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8월 29일
    [필진 칼럼] 수정헌법 2조와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의 비뚤어진 원전주의

    미국 대법원과 관련 있는 사람들이 절대로 휴가를 쓸 수 없는 달이 있다면 6월입니다. 법으로 정해진 미국 대법원의 한 해는 10월 첫 번째 월요일에 시작해서 이듬해 10월 첫 번째 월요일 전날인 일요일에 끝납니다. 보통 대법관들은 6월 말 또는 7월 초부터 여름휴가 및 휴지기를 갖고, 한 해 동안 고민하고 논의한 사건들에 관해 내린 결정을 휴지기 직전인 6월에 잇달아 발표합니다. 대법관은 물론 대법관의 심복인 로클럭들, 재판에 참여한 변호사, 로펌, 담당 기자들에게도 6월은 가장 바쁜 더 보기

  • 2022년 8월 26일
    [필진 칼럼] 미국 정치에서 새로 부상하는 유권자 집단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

    최근 들어 AAPI(Asian American/Pacific Islander: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이라는 약칭으로 불리는 아시아계 미국인은 미국 정계가 주목하는 집단입니다. 2014년 중간선거와 2018년 중간선거를 비교하면 아시아계 미국인 유권자의 투표율은 50%나 상승했고, 2016년과 2020년 대선을 비교하면 30% 가량 증가했죠. 이코노미스트는 6월 20일자 기사를 통해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공화당의 움직임을 소개했습니다. 기사는 판데믹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바이러스” 언급과 아시아계 대상 혐오 범죄의 증가가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정치적 각성으로 이어졌음을 설명합니다. 이어 아시아계 사이에서 민주당 지지가 더 보기

  • 2022년 8월 23일
    [필진 칼럼] 인간의 영원한 꿈, 영생

    성장하고 번식기가 되어 후손을 남긴 다음 노화를 경험하고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은 모든 생명체가 겪는 자연의 법칙이며, 인간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야기를 통해 노화와 죽음을 피하고자 하는 욕망을 대신 꿈꾸어 왔습니다. 성경에는 969살까지 살았던 므두셀라가 나오며 근대 유럽에는 수백 년 동안 늙지 않았다는 생제르망 백작 이야기가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영화 중에도 “맨 프롬 어스”나 “아델라인: 멈춰진 시간”과 같은 흥미로운 작품들이 있습니다. 다분히 환상의 영역이던 영생이나 불사를 준 과학의 영역에서 더 보기

  • 2022년 8월 19일
    [필진 칼럼] 같은 인플레이션, 같지 않은 효과

    지난 2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는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지만, 팬데믹의 영향은 결코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뉴스페퍼민트도 코로나바이러스가 국가 간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나 팬데믹으로 인해 더욱 부각된 미국 내 인종, 성별, 학력 간 불평등에 대한 기사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팬데믹 종반부에, 전쟁 등 다른 요인이 겹치면서 세계 각국이 경험하고 있는 인플레이션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국가의 물가 인상률은 하나의 숫자로 기록되지만, 사회 구성원들이 겪는 고통은 같지 않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미 더 보기

  • 2022년 8월 17일
    [필진 칼럼] 어른이 된다는 것은

    지난 6월 11일 영국의 대표적인 일간지인 가디언에는 흥미로운 제목의 에세이가 올라왔습니다. 바로 “자기가 진짜 어른이 되었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을까요?”라는 글이었습니다. 제가 이 제목에 흥미를 느낀 것은 저 역시 비슷한 생각을 요즘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법적으로는 스무 살 남짓이 성인의 조건이지만, 스무 살이 갓 지난 이들을 어른으로 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대학생일 때는 대학원 형들이 그렇게 어른스러워 보였고, 서른 살 즈음이면 누구나 자신을 어른이라 여길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40대를 더 보기

  • 2022년 8월 16일
    [필진 칼럼] 사우디 국부 펀드 주최 대안 골프 대회 LIV, 그리고 스포츠워싱

    지난 6월, 런던 근교에서 한 골프 대회가 열렸습니다. 리브(LIV)라는 낯선 이름의 대회는 여러모로 반쪽짜리 대회처럼 보였습니다. 참가 선수의 면면을 보면 유명한 선수도 있었지만, 아마추어 선수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특히 미국에선) 골프 채널 어디를 틀어도 이 대회를 볼 수 없었습니다. 같은 시각 우리에게 익숙한 P.G.A.가 주관한 다른 대회가 열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별로 주목할 게 없어 보이는 대회지만, 이 대회에 걸린 총상금은 2천만 달러였습니다. 골프에서 가장 권위가 높은 대회로 꼽히는 마스터스(Masters) 대회의 지난해 총상금이 더 보기

