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9월 16일
    인터넷 중립성에 대한 현재의 논의가 소모적인 이유

    정치인들과 미디어가 함께 쫓고 있는 환상이 있습니다. 1996년의 이른바 통신품위법(Communications Decency Act)의 한 조항과 관련된 환상이죠. CDA 230으로 알려진 해당 조항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부터 유튜브나 레딧에 이르는 인기 플랫폼들이 사용자의 게시물로 인해 고소당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조항입니다. 이같은 “중립성”의 개념은 일부 정치인들의 단골 소재가 되었습니다. 공화당 소속의 텍사스 주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는 이 법이 “중립적인 공론의 장”으로 기능하는 사이트들만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또 다른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인 조시 할리 역시 더 보기

  • 2019년 9월 11일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가치관 변화 (2/2)

    1부 보기 가치관의 변화가 대학 교육을 받고도 학자금 대출을 갚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젊은 세대로 국한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프린스턴대학교의 캐서린 에딘, 티모시 넬슨, 존스홉킨스대학교의 앤드루 철린, 위트워스대학교의 로버트 프랜시스는 2000~2013년 14년에 걸쳐 대학교 졸업장이 없는 고령의 저소득층 남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인터뷰를 분석한 결과를 올봄 논문으로 발표했습니다. 보스턴, 찰스턴, 시카고, 필라델피아 근교에 사는 백인, 흑인 저임금 노동자들이 인터뷰 대상이었습니다. 큰 그림에서 보면 이들의 견해와 가치관은 더 보기

  • 2019년 9월 11일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가치관 변화 (1/2)

    밀레니얼과 Z세대에서는 가족, 종교, 애국심 등 20세기 미국의 근간을 이루던 정체성을 지지하는 비율이 현저히 낮아졌습니다. 다만 이를 무조건 가치관의 붕괴나 정체성의 위기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경제 구조를 비롯해 상황이 바뀐 만큼 새로운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건 새로운 세대의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더 보기

  • 2019년 9월 10일
    망각이란 무엇인가(2/2)

    인간의 본성 연구자들은 인간의 뇌 또한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새로운 경험을 일반화하는 우리의 능력 중 적어도 일부는 과거의 기억을 능동적으로 망각하는 우리 뇌의 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토론토 스카보로 대학에서 기계학습과 신경 네트웍을 연구하는 블레이크 리차드의 말입니다. 리차드는 뇌의 망각 능력이 어쩌면 과적합(overfit)이라 불리는 현상을 막아줄지 모른다고 말합니다. 과적합이란 인공지능 분야의 용어로 주어진 과거의 데이터에 너무 적합하게 학습된 나머지 새로운 데이터를 예측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공원에서 더 보기

  • 2019년 9월 10일
    망각이란 무엇인가(1/2)

    존재는 기억을 바탕으로 합니다. 기억을 통해 우리는 세상을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기억이 어떻게 형성되며 시간이 흐른뒤 이를 어떻게 우리가 떠올리는지에 대해 오랬동안 연구해왔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연구는 실상의 절반만을 바라본 것이었습니다. 기억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떻게, 그리고 왜 기억을 잊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10년 전 까지만 하더라도 과학자들은 마치 햇빛 아래 사진이 바래는 것처럼, 망각을 기억이 자연스레 사라지는 과정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소수의 연구자들에 의해 그러한 가정이 잘못이라는 사실이 더 보기

  • 2019년 9월 9일
    “더치페이”의 의미와 기원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

    일요일 아침 친구들과의 브런치 모임, 즐거운 식사가 끝나고 웨이터가 테이블로 다가와 묻습니다. “한꺼번에 계산하시겠어요, 아니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모두가 한목소리로 외칩니다. “따로따로 계산할게요!” 각자 자기가 먹은 것을 계산하는 이른바 “더치페이”는 이제 현대인의 관행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친구들과 식사를 하고 계산서를 나누는 행위가 언제나 규범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초기 영국 사회에서는 친구를 외식에 초대하고 음식값을 내지 않는 것이 매우 이기적인 행동으로 여겨졌죠. 근대 초기의 유럽을 연구하는 시카고대학교의 역사학자 스티븐 핀커스는 1651년에 막을 더 보기

  • 2019년 9월 5일
    세계 2차대전 발발 80주년에 또 드러난 트럼프 대통령의 ‘무지’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나라에 관해 엉뚱하거나 부적절한 발언을 하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국제 정세에 대한 깊은 조예를 바탕으로 한 통찰력 있는 발언이 나올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그렇더라도 기본적으로 지금 말하고 있는 나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참모들에게 브리핑조차 듣지 않고 아무 말이나 나오는 대로 그냥 내뱉을 때가 너무 많습니다. 실언이 도를 넘으면 지난 주말처럼 문제가 됩니다. 지난 2일은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며 세계 더 보기

  • 2019년 9월 2일
    백인민족주의(White Nationalism)란 무엇인가?

