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주제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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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1일. 은혜를 모르는 호모 사피엔스로 남을 것인가
지난 16일, 뉴욕타임스에는 인간과 생태계의 복잡한 관계를 알려주는 칼럼이 실렸습니다. 바로 지난 4억 5천만 년 동안 큰 진화 없이 형태를 유지해 온 투구게에 인간이 커다란 빚을 지고 있으며, 동시에 앞서 다섯 번의 대멸종을 이겨낸 투구게가 인간 때문에 멸종할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물론 멸종을 막을 힘 또한 인간에게 있습니다. 비극은 투구게의 파란 핏속에 인간의 필요에 꼭 맞는 성분이 있다는 사실일 알려진 뒤부터 시작됐습니다. 은혜를 모르는 호모 사피엔스로 남을 것인가 -
2022년 7월 29일. [필진 칼럼] 인간의 사춘기가 빨라지고 있다
진화론은 생명 현상을 생존과 번식의 두 관점으로 설명합니다. 곧 특정 환경에서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특성은 세대를 거듭할수록 개체군 내에서 지배적인 특성이 됩니다. 이 가운데 더 중요한 것을 굳이 고르자면 바로 번식일 것입니다. 생존 역시 번식을 위해 필요한 것이고, 이는 번식 이후 심지어 자신을 영양분으로 제공하는 생명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로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생명체의 생애 주기 중 번식 가능한 시기에 변화가 생기는 것은 그들이 속한 생태계에 매우 큰 변화가 있음을 더 보기 -
2022년 7월 8일. [필진 칼럼] 무척추동물도 감정을 느낄까요?
인간의 삶은 모순으로 점철돼 있습니다. 말하는 것과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어떤 일이 닥치기 전과 닥쳤을 때가 다릅니다. 자신의 입장에 따라 말이 달라지는 것은 애교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 여러 모순 중에서 동물이 감정을 느낀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그 동물을 먹는 것은 인간이 가진 여러 모순 중에도 상당히 큰 모순일 것입니다. 지난 3월 24일, 저명한 영장류 학자인 프란스 드발과 철학자인 크리스틴 앤드류스는 사이언스에 인간과 유사한 포유류와 척추동물을 넘어, 곤충과 두족류, 더 보기 -
2022년 6월 22일. [필진 칼럼] 인간만이 기하학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인간과 다른 동물의 차이는 영원한 떡밥일 것입니다. 아니, 사실 이 문제가 떡밥이 된 것 자체가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인류가 문명을 이룩한 뒤 지난 수천 년 동안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대부분 문화에서 인간과 동물은 근본적으로 다른 존재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인류가 여기에 의문을 던지게 된 된 것은 겨우 150년 전입니다. 찰스 다윈은 진화론을 통해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의 조상이 하나라는 이론을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50년은 그 이론이 얼마나 더 보기 -
2022년 3월 11일. [필진 칼럼] 이족 보행이 인간을 영리하게 만들었다
미술의 역사에서 가장 철학적인 제목의 작품으로 폴 고갱의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가 종종 이야기됩니다. 가로 폭이 3m가 넘는 이 대작은 그가 적도의 타히티에서 궁핍과 건강 악화로 자살을 기도하면서 유서로 남기려고 만든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이 제목은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하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인간이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은 한 때 종교의 책임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과거 종교가 차지하던 위상은 과학의 차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 질문에 더 보기 -
2018년 7월 12일. 인간이 인공지능 흉내를 낸다?
인공지능으로 작동하는 서비스를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너무 어려워서 일부 스타트업에서는 기계가 인간처럼 행동하게 하는 것보다 사람이 로봇처럼 행동하게 하는 것이 더 저렴하고 쉬운 방법임을 알아냈습니다. ‘가짜 인공지능’을 많이 만났다는 ReadMe의 최고경영자 그레고리 코버거는 말합니다. “사람이 작업을 하면 여러 가지 기술적 문제와 사업 개발 문제들을 건너뛸 수 있습니다. 확장은 무리지만 초기에 어려운 부분을 건너뛰고 필요한 것들을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본질적으로 사람으로 인공지능 제품 원형을 만드는 거죠.” 이런 관행은 구글이 수백 명의 더 보기 -
2018년 6월 5일. “거미는 사람과 공생할 수 있는 생태계 구성원, 집에서 거미를 보더라도 함부로 죽이지 말아주세요.”
곤충학자이자 거미 연구자 맷 버튼 교수가 한 말입니다. 더 보기 -
2018년 5월 23일.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인공지능
인공지능으로 가는 길고 불안정한 여정이 드디어 갈피를 잡기 힘든 지점에 도달했습니다. 포커 게임이나 군중 속에서 얼굴을 인식하는 일 같이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여겨졌던 작업을 인공지능은 사람보다 더 잘 해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인공지능을 이용한 자율주행차가 보행자나 푯말을 들이받기도 했죠. 인공지능의 신뢰성에 의문이 들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은 분명 급속히 발전하고 있지만, 동시에 잇단 차질이 빚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급격한 환경 변화 속에서 우리는 인간의 지능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하나를 놓치고 있습니다. 더 보기 -
2017년 8월 31일. 은하계만큼 거대한 생명체는 가능할까요?
우주에 존재하는 대상의 크기는 쿼크의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10^-19m에서 우주의 지평선인 10^26m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총 10^45에 달하는 이 크기의 범위 가운데 우리가 아는 한, 생명체가 존재하는 영역은 그 중간의 10^9에 불과합니다.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는 1㎛, 곧 10^-6m보다 조금 작으며 가장 큰 나무의 크기가 100m 정도입니다. 미국 오레곤주 블루마운틴에 있는, 하나의 유기체라 볼 수도 있는 한 버섯 종류의 길이는 4km에 달합니다. 만약 우리가 생명체를 의식이란 것을 가진 것들로만 한정한다면, 가장 작은 생명체와 가장 더 보기 -
2017년 6월 8일. 스스로 치료하는 동물들 (3)
2부 보기 도대체 동물은 어떤 식물이 약효가 있는지를 처음에 어떻게 알았을까요? 가장 근원적인 수수께끼 같은 이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비얄바는 기생충에 감염된 양이 그렇지 않은 양에 비해 목초지에 풀어놨을 때 먹어본 적 없는 풀을 이것저것 많이 시도해 보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과학자들이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neophobia)”이라 부르는 습성이 모든 동물에게 있기 마련인데, 양들은 아프고 나니 이 습성을 자연히 조금 버리고 모험을 택한 듯했습니다. 즉, 어떤 맛일지 모르니 좀 걱정은 되지만, 더 보기 -
2017년 6월 8일. 스스로 치료하는 동물들 (2)
1부 보기 이렇게 동물이 스스로 처방을 내리고 치료하는 행동은 때가 되면 번식을 하고 배가 고프면 먹이를 찾아 먹는 것처럼 결국 본능적인 행위일까요? 아니면 동물이 경험을 통해 익힌 기술일까요? 저와 이야기를 나눈 과학자들은 조심스레 이러한 자가 치료가 자연선택의 결과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람처럼 의학 지식을 발전시키고 나눠 병을 분석하고 치료를 표준화하는 건 아니지만, 어디가 아플 때 약효가 있는 식물을 제때 먹은 동물이 그렇지 못한 동물보다 생존율이 높다 보니 자연스레 그런 행동이 퍼지게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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