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9월 16일
큰 병을 앓게 된 사람들이 병으로 인한 육체적인 괴로움 외에 공통적으로 꼽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정신적인 고통과 더불어, 좋지 않은 소식을 접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인데요, 가족과 친구의 존재는 어려운 상황에서 심리적 지지대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나쁜 의도가 없는) 배려 없는 말과 행동이 환자들에게 큰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지난달 초, 워싱턴포스트는 암 환자와 대화할 때 지켜야 할 에티켓에 관한 칼럼을 실었습니다. 암 생존자인 필자는 칼럼 서두에 각종 “나쁜 예”를 소개합니다. 처음 만난 → 더 보기
-
2022년 9월 13일
보리스 존슨 총리가 총리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뒤 7월 13일에 프리미엄 콘텐츠에 쓴 글입니다. 2016년 6월 영국 국민은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을 탈퇴하겠다고 선언합니다. 유럽연합의 일원으로 계속 남아있어야 한다는 의견보다 52%:48%로 근소하게 앞선 표 차였지만, 어쨌든 국민투표 결과는 결과였습니다. 집권 보수당은 국민투표 결과에 자신의 직을 걸었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후임으로 테리사 메이 총리를 구원투수로 투입합니다. 유럽연합에서 탈퇴하기로 했어도 아예 모든 관계를 끊고 남으로 지내는 건 아니니 유럽의 일원이 아닌 영국과 → 더 보기
-
2022년 9월 9일
지난 7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MBS) 사우디 왕세자를 만나고 돌아오기 전에 올라온 기사와 칼럼들을 모아 정리한 글입니다. 모든 국가가 외교 무대에서 국익을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국제 관계는 현실주의와 이상주의, 명분과 실리 사이의 줄타기이기도 합니다. 미국은 압도적인 국력으로 국제 질서를 주도해온 동시에 국제무대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가치를 지속적으로 내세워 온 국가입니다. 말과 행동 사이의 괴리가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일 것입니다. 이달 중순으로 → 더 보기
-
2022년 9월 6일
2020년 여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에 대해 얼핏 무리해 보이는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중국의 IT 기업이지만 엄연히 사기업인 바이트댄스에 틱톡의 지분을 미국 회사에 매각하라고 명령했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미국에서 틱톡의 사용을 금지하겠다고도 말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를 트럼프가 대선 승리를 위해 중국을 공격하는 것이라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는 재선에 실패했고, 법원 역시 트럼프의 행정명령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바이든은 트럼프의 행정명령을 폐기했습니다. 지난 5월,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이자 복스(Vox)의 창업자인 에즈라 클라인은 틱톡이 가진 위험성을 다시 경고하는 → 더 보기
-
2022년 9월 5일
팟캐스트 아메리카노 이번 시즌에서 두 번째로 읽은 책이 기후변화 소송을 다룬 “지구를 살린 위대한 판결”이었던 만큼 올해 대법원 판결 가운데 기후변화와 관련된 판결 이야기도 여러 차례 소개했습니다. 오늘은 그 가운데 지난 7월 6일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 소개한 글을 올립니다. 6:3의 압도적인 보수 우위의 미국 대법원이 7월 휴지기를 앞두고 기존 판례와 상당히 동떨어진 판결을 잇달아 내렸습니다. 수정헌법 2조를 맹신하는 대법관들은 공공의 안전을 위해 개인의 총기 소지를 제한하고 규제하던 법률을 위헌으로 → 더 보기
-
2022년 9월 2일
지난 5월 초 유출된 문서의 내용대로 미국 대법원이 여성의 임신중단권을 헌법상의 권리로 본 “로 대 웨이드 판결(Roe v. Wade, 1973)”을 뒤집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임신중단 불법화 조치가 주 단위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여성들은 인생을 계획하고 안전한 의료 혜택을 누리는 문제에 있어 1973년 전과 비슷한 어려움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시대의 변화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새로 추가되는 문제도 있습니다. 바로 디지털 사생활 보호의 문제입니다. 판결이 알려진 직후, 미국에서는 검찰이 인터넷에 올린 정보나 → 더 보기
