온 세계화를 통한 글로벌 분업 체제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기존 체제에서는 호주, 러시아, 중남미, 중동 등지의 자원을 활용해 중국과 동남아시아, 동아시아의 인력과 제조 기술로 제품을 만들고, 미국, 유럽, 아시아 등이 이를 소비했습니다. 세계의 공장 중국과 최대 시장 미국이 큰 축을 이루는 시스템이었죠. 이런 글로벌 분업 체제가 종언을 고하고, 블록화 또는 각개 약진하는 새로운 흐름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에너지와 식량 가격의 급격한 더 보기

  • 2022년 7월 27일
    [필진 칼럼] 가상화폐와 경제 불평등

    이른바 ‘코인’으로 불리는 가상화폐는 한때 소수 전문가만의 영역이었지만, 이제는 저녁 뉴스에도 종종 오르내릴 만큼 많은 이들의 일상에 들어왔습니다. 특히 테라 사태 이후엔 가상화폐 관련 뉴스가 훨씬 자주 보도됐고,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서 구독자 수가 많은 채널 중에도 ‘코인’ 관련 소식을 다루는 매체들의 채널이 많죠. 오늘은 미국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과 가상화폐가 어떻게 엮여있는가를 소개한 기사들을 모았습니다. 미국 사회에서 인종 간 경제적 불평등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며, 여전히 공고한 현실입니다. 불평등에 대한 글을 소개하는 Inequality.org는 더 보기

  • 2022년 7월 26일
    [필진 칼럼] 탄수화물과 두통의 관계

    우리가 체온을 유지하고 신체를 움직이려면 열량이라 불리는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이를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의 세 가지 형태로 섭취합니다. 기술의 발전이 배고픔을 없애고 비만을 더 큰 사회적 문제로 만든 이후 이 3대 에너지원 중 지방은 오랫동안 공공의 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점점 더 많은 발견과 설명을 통해 지방의 누명이 벗겨지고 있으며, 반대로 탄수화물이 가진 위험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곧 탄수화물 덩어리인 설탕이나 밀가루와 같은 정제된 곡물이 혈당 조절 시스템에 지나친 부하를 가하며, 그 결과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