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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20일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을까요? 이 문제는 인류가 영원히 풀지 못할 숙제일 겁니다. 정당화라는 단어는 이 목적이 선한 종류의 목적인 반면 수단은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임을 암시합니다. 예를 들어 아픈 배우자를 살리기 위해 약방의 문을 부수는 것이나 강도에게 쫓기는 친구를 숨겨주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대체로 목적이 얼마나 가치 있느냐, 또 수단이 얼마나 무도한가에 따라 답을 내리고 생각을 바꿀 겁니다. 지난 10일 뉴욕타임스에는 학회에서 동료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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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17일
새해 초부터 미국 정치 관련 뉴스를 도배하다시피 한 건 하원의장 선출 과정에서 일어난 이례적인 여당의 집안싸움이었습니다. 케빈 매카시 의원은 무려 15번의 투표 끝에 자신을 반대하던 강경파 의원들을 간신히 설득해 하원의장으로 뽑혔습니다.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예상보다 표를 못 받으며 민주당보다 고작 9석 많은 다수당이 됐을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지만, 한 표 한 표가 중요해지면서 극단적인 성향의 의원들의 지나친 요구까지 억지로 들어줘야 하는 상황이 언제든지 또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118기 의회는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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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13일
지난 1일 뉴욕타임스 오피니언 란에 “육안으로 하는 해부학(Gross Anatomy)”의 저자 마라 알트만이 쓴, 오늘날에는 작은 키가 더 유리하다는 내용의 칼럼은 보편적인 믿음에 도전하는 흥미로운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키가 작은 편에 속하는 글쓴이 알트만은 큰 키가 생존에 유리하다는 통념은 오늘날엔 통하지 않으며, 작은 키가 생존은 물론 환경을 보호하는 데도 유리할 수 있다는 다양한 근거를 논리적으로 나열합니다. 하지만 진화심리학의 측면에서 보자면, 작은 키를 오히려 큰 키보다 선호하는 경향이 필연적으로 일어나리라는 알트만의 전망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오늘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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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10일
다음달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년이 됩니다. 그러나 여전히 전쟁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해 마지막 날 뉴욕타임스의 로저 코헨 파리 특파원이 쓴 장문의 기사를 읽었습니다. 코헨이 사진기자 모리시오 리마와 함께 인도에 2주간 머물며 취재해 쓴 기사였습니다. 인도에서는 이번 전쟁을 중립적으로 혹은 별 관심 없이 바라보는 견해가 줄곧 대세였습니다. 한국에서는, 또 한국인으로서는 그런 견해를 유지하기 쉽지 않기에 이 기사에 관심이 갔습니다. 기사를 다 읽고 나니, 이번 전쟁이 왜 쉽사리 끝나지 않고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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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7일
바야흐로 결심의 시즌, 새해입니다. ‘작심삼일이 과학’이라면, 이미 올해도 결심과 실패의 주기를 지나신 독자 분도 계실 듯합니다. 뉴욕타임스에도 새해를 맞아 결심에 관한 칼럼이 실렸습니다. 영국의 대문호 새뮤얼 존슨이 실은 결심을 좀처럼 지키지 못한 사람이었다는 데서 착안한 칼럼인데요, 해당 칼럼을 번역하고 이어 사람은 왜 결심을 하는지에 관해 살펴봤습니다. 이번 새해에는 또, 어떤 결심을 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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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3일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는 지난해 주식시장에서 가장 부진한 성과를 낸 기업 중 하나였습니다. 지난해를 정리하는 기사 가운데 이른바 ‘서학개미’들이 테슬라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가 주가가 속절없이 내리는 통에 울상이라는 기사도 많았죠. 테슬라의 부침에 관한 기사는 미국 언론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한때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의 시가총액을 다 합친 것보다 더 비싼 회사로 등극했으니, 그만한 관심이 따르는 것도 당연합니다. 지난해 테슬라가 어려움을 겪은 이유 중 하나는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보여준 정치적인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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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29일
