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by ingppoo
  • 2019년 2월 12일. 왜 나를 낳았어요?: 반출생주의(anti-natalism) 철학에 대하여

    인도 뭄바이에 사는 27살 남성 라파엘 사무엘 씨가 자신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자신을 세상에 낳았다는 이유로 부모를 고소했다는 뉴스가 많은 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아직 세상에 나오지도 않은 태아의 동의를 얻을 방법이 사실상 없지만, 어쨌든 이렇게 고통스러운 삶을 시작하게 된 것이 자신의 선택은 아니었음을 분명히 하고 싶었다는 사무엘 씨의 주장에 터무니없는 억지를 부린다는 비판과 비난의 목소리가 대부분인 가운데 오늘은 반대로 사무엘 씨의 신념으로 보이는 반출생주의(反出生主義, anti-natalism)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반출생주의란 말 그대로 더 보기

  • 2019년 2월 7일. 가짜뉴스와 삼인성호: 자꾸 말하면 거짓도 진실이 되는 우리의 인지 편향

    우리는 뇌의 10%밖에 쓰지 않는다. 당근을 먹으면 시력이 좋아진다. 비타민 C는 감기 예방에 효과가 있다. 현재 미국의 범죄율은 역사상 가장 높다. 위의 네 가지 문장 가운데 사실을 기술한 문장은 어떤 것일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네 문장 모두 사실이 아닙니다. 하지만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각 주장의 시시비비가 아닙니다. 분명 사실이 아닌 말도 사람들이 계속 그렇다고 이야기하다 보면 누구든 믿지 않고 배기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세 명이 말을 맞추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낼 더 보기

  • 2019년 1월 30일.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에 성폭행 당한 피해자들은 아직 사과를 받지 못했다

    한국군 병사 한 명이 푸옌(Phu Yen)주의 작은 마을에 있는 민가에 들이닥쳐 집에 있던 트란 티 응아이(Tran Thi Ngai) 씨를 강제로 성폭행했을 때 트란 씨는 24살이었습니다. “저를 방 안으로 밀쳐 넣더니 방문을 닫고는 여러 차례 저를 겁탈했어요. 총을 들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겁에 질려 저항할 생각도 못 했어요.” 이제 어느덧 80살을 바라보는 트란 씨는 한국 정부가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 병사들이 베트남 사람들을 성폭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해주기를 아직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권 단체 라이따이한을 더 보기

  • 2019년 1월 2일. 새해를 맞이하며 키스를 나누는 풍습은 어디서 생겼을까?

    2019년 한 해를 뜻깊게 시작하는 의미로 1월 1일 자정이 되는 순간, 혹은 오늘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무엇을 하셨나요? 콜롬비아에서는 사람들이 여행 가방을 들고 집 주변이나 집이 있는 골목을 빠르게 내달립니다. 한 해 동안 여기저기 여행을 많이 가보겠다는 뜻을 담은 의식이죠. 덴마크에서는 새해를 맞는 잔치 때 의자에서 뛰어내리는 풍습이 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새해 소망을 종이에 적고 그 종이를 태운 뒤 타고 남은 재의 일부를 샴페인에 섞어 새해가 되기 직전에 마시면 더 보기

  • 2018년 12월 24일. 달걀 속 병아리 성별 감지 가능해져, ‘병아리 잔혹사’ 끝날까?

    독일 과학자들이 달걀이 부화하기 전에 병아리의 성별을 확인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을 적용해 생산한 달걀이 처음으로 베를린에서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알을 낳을 수 없는 수컷 병아리는 알에서 깨어나자마자 대개 도살됐는데, 이렇게 죽는 병아리가 전 세계적으로 매년 수십억 마리에 달합니다. 새로 개발된 기술 덕분에 이른바 ‘병아리 잔혹사’가 끝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허까지 받은 셀렉트(Seleggt)라는 기술은 암탉이 알을 낳은 지 9일이 지난 뒤에 병아리의 성별을 판별할 수 있습니다. 수컷 병아리가 든 알은 곧바로 동물 더 보기

  • 2018년 12월 21일. [제리 살츠 특집 4] 시대가 변하면 좋은 예술과 나쁜 예술을 가르는 기준도 바뀔까요?

