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페@스프] 2029년 화성으로 간다는 계획에 앞서 해야 할 것들
2024년 1월 9일  |  By:   |  SBS 프리미엄  |  No Comment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저희가 쓴 해설을 스프와 시차를 두고 소개합니다. 스브스프리미엄에서는 뉴스페퍼민트의 해설과 함께 칼럼 번역도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글은 11월 20일 스프에 쓴 글입니다.


인간의 역사는 탐험의 역사이자 미지의 영역을 기지의 세계로 바꾸어 온 역사입니다. 원시시대 눈앞의 어두운 동굴 속에는 뱀이 있을 수도 있고 맛있는 버섯이 있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진화는 안전을 위해 탐사를 포기한 이들보다 희망을 가지고 용기를 낸 이들에게 보상을 주었고 이는 우리의 뇌에 호기심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습니다. 세계사를 공부할 때 대항해시대와 콜럼버스의 탐험 이야기가 읽는 이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어주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겁니다.

오늘날 지구 표면 대부분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인류에게 남은 것은 심해와 우주입니다. 물론 이 영역이 남은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를 시도하는 이들의 생명이 위협받을 정도로 위험하다는 것이죠. 바로 지난 6월, 타이타닉호를 관찰하기 위해 떠난 타이탄호는 부유한 탑승객들로부터 인당 3억 원이 넘는 돈을 받고 심해로 출발했지만 높은 압력 때문에 파괴되었고 승객들은 잠수정을 조종했던 발명가와 함께 심해에 묻히고 말았습니다.

우주가 심해만큼, 아니 그 거리로 비교한다면 심해보다 더 위험하리라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 상식과 무모함, 존경과 힐난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들을 가능하게 만듦으로써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일론 머스크가 있습니다. 그는 2002년 스페이스 X를 만든 이후 2005년부터 스타십이라는 거대로켓을 이야기하며 화성 진출을 말해 왔습니다. 그는 2029년 화성으로 인류가 출발할 것이라 말합니다.

전문 번역: 제2의 지구 찾아 나선 억만장자들, 우주 섹스는 더 생각해야 한다

 

지난 11월 5일, 뉴욕타임스의 오피니언 란에는 최근 인류의 우주 진출에 관한 책을 펴낸 켈리 와이너스미스와 잭 와이너스미스의 머스크에 대한 따끔한 일침이 실렸습니다. 이들은 화성 여행이나 인류의 우주 진출을 말하는 이들이 많은 것을 놓치고 있다고 말하며 특히 인류의 존속을 위한 성관계가 우주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그들은 먼저 무중력 공간에서 두 사람이 각자가 또 서로의 신체를 제어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원활한 성교가 가능할 수 있는 몇 가지 아이디어를 언급합니다. 하지만 이런 논의는 인류의 우주 진출이라는 거대한 주제에 비해 사소하고 지엽적인 논의로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성관계가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인 성욕의 해소와, 또 인류의 존속에 필수적인 자손을 낳을 수 있다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자연의 선물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메타버스의 시대인 만큼 성욕 해소는 VR 기술로 가능할 것이며, 새 생명의 탄생 역시 우주 환경에 적합한 시험관 기술 및 인공 자궁 기술이 등장하지 않을까요?

그들은 무중력 환경에서 인간의 뼈와 근육 손실, 신장 결석, 이산화탄소에 의한 두통, 방사선 노출로 인한 암 등의 복합적인 건강 문제를 이야기합니다. 이 문제들이 적어도 성관계의 문제보다는 더 중요해 보이네요. 어쩌면, 성관계를 먼저 이야기한 것은 단순히 더 크고 멋진 로켓을 만드는 것보다 인류의 우주 진출을 위해 고려해야 할 것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환기시키기 위한 하나의 맥거핀일지도 모르겠네요.

 

실제로 그들의 책은 인간이 우주 환경에서 “의학, 번식, 법률, 생태학, 경제학, 사회학, 전쟁”등 인간에게 필요한 모든 것들에 도전받을 것이라는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분명 일리 있는 주장이지요. 사실 우주 진출은 인간의 조건을 묻는 일에 다름 아닙니다. 인류의 역사는 그 조건을 섬세하게 다듬어온 역사이자 우리 스스로 그에 대한 지식을 쌓아온 역사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주 진출은 지구와는 다른 새로운 환경에서 우리 인간에게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를 말해줄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되겠지요.

어쨌건, NASA는 화성으로의 여행이 적어도 2~3년은 걸릴 긴 여행이라 말합니다. 아직 인류는 이렇게 긴 시간을 우주에서 생활한 적이 없습니다. 또 실제로 이들이 화성으로 출발하고 안전하게 화성에 도착한다 하더라도 화성에서 이들이 생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다시 지구로 돌아오는 것은 그보다 또 몇 배 더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 점에서 머스크가 2029년 화성으로 유인 우주선을 발사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머스크는 2017년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해질 것이라 말한 후 그 시기가 도래할 때마다 2~3년씩 기한을 미뤄오고 있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가 완전자율주행에 점점 더 가까운 기술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비록 그가 실제로 2029년 화성에 사람을 보내는 것에 돈을 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지 모르지만 넉넉잡아 그가 80세가 되는 2050년까지는 화성에 사람을 보낼 것인지를 묻는다면 꽤 많은 사람이 그쪽에 돈을 걸 겁니다. 저는 2050년이라는 시점에도 회의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서는 그를 응원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