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9월 9일
    “더치페이”의 의미와 기원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

    일요일 아침 친구들과의 브런치 모임, 즐거운 식사가 끝나고 웨이터가 테이블로 다가와 묻습니다. “한꺼번에 계산하시겠어요, 아니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모두가 한목소리로 외칩니다. “따로따로 계산할게요!” 각자 자기가 먹은 것을 계산하는 이른바 “더치페이”는 이제 현대인의 관행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친구들과 식사를 하고 계산서를 나누는 행위가 언제나 규범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초기 영국 사회에서는 친구를 외식에 초대하고 음식값을 내지 않는 것이 매우 이기적인 행동으로 여겨졌죠. 근대 초기의 유럽을 연구하는 시카고대학교의 역사학자 스티븐 핀커스는 1651년에 막을 더 보기

  • 2019년 9월 5일
    세계 2차대전 발발 80주년에 또 드러난 트럼프 대통령의 ‘무지’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나라에 관해 엉뚱하거나 부적절한 발언을 하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국제 정세에 대한 깊은 조예를 바탕으로 한 통찰력 있는 발언이 나올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그렇더라도 기본적으로 지금 말하고 있는 나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참모들에게 브리핑조차 듣지 않고 아무 말이나 나오는 대로 그냥 내뱉을 때가 너무 많습니다. 실언이 도를 넘으면 지난 주말처럼 문제가 됩니다. 지난 2일은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며 세계 더 보기

  • 2019년 9월 2일
    백인민족주의(White Nationalism)란 무엇인가?

    백인민족주의자(white nationalist)에 의한 테러 공격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올해만 해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는 51명, 미국 엘파소에서는 22명이 사망한 테러 공격이 발생했습니다. 범인들은 2011년 오슬로와 근교에서 무려 77명을 살해한 안데르스 브레이빅과 같은 인물들을 영감으로 삼으며 “대체(replacement)”에 대한 공포를 범행 동기로 밝히곤 합니다. 도대체 백인민족주의(white nationalism)란 무엇이고, 어디에서 유래한 것일까요? 이 현상은 이념적, 지리적으로 복잡하게 펼쳐지고 있기 때문에 정의 내리기가 어렵습니다. 거칠게 말하자면 백인민족주의자들은 백인을 위한, 백인에 의한 백인 인종 국가 건설을 추구합니다. 일부는 더 보기

  • 2019년 8월 30일
    부모와 연을 끊을 수밖에 없던 사람들

    로라는 여느 아이처럼 부모의 사랑을 갈구했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로라네 가족은 단란한 가정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어릴 적 기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족에 관한 기억은 로라에겐 온통 어둡고 우울한 잿빛으로 남았을 뿐입니다. “엄마는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었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어요. 저를 향해 ‘널 낙태하지 않은 이유는 딱 하나밖에 없었어. 너를 뱄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았거든.’이라고 늘 말했죠.” 로라의 아빠는 로라가 아주 어릴 때 집을 나갔습니다. 로라는 아빠가 집을 나가 엄마의 삶이 더 더 보기

  • 2019년 8월 26일
    [칼럼] 낙태 찬성론자들이 “생명”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낙태 찬반 논쟁에서 “프로-라이프(pro-life, 반대론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임신 중절을 불법화해야 한다는 쪽과 지금처럼 법의 테두리 안에 두자고 주장하는 쪽 간의 결정적인 차이는 “어디서부터를 생명으로 볼 것인가”라고 합니다. 반대론자들의 주장은 수정되는 순간부터죠. “프로-라이프”라는 명명과 함께, 낙태에 대한 반대는 곧 인간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어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 나온 설문 조사의 결과는 다릅니다. “프로-라이프 진영”이 근본적으로 여성혐오적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죠. 여성단체 “Supermajority”와 여론조사기관 “PerryUndem”이 실시한 이번 조사는 더 보기

  • 2019년 8월 23일
    [책] 리처드 세이무어의 “트위터링 머신(Twittering Machine)”

    지난 40년 동안 “포스트모더니즘”은 크게 악명을 떨치다가 서서히 사라졌습니다. 90년대의 문화 비평에서 이 단어는 단골로 등장했지만, 21세기 첫 10년 사이에 그 빈도는 크게 줄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브렉시트와 도날드 트럼프, 정체성 정치의 부흥, 그리고 소셜 미디어가 만들어내고 있는 온갖 혼돈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지식인들은 다시 포스트모더니즘을 끄집어 내어, 이들이 서구 사회를 병들게 만든 요소의 하나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티븐 핑커와 온라인 잡지 퀼레를 지지하는 일군의 신보수주의자들은 “포스트모던 좌파”들이 진보 진영에 주입한 더 보기