이달 초 미국 주요 언론은 “핵융합 에너지 점화 실험 대성공”이라는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국립 연구소에서 거대한 레이저를 이용해 수소 원자 핵융합 반응을 일으켰는데, 들인 에너지보다 나온 에너지가 더 많은 결과를 얻은 겁니다. 화석 연료에 기대지 않아도 되는 깨끗한 에너지의 상용화가 눈앞에 당도한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모든 기술이 그렇듯 이제 막 초기 실험에 한 차례 성공한 기술을 상용화하기까지는 갈 길이 멉니다. 또한, 비용도 비싸고 기술적으로 어려운 핵융합과 달리 핵분열로 에너지를 얻는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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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28일
지난해 1월 6일 있던 의사당 테러를 조사한 미국 하원 특별조사위원회가 마지막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여러모로 ‘역사적인’ 특조위는 마지막날 트럼프 전 대통령을 형사 기소해야 한다고 법무부에 권고했습니다. 특조위는 1월 6일 의사당 테러에 가담한 이들이 구체적으로 미국 법전(U.S.C., United States Code) 18조 형법 네 가지 조항을 위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날 공격에 단순 가담한 이들 대부분이 처벌을 받았는데, 사실상 이 사태를 기획하고 부추긴 핵심 인물이라 할 수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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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24일
지난달 30일, 현재 가장 앞서 있는 AI 연구기관 중 하나인 오픈AI(Open AI)가 챗GPT(ChatGPT)라는 AI 채팅 서비스를 공개했습니다. 공개한 지 나흘 만에 100만 명 넘는 사람이 챗GPT를 이용하는 등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교육은 챗GPT를 이용해 혁신을 이뤄낼 수 있는 많은 분야 가운데 하나입니다. 컬럼비아대학교 언론대학원의 제이넵 투펙치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쓴 칼럼을 통해 인공지능을 적절한 보조 교재로 사용하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몇 년 전 ‘거꾸로 교실(flipped classroom)’이라는 교수법으로 회자했던 방법입니다. 스브스 프리미엄에 거꾸로 교실과 인공지능의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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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19일
12월이 되면서 한 해를 정리하는 의미로 ‘올해의 인물’이나 ‘올해의 사건’을 뽑고 정리하는 기사가 많이 나옵니다. 앤서니 파우치(Anthony Fauci) 박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래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인물이죠. 파우치 박사를 수식하는 말은 매우 많지만, 그의 정식 직함은 미국 국립보건원(NIH,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산하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NIAID, National Institute of Allergy and Infectious Diseases) 소장입니다. 지난 2년간 어김없이 올해의 인물로 뽑히곤 한 파우치 소장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50년 넘게 일한 국립보건원을 떠나기로 하면서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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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16일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한때 한물간 서비스 취급을 받던 트위터가 다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뉴스페퍼민트도 앞서 스브스 프리미엄에 일론 머스크가 생각하는 언론의 자유가 왜 문제인지 정리해 소개했습니다. 오늘은 그보다 트위터보다는 소셜미디어 자체의 문제를 지적한 글을 한 편 소개합니다. 책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How to Do Nothing: Resisting the Attention Economy)”의 저자 제니 오델이 뉴욕타임스에 쓴 칼럼을 번역했습니다. 또한, 칼럼에서 오델이 소개한 동조(entrainment)라는 개념을 통해 소셜미디어 때문에 우리가 인간의 자연스러운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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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14일
미국 대법원의 권한 가운데 가장 중요한 건 미국 헌법을 최종적으로 해석하는 일입니다. 미국 최상위법인 헌법을 시대에 맞게 해석, 적용하는 권한은 오직 대법원만 가지고 있습니다. 보통법 전통을 따르는 미국에서는 법원 판례가 곧 법에 준하는 효력을 지닙니다. 그래서 미국 대법원의 판례는 헌법에 준하는 효력을 지닙니다. 2020년 “보수 6:3 진보”의 보수 우위 구도가 정해지고 나서 대법원은 꾸준히 기존 판례를 뒤집어 왔습니다. 여성의 임신중절권을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에서 뺐고, 총기 규제를 위헌으로 판결했습니다. 사람들은 대법원의 다음 →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