    백인민족주의자(white nationalist)에 의한 테러 공격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올해만 해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는 51명, 미국 엘파소에서는 22명이 사망한 테러 공격이 발생했습니다. 범인들은 2011년 오슬로와 근교에서 무려 77명을 살해한 안데르스 브레이빅과 같은 인물들을 영감으로 삼으며 “대체(replacement)”에 대한 공포를 범행 동기로 밝히곤 합니다. 도대체 백인민족주의(white nationalism)란 무엇이고, 어디에서 유래한 것일까요? 이 현상은 이념적, 지리적으로 복잡하게 펼쳐지고 있기 때문에 정의 내리기가 어렵습니다. 거칠게 말하자면 백인민족주의자들은 백인을 위한, 백인에 의한 백인 인종 국가 건설을 추구합니다. 일부는 더 보기

  • 2019년 8월 30일
    부모와 연을 끊을 수밖에 없던 사람들

    로라는 여느 아이처럼 부모의 사랑을 갈구했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로라네 가족은 단란한 가정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어릴 적 기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족에 관한 기억은 로라에겐 온통 어둡고 우울한 잿빛으로 남았을 뿐입니다. “엄마는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었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어요. 저를 향해 ‘널 낙태하지 않은 이유는 딱 하나밖에 없었어. 너를 뱄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았거든.’이라고 늘 말했죠.” 로라의 아빠는 로라가 아주 어릴 때 집을 나갔습니다. 로라는 아빠가 집을 나가 엄마의 삶이 더 더 보기

  • 2019년 8월 26일
    [칼럼] 낙태 찬성론자들이 “생명”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낙태 찬반 논쟁에서 “프로-라이프(pro-life, 반대론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임신 중절을 불법화해야 한다는 쪽과 지금처럼 법의 테두리 안에 두자고 주장하는 쪽 간의 결정적인 차이는 “어디서부터를 생명으로 볼 것인가”라고 합니다. 반대론자들의 주장은 수정되는 순간부터죠. “프로-라이프”라는 명명과 함께, 낙태에 대한 반대는 곧 인간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어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 나온 설문 조사의 결과는 다릅니다. “프로-라이프 진영”이 근본적으로 여성혐오적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죠. 여성단체 “Supermajority”와 여론조사기관 “PerryUndem”이 실시한 이번 조사는 더 보기

  • 2019년 8월 23일
    [책] 리처드 세이무어의 “트위터링 머신(Twittering Machine)”

    지난 40년 동안 “포스트모더니즘”은 크게 악명을 떨치다가 서서히 사라졌습니다. 90년대의 문화 비평에서 이 단어는 단골로 등장했지만, 21세기 첫 10년 사이에 그 빈도는 크게 줄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브렉시트와 도날드 트럼프, 정체성 정치의 부흥, 그리고 소셜 미디어가 만들어내고 있는 온갖 혼돈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지식인들은 다시 포스트모더니즘을 끄집어 내어, 이들이 서구 사회를 병들게 만든 요소의 하나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티븐 핑커와 온라인 잡지 퀼레를 지지하는 일군의 신보수주의자들은 “포스트모던 좌파”들이 진보 진영에 주입한 더 보기

  • 2019년 8월 21일
    페이스북의 뉴스탭은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이번 주 뉴스 기사를 앱에서 유료로 제공하겠다는 페이스북의 발표는 해당 계획이 언론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질문을 촉발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적절한 질문은 이 움직임이 페이스북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페이스북의 제안은 매우 단순하며 전통적입니다. 사용자에게 별도의 탭으로 제공되는 “뉴스” 섹션의 기사 공급을 위해 페이스북은 언론에 300만 달러의 돈을 지불할 계획입니다. 이는 페이스북이 적극적으로 뉴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페이스북의 경영 전략과 핵심에 중요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2016년, 보수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