  • 2019년 8월 21일
    페이스북의 뉴스탭은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이번 주 뉴스 기사를 앱에서 유료로 제공하겠다는 페이스북의 발표는 해당 계획이 언론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질문을 촉발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적절한 질문은 이 움직임이 페이스북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페이스북의 제안은 매우 단순하며 전통적입니다. 사용자에게 별도의 탭으로 제공되는 “뉴스” 섹션의 기사 공급을 위해 페이스북은 언론에 300만 달러의 돈을 지불할 계획입니다. 이는 페이스북이 적극적으로 뉴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페이스북의 경영 전략과 핵심에 중요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2016년, 보수 더 보기

  • 2019년 8월 19일
    왜 “큰 언어”의 문법이 덜 복잡할까?

    스탈린에게 러시아어는 제 2의 언어였습니다. 조지아 출신 독재자의 러시아어에는 숨길 수 없는 악센트가 있었고 어미를 흐리는 버릇이 있었죠. 이 이야기는 두 가지 사실을 말해줍니다. 첫째는 아무리 노출이 많아도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은 몹시 어렵다는 것입니다. 스탈린은 10세 전후에 러시아어를 배우기 시작해 어른이 되고나서는 내내 러시아어를 썼거든요. 다른 하나는 언어들이 쓸데없이 복잡하다는 점입니다. 러시아어를 완벽하게 해내지 못했음에도 철권으로 소련을 지배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니까요. 러시아어는 실제로 배우기 힘든 언어로 꼽힙니다. 크고 강한 더 보기

  • 2019년 8월 16일
    또 하나의 기후변화 경고, 북반구 고위도 지방에 너무 잦아지고 거세진 들불

    * 글쓴이 낸시 프레스코는 알래스카대학교 페어뱅크스의 연구교수로 알래스카 북극권 기후변화 시나리오 네트워크(SNAP, Scenarios Network for Alaska and Arctic Planning)의 코디네이터입니다. 북극에 가까운 고위도 지방이 불타고 있습니다. 올여름 알래스카에서만 벌써 600건 넘는 들불이 나 1만km² 가까운 숲을 태웠습니다. 캐나다 북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베리아에서는 계속된 들불로 발생한 연기가 약 5만 2천km² 상공을 뒤덮었습니다. (역자: 5만 2천km²는 경상도와 전라도를 합친 면적) 이 지역에서 들불 자체는 원래 흔한 일입니다. 하지만 알래스카대학교 극지방연구센터가 내놓은 연구 결과를 보면 더 보기

  • 2019년 8월 14일
    구글과 페이스북의 모호하고 불투명한 정치 콘텐츠 검열 규정

    백악관은 최근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보수 진영의 메시지를 검열한다는 혐의에 대한 토론을 위해 200명의 보수 진영의 운동가를 초청한 소셜미디어 총회를 주최했습니다. 총회에서 보수 진영 인사들은 실리콘밸리의 기술 관련 기업이 진보적 편향을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보수 언론 매체가 소셜미디어에서 다른 매체를 능가하고 있다는 많은 증거가 존재합니다. 실제로 위와 같은 비난은 양당 모두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민주당 대선 주자 툴시 가바드는 계정 일시 정지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혐의를 들어 구글을 상대로 5천만 달러의 소송을 더 보기

  • 2019년 8월 13일
    자신을 3인칭으로 표현할 때 우리는 더 지혜로워진다

    우리는 소크라테스의 “반성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는 말과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을 지혜에 이르는 길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자기 반성에 이르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요? 단순히 머리 속으로 생각들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 경우 자신이 평소 습관적으로 하는 생각에 빠지거나, 불필요한 감정에 휩쓸리기 쉽습니다. 최근 한 연구는 자신만의 생각에 빠지는 사람이 오히려 중요한 순간의 결정을 잘 내리지 못하거나 우울증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음을 보였습니다. 이에 대한 답으로, 최근 더 보기

  • 2019년 8월 12일
    음식 배달 대행업, 거대한 가능성일까 승자 없는 소모전일까

    눅눅한 종이 용기에 담긴 밥은 생각만 해도 싫은 사람, 카레를 배달하는 퀵배달 자전거에 치여 죽을까 걱정인 사람, 집밥의 종말이 문화적 퇴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짓체 그로언(Jitse Groen)을 보면 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2000년 대학 기숙사에서 온라인 음식 배달 서비스 테이크어웨이닷컴(Takeaway.com)을 창업한 41세의 네덜란드인은 흔히 떠오르는 테크 억만장자의 전형과는 거리가 멉니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벤처 캐피털에 대해서 부정적이며, 상대적으로 겸손한 여섯 자리 연봉을 벌어들이면서, 가끔 직접 자전거를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