-
2022년 8월 31일
오늘날, 건강과 장수는 인류의 가장 큰 관심사라 말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이 코너에서도 건강에 관한 소식을 가장 많이 다루게 됩니다. 바로 지난주에도 ‘영생’이라는 충분히 비현실적인 소재를 다뤘죠. 이번 주에는 최근 발표된 훨씬 더 현실적인 건강에 관한 뉴스 두 가지를 소개합니다. 물론 현실적이라고 해서 여러분께 명확한 지시사항을 말씀드리지는 못합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습니다. 현실이란 원래 그런 것이니까요. 첫 번째 소식은 6월 초 소개된 연구로, 바로 생선의 섭취에 관한 것입니다. 생선이 → 더 보기
-
2022년 8월 29일
미국 대법원과 관련 있는 사람들이 절대로 휴가를 쓸 수 없는 달이 있다면 6월입니다. 법으로 정해진 미국 대법원의 한 해는 10월 첫 번째 월요일에 시작해서 이듬해 10월 첫 번째 월요일 전날인 일요일에 끝납니다. 보통 대법관들은 6월 말 또는 7월 초부터 여름휴가 및 휴지기를 갖고, 한 해 동안 고민하고 논의한 사건들에 관해 내린 결정을 휴지기 직전인 6월에 잇달아 발표합니다. 대법관은 물론 대법관의 심복인 로클럭들, 재판에 참여한 변호사, 로펌, 담당 기자들에게도 6월은 가장 바쁜 → 더 보기
-
2022년 8월 26일
최근 들어 AAPI(Asian American/Pacific Islander: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이라는 약칭으로 불리는 아시아계 미국인은 미국 정계가 주목하는 집단입니다. 2014년 중간선거와 2018년 중간선거를 비교하면 아시아계 미국인 유권자의 투표율은 50%나 상승했고, 2016년과 2020년 대선을 비교하면 30% 가량 증가했죠. 이코노미스트는 6월 20일자 기사를 통해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공화당의 움직임을 소개했습니다. 기사는 판데믹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바이러스” 언급과 아시아계 대상 혐오 범죄의 증가가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정치적 각성으로 이어졌음을 설명합니다. 이어 아시아계 사이에서 민주당 지지가 → 더 보기
-
2022년 8월 23일
성장하고 번식기가 되어 후손을 남긴 다음 노화를 경험하고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은 모든 생명체가 겪는 자연의 법칙이며, 인간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야기를 통해 노화와 죽음을 피하고자 하는 욕망을 대신 꿈꾸어 왔습니다. 성경에는 969살까지 살았던 므두셀라가 나오며 근대 유럽에는 수백 년 동안 늙지 않았다는 생제르망 백작 이야기가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영화 중에도 “맨 프롬 어스”나 “아델라인: 멈춰진 시간”과 같은 흥미로운 작품들이 있습니다. 다분히 환상의 영역이던 영생이나 불사를 준 과학의 영역에서 → 더 보기
-
2022년 8월 19일
지난 2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는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지만, 팬데믹의 영향은 결코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뉴스페퍼민트도 코로나바이러스가 국가 간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나 팬데믹으로 인해 더욱 부각된 미국 내 인종, 성별, 학력 간 불평등에 대한 기사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팬데믹 종반부에, 전쟁 등 다른 요인이 겹치면서 세계 각국이 경험하고 있는 인플레이션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국가의 물가 인상률은 하나의 숫자로 기록되지만, 사회 구성원들이 겪는 고통은 같지 않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미 → 더 보기
-
2022년 8월 17일
지난 6월 11일 영국의 대표적인 일간지인 가디언에는 흥미로운 제목의 에세이가 올라왔습니다. 바로 “자기가 진짜 어른이 되었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을까요?”라는 글이었습니다. 제가 이 제목에 흥미를 느낀 것은 저 역시 비슷한 생각을 요즘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법적으로는 스무 살 남짓이 성인의 조건이지만, 스무 살이 갓 지난 이들을 어른으로 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대학생일 때는 대학원 형들이 그렇게 어른스러워 보였고, 서른 살 즈음이면 누구나 자신을 어른이라 여길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40대를 →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