  • 2022년 8월 12일
    [필진 칼럼] 총기난사와 정신건강

    미국에서 큰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뒤따르는 논의가 있습니다. 바로 총기난사범들의 정신건강 문제죠. “어린이들을 대량살상하는 사람이 제정신일 리 없다”는 말은 직관적으로 누구에게나 와 닿지만, 실은 대단히 정치적인 발언일 수 있습니다. 총기난사 사건을 정신이 온전치 못한 개인이 저지르는 특수한 사건으로 축소해 구조적인 문제를 덮으려는 시도일 수도 있고, 인과관계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면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낙인을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매번 총기난사범의 정신건강을 거론하고 나서는 쪽은 특히 총기 규제에 반대하는 더 보기

  • 2022년 8월 10일
    [필진 칼럼] 기린의 목이 길어진 진짜 이유

    어떤 사건이나 조건이 다음 사건을 발생시키는 인과관계는 우리가 이 세상을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 중의 하나입니다. 갓난아이 앞에서 잡고 있던 공을 놓아도 공이 여전히 공중에 떠 있는 마술을 보여주면 아이는 깜짝 놀랍니다. 아이에게도 공을 손에서 놓으면 바닥으로 떨어진다는 인과관계의 상식이 있다는 것입니다. 인과관계가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이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는 사실을 발견한 이들은 남들보다 먼저 비를 대비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제비가 더 보기

  • 2022년 8월 8일
    [필진 칼럼] 빌 게이츠가 말하는 다음번 팬데믹 막기 위한 ‘민관 협력’

    국가별로, 지역 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은 대체로 끝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추산에 따르면 코로나19 희생자는 전 세계적으로 1,500만 명이 넘습니다. 직접적인 사인이 코로나19 바이러스였던 사례뿐 아니라 팬데믹 때문에 의료 체계가 마비돼 만성 질환을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수술을 받지 못해 숨진 사람들까지 모두 더한 숫자가 그렇습니다. 엔데믹(endemic)에 관한 논의를 통해 지난 2년 반 동안 우리가 부족했던 점을 돌아보고 반성하지 못한다면, 그래서 더 철저한 준비 태세를 갖추지 못한다면 더 보기

  • 2022년 8월 5일
    [필진 칼럼] 셰릴 샌드버그 사임과 다시 돌아보는 “린 인(Lean In)”

    페이스북의 공동창업자이자 모기업 메타의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셰릴 샌드버그가 사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기업인 샌드버그가 걸어온 길과 함께 2013년에 그가 발표한 책 “린 인(Lean In)”의 유산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6월 2일자 기사를 통해 “린 인”에 대한 해석과 그 영향력이 지난 10년간 어떻게 바뀌어왔는지 소개했습니다. 기사 도입부의 설명처럼 2013년은 미투 운동이 아직 폭발하기 전이었고, 페이스북이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기 전이었죠. 여성들에게 직장에서 야망을 품고 더 적극적으로 임할 것을 독려한 샌드버그의 더 보기

  • 2022년 8월 3일
    [필진 칼럼] 코인은 정말 거품일까?

    이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지 않은 이들은 거의 없을 겁니다. 얼마 전 20~30대 대학원생들에게 코인을 사 본 경험이 있는지를 물은 적이 있습니다. 대략 20% 정도가 손을 들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주식을 사 본 사람들보다 더 많았다는 것이죠.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독자분들도 암호화폐 또는 가상자산에 어느 정도는 익숙하실 겁니다. 아마 몇 년 전에 꽤 큰바람이 불었고, 이후 몇 년 잠잠하다가 지난해 다시 더 큰바람이 불었다는 것 정도도 아시겠지요. 즉, 코인이 거품인지 아닌지를 더 보기

  • 2022년 8월 2일
    [필진 칼럼] 끊이지 않는 총기 난사와 미국 사회의 ‘제자리걸음’

    이어서 총기 규제를 좀처럼 진전시키지 못하는 미국 사회의 문제를 진단한 글을 한 편 더 썼습니다.   이틀 전에 소개한 샌디훅 이후 10년에 관한 글의 제목은 “무엇이 달라졌나?”가 아니라, “달라진 게 없다”고 단정적으로 썼어도 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10년 동안 미국 학교에서는 수백 건의 총기 사고가 났고, 총기 난사로 분류할 수 있는 사건으로 좁혀도 수십 건이 일어났습니다. 학교 밖으로 범위를 넓히면 훨씬 더 참담합니다. 지난 주말은 미국의 현충일 연휴였는데, 연휴 사흘간 최소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