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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년 4월 4일. 이집트에서 대통령을 소재로 개그를 하면?

    이집트와 미국이 트위터 상에서 표현의 자유, 종교, 주권을 주제로 설전을 주고 받았습니다. 발단은 지난 일요일, 이집트의 인기 코미디언 바셈 유세프가 자신의 TV쇼에서 모르시 대통령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검찰에 불려가 몇 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끝에 보석으로 풀려난 사건이었습니다. 인권운동가들은 이 사건이 이집트에서 표현의 자유가 점점 억압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며, 혁명 뒤 혼란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일에 사사건건 나서는 정부를 비난했습니다. 반면 모르시 대통령은 검찰이 시민들의 제보를 받고 독립적으로 조사에 착수한 것이라고 더 보기

  • 2013년 4월 3일. 빚 대신 팔려가는 소녀들, 아프간 난민 캠프의 현실

    한 가장이 아내와 아이들의 병원 치료비를 내느라 2,500달러 가량의 빚을 졌다가, 이를 갚지 못해 여섯 살 난 딸을 신부로 넘기게 되었습니다. 수도 지역에만 52곳에 달하는 아프가니스탄의 난민 캠프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고향을 떠나기 전에는 시골에서 가난하지만 행복한 가정을 꾸려온 아버지는 후회스럽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고향에서의 생계 수단이었던 기술과 직업 능력들은 난민 캠프에서는 아무런 쓸모가 없습니다. 일당 6달러 남짓을 받고 막노동 자리를 전전하지만 대가족을 부양하기엔 턱없이 부족하고 결국은 빚을 지게 됩니다. 오랜 전쟁으로 지역사회의 더 보기

  • 2013년 4월 2일. 미국 교사 평가제, 거의 모두가 우등 선생님?

    오바마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미국 각지에서 교사 평가제 개혁 바람이 불고 있지만, 점수가 너무 후하다는 기존의 지적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모양새입니다. 개혁안이 도입된 플로리다, 테네시, 미시건 주 등지에서 여전히 97~98%에 달하는 교사들이 “만족”, “기대를 충족함”, “효과적” 등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교사 평가제에서 점수는 크게 시험 점수로 나타나는 학생들의 성취도와 관리자 및 주변의 평가, 이렇게 두 가지를 합산해서 내는데 학업 성취도 기준점이 너무 낮게 설정되어 있는 점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더 보기

  • 2013년 4월 1일. 북한의 미국 본토 공격보다 더 우려되는 것

    북한이 연일 호전적이고 도발적인 수사를 반복하며 급기야 미국 본토를 공격하겠다는 이야기까지 했지만, 현재의 위기가 실제 한국전쟁 같은 전면전으로 비화될 거라고 우려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습니다. 북한의 핵무기 기술이나 미사일 기술 수준이 의심스럽기도 하거니와 실제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나라에서 전 세계를 상대로 매일같이 그 계획을 홍보할 리는 없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더 우려하는 것은 북한이 자랑하지 않고 있는 “조용한” 리스크들입니다. 3년 전 천안함 침몰 사건이나, 지난 3월 20일 주요 방송사 및 은행의 전산망 더 보기

  • 2013년 3월 29일. 담배의 본고장에서도 금연 정책이?

    “사람의 입에서 연기를 뿜도록 할 수 있는 것은 사탄 뿐이다.” 콜럼버스의 배를 타고 신대륙으로 건너가 유럽에 처음으로 담배를 들여온 로드리고 데 헤레스가 이단 재판장에서 들었던 말입니다.  이제 담배의 본고장 라틴아메리카에서도 이와 비슷한 인식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칠레가 이번 달부터 실내 공공 장소에서의 흡연을 전면 금지한 것입니다. 칠레의 ‘전향’은 그 의미가 상당합니다. 1990년대부터 금연 정책을 실시한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에서는 흡연율이 10-20% 수준인데 반해, 칠레에서는 여전히 국민 10명 중 4명이 흡연자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젊은 층의 더 보기

  • 2013년 3월 28일. 영국 주요 일간지들의 온라인 유료화 전략

    영국 최대의 일간지 <더 선>의 온라인판이 2013년 하반기부터 유료화될 예정입니다. <더 선> 온라인판의 독자는 월 3천만 명 수준으로, 종이신문 발행 부수인 240만의 10배 이상입니다. 또 다른 대형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 역시 영국의 종합 일간지로서는 처음으로 계량 방식 유료화(metered paywall)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이 시스템에 따라 독자들은 <데일리 텔레그래프> 웹사이트 기사를 월 20편까지는 무료로 볼 수 있지만, 그 이상 보려면 월 1.99파운드(약 3,400원)를 내야 합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일간지와 주말판 <선데이 텔레그래프>의 모든 더 보기

  • 2013년 3월 27일. ‘헝거게임’의 저자는 보수주의자인가?