    시대가 바뀌면 형편없던 예술품이 걸작이 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말 형편없는 예술은 언제 봐도 형편없다. 뒤늦게 훌륭한 작품으로 인정받는 예술품은 원래 처음부터 훌륭한 작품이었는데 과거에는 그저 우리가 이를 알아보는 눈이 없다가 뒤늦게 그 가치를 깨달았을 확률이 높다. 시간이 예술의 가치를 변화시키는 예들을 떠올려보면, 우리는 처음부터 예술품을 두고 좋다거나 나쁘다는 표현을 쓰지 않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대신 예술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한 번 생각해보자. 놀라움, 더 보기

  • 2018년 12월 14일. 진실로 둔갑한 거짓, 가짜뉴스는 어떻게 편견을 만들어내나 (3/3)

    2부 보기 블레어 씨는 지난 2년 동안 수천 편의 가짜뉴스를 만들어냈습니다. 매번 기본적인 틀은 그대로 두고 내용만 조금씩 바꿔서 내보내는 가짜뉴스에 거의 매번 똑같은 편견에 갇혀 사는 사람들은 예외 없이 똑같이 속아 넘어갔습니다. 블레어 씨는 실제로 자기가 올린 가짜뉴스가 어떻게 퍼져나가는지 확인해본 적은 없습니다. 대개 글을 올린 뒤 1분 사이에 평균 8회, 15분 안에 평균 160회, 그리고 한 시간 안에는 1천 번 넘게 공유되죠. “우리 페이지는 그야말로 썼다 하면 대박이다. 더 보기

  • 2018년 12월 6일. 진실로 둔갑한 거짓, 가짜뉴스는 어떻게 편견을 만들어내나 (2/3)

    1부 보기 블레어 씨는 거기까지 생각나는 대로 글을 쓰고는 다시 한번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사진 속 백인 여성은 물론 첼시 클린턴이 아니었습니다. 백악관 참모로 일했던 호프 힉스였습니다. 흑인 여성도 미셸 오바마가 아니라 트럼프 보좌관을 역임한 오마로사 뉴먼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진 속 행사에 오바마도, 클린턴도 초대하지 않았습니다. 사진 속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모욕하고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사진이나 글이나 터무니없는 것들을 억지로 엮어서 마구잡이로 뒤섞어놓은 것에 불과한 겁니다. 더 보기

  • 2018년 11월 29일. 진실로 둔갑한 거짓, 가짜뉴스는 어떻게 편견을 만들어내나 (1/3)

    컴퓨터 모니터 석 대에서 나오는 불빛을 빼면 아무런 조명도 없는 어두침침한 방. 크리스토퍼 블레어(46) 씨는 컴퓨터 앞에 앉아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인은 이미 출근했고, 아이들도 학교에 간 오전. 집에 혼자 남은 블레어 씨는 오늘도 늘 가는 자신의 웹사이트로 출근 도장을 찍습니다. 자판에 올려놓은 손은 섣불리 움직이는 대신 신중하게 블레어 씨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듯합니다. 블레어 씨의 머릿속은 ‘오늘은 어떤 뉴스를 만들어 사람들을 낚아볼지’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합니다. “긴.급.속.보. (BREAKING)” 독수리 더 보기

  • 2018년 11월 21일. 형제끼리는 경쟁하고 동료들과는 협력하는 이유

    이 세상 모든 형제, 자매 관계를 가만히 살펴보면 시기에 따라 나타나는 모습에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우애가 좋은 형제, 남매, 자매를 찾아보기 정말 어렵습니다. 눈만 마주쳐도 티격태격 싸우기 일쑤죠. 누구나 그렇습니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고 철이 들면서 서로 돕고 아껴주게 됩니다. 물론 세월이 더 흘러 부모님이 돌아가시게 되면 유언장 내용을 두고 서로 얼굴 붉히고 법원을 드나들게 되기도 하지만요. 어쨌든 형제 관계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기제를 하나만 꼽으라면 바로 경쟁(competition)이 될 더 보기

  • 2018년 11월 7일. [칼럼] 어쩌면 근래 중간선거 가운데 가장 중요한 선거가 될 오늘 미국 선거

    의료보험, 이민, 경제, 워싱턴은 물론 주마다 새로 짜일 의회 구성과 그에 따라 요동칠 권력 균형. 오늘(6일) 치러질 중간선거를 통해 미국이 당면한 많은 문제에 관한 대책이 방향을 잡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번 중간선거는 미국이란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앞으로 어떤 나라가 될 것인지를 판가름할 선거가 될 수 있습니다. 여느 중간선거보다 이번 선거가 훨씬 더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유권자들에게 이번 선거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면 많은 이들에게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인 더 보기

  • 2018년 10월 31일. 모두가 식단에서 소고기를 콩으로 바꾼다면

    필수 영양소인 단백질은 그대로 섭취하면서도 지구를 살릴 수 있는 작지만 큰 실천이 될 수 있습니다.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