    (아래 기사에는 소설/영화 <헝거게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티파티를 위시한 미국 보수주의자들이 종말의 날 이후 미국을 배경으로 한 디스토피아 3부작 <헝거게임> 시리즈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소설 속 ‘헝거게임’은 변방 식민지를 착취하는 권력의 중심 ‘캐피톨’에서 각 식민지의 청소년들을 모아놓고 최후의 생존자 1인이 살아남을 때까지 싸우도록 하는 리얼리티 TV 프로그램입니다. 주인공 소녀는 가난한 지역 출신으로 이 게임에 참여했다가 영웅이 되고, 후에 ‘캐피톨’에 저항하는 반란군으로 활약합니다. 저자인 수잔 콜린스는 <헝거게임>이 불평등과 권력, TV의 영향력에 대한 이야기라고 더 보기

  • 2013년 3월 26일. 라오스 지역 운동가 실종 사건의 미궁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실종된 활동가 쏨밧 쏨폰과 관련된 수사 기록을 공개하고 그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라오스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쏨밧은 미국에서 유학한 60세의 농업 전문가로, 직업 훈련소를 세워 운영하는 등 지역사회 개발 운동에 헌신해 온 인물입니다. 주변 사람들은 그가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기 때문에  납치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유튜브와 웹사이트(sombath.org)를 통해 국제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이 라오스에 대한 지원을 당장 중단하지는 않겠지만, 외교관들은 이와 같은 사건이 국제사회에서 라오스의 평판에 해를 끼친다는 점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이번 케리 장관의 발언도 쏨밧 실종 사건에 대한 미국의 두 번째 언급입니다. 현지의 미국 대사관은 쏨밧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수도 비엔티엔 시내 노상의 CCTV 영상의 화질을 개선해 주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라오스 정부는 이를 거절한 상태입니다. 라오스에서는 지난 1월에도 라오스 태생의 미국인 3명이 실종됐는데 미국 수사팀은 해당 지역 접근을 거부당한 바 있습니다. (NYT) 원문보기

  • 2013년 3월 25일. 시리아 내전 속 위기의 의사들

    내전으로 얼룩진 시리아에서 의사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시리아 내 의사협회 등 관련 단체에 따르면 지난 2년 간 반군을 치료해 준 죄로 잡혀가거나 납치당한 의사가 수백 명, 실종되었다가 주검으로 돌아오거나 폭격, 공격으로 숨진 의사가 1백여 명에 달합니다. 알레포와 같은 격전지에서는 신변에 위협을 느낀 의사들이 피난을 가면서, 의대생과 간호사는 물론이고 자동차 정비공까지도 간단한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드물게 문을 열고 있는 병원에 가도 전문의는 턱없이 부족하고 CT스캐너와 같은 의료 기기들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전장에서 부상을 입은 사람들도 걱정이지만, 암과 같이 오랜 치료와 약품을 요하는 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피해도 막심합니다. UN인권위의 조사에 따르면 시리아에서는  반군과 정부군 모두가 의료종사자와 의료기관을 군사 작전의 목표물로 삼고 있습니다. 의료 시설이 공격당하는가 하면, 소속에 따라 치료를 거부당하는 일이 빈번합니다. ‘국경없는 의사회’ 역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 저항 행위나 범죄가 되어버렸다”고 보고합니다. 잡혀갔다 풀려나온 의사들은 고문과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말하지만, 현재 시리아 정부를 상대로 이러한 혐의를 조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NYT) 원문보기

  • 2013년 3월 22일. 전미총기협회(NRA)는 왜 힘이 셀까?

    지난해 말 코네티컷주 뉴타운의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난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공격용 총기와 대용량 탄창을 금지하고 총기를 사는 사람의 신원 확인을 강화하는 총기 규제안을 제안했지만, 고작 서너 달이 지난 현시점에 총기 규제 찬성론자들이 규제안을 관철할 가능성은 작아 보입니다. 총기 규제에 반대하는 로비 단체들의 적극적인 활동 때문입니다.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당당하게 여론과 동떨어진 의견을 내세우는 전미총기협회(NRA, National Rifle Association)는 어떻게 한결같은 영향력을 자랑하는 것일까요? 3월 11일 코네티컷주의 주도 하트포드에서 열린 총기 더 보기

  • 2013년 3월 21일. 프란치스코 교황, 동성 결혼에 대한 의견은?

    새 교황이 동성 결혼에 대해 전임자와 다른 접근법을 취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 동성 결혼이 법제화되려던 2010년 당시, 아르헨티나 카톨릭 교회는 이를 막기 위해 비상 회의를 열고 있었습니다. 이 회의에서 호르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은 파격적인 의견을 내어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아르헨티나 교회가 “차악”, 즉 동성 간 시민결합(civil union)을 인정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이 안은 회의 참석자들의 격렬한 반대로 무산됐고 이것이 그가 아르헨티나 교회의 수장으로 재직했던 기간 경험했던 거의 유일한 실패로 남았지만, 이 사건은 그가 교황으로서 어떤 스타일의 리더십을 구사할지를 시사하고 있습니다. 교황이 되기 전부터 교의의 엄격한 수호자로 유명했던 전임자 베네딕토 16세와 달리, 프란치스코 교황의 취임 전 모습은 교의를 현실 세계에 전달하고 적용하는 현장 활동가에 가깝습니다. 물론 비공개 추기경 회의에서 타협안을 추구한 모습과 달리 공개적으로는 동성애 법제화에 계속해서 반대했고, 교황이 된 지금도 당시와 같은 생각이나 행동을 보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아르헨티나는 카톨릭 교도가 절대다수인 나라지만, 동시에 남미에서 가장 리버럴한 나라이기도 합니다. 2010년 정부가 동성 결혼을 인정하게 된 이후, 천 여 커플이 혼인 신고를 했습니다.  원문보기

  • 2013년 3월 20일. 러시아 스타프로폴주 히잡 금지령 논란

    이번 주 러시아 스타프로폴주에서는 교내 히잡 금지령에 대한 재판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 소송은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된 여학생 4명의 아버지들이 지방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것입니다. 소송을 제기한 측은 헌법으로 보장된 종교의 자유는 연방정부만이 제한할 수 있으며, 교장의 이번 조치로 인해 평화롭게 어울려 살던 이곳에 분열이 초래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방정부는 교장의 히잡금지 교칙을 지지했지만, 교장에게는 협박 전화가 걸려왔고, 현재 교장은 신변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현재 러시아에서 고조되고 있는 민족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