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10월 26일
    [칼럼] ‘팩트’라는 말이 의미를 잃은 시대 (1)

    “트럼프가 이기면 오바마가 계엄령을 선포할 예정.” 최근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이런 문구가 보여 클릭해보니 “위기에 빠진 나라(Nation in Distress)”라는 페이지로 연결되었습니다.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극도로 당파적인 성격의 페이지였습니다. 포스트를 클릭했더니 “americasfreedomfighters.com”이라는 웹사이트로, 다시 “데일리 쉬플(Daily Sheeple)”이라는 비디오 블로그로 연결되었고, 여기서는 “내셔널 인콰이어러(National Enquirer)”지를 인용해 힐러리 클린턴이 1990년대에 캘리포니아의 한 호텔에서 레즈비언 밀회를 즐겼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어디에서도 트럼프 당선 시 오바마가 계엄령을 선포할 것임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2005년 더 보기

  • 2016년 10월 26일
    [칼럼] ‘팩트’라는 말이 의미를 잃은 시대 (2)

    1부 보기 문제는 거짓을 말하고자 하는 공화당원들의 의지, 그리고 같은 당원이 정신 나간 거짓말을 하도록 방치하는 공화당과 보수진영 내 분위기입니다. 도널트 트럼프가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헛소문을 계속 퍼뜨리고 있었는데도 2012년 대선에서 미트 롬니 후보는 그의 지지 선언을 받아들였죠. 보수 정치인과 언론인들은 이제 진실을 말했을 때 치러야 할 대가가 두려워 꼼짝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뉴욕대 언론학과의 제이 로젠 교수는 공화당 엘리트들이 주류 언론에 의지하면서도 지지자들에게는 주류 언론을 믿지 말라고 더 보기

  • 2016년 10월 25일
    [칼럼] 호랑이 부모가 아닌 고양이 부모가 내게 준 선물

    꿈의 학교였던 뉴욕대 합격 통지서를 받은 날, 저는 기쁨에 사로잡혔습니다. 부모님도 축하해주셨죠. 하지만 사실 부모님은 제가 그토록 경쟁이 심한 학교에 진학하기를 원치 않으셨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부모님이 저의 완벽주의적 기질을 부추기지 않은 건 훌륭한 양육 방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초등학교 때 아버지는 제가 C를 받아오면 선물을 사준다고 하신 적이 있을 정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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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년 10월 25일
    [서평] 수학이 나를 불렀다(The Man Who Knew Infinity)

    1913년 1월, 인도 소인이 찍힌 커다란 봉투가 영국 캠브리지에 도착했습니다. 받는이는 당대 최고의 수학자인 G.H 하디(Hardy)였습니다. 편지는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저는 마드라스의 항구 세관에서 서기로 일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대학 교육을 받지 못했습니다만…” 그러나 이제 갓 25세가 된 스리니바사 라마누잔은 아홉 장의 종이에 단정한 필기체로 하디의 논문을 반박하는 결과를 포함해 발산 수열과 감마 함수의 음의 값 등 놀라운 내용들을 가득 채웠습니다. 하디는 처음에는 이 편지를 어떤 괴짜가 보냈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그의 동료 더 보기

  • 2016년 10월 24일
    부자일수록 타인에 관심을 덜 기울인다

    누구도 모든 것에 관심을 기울일 수는 없습니다. 시간이 없기도 하거니와 정신적인 여유도 부족할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대다수 인간은 타인에 관심을 더 기울이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부가 이러한 인간의 행동을 바꿀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최근 진행된 많은 연구는 한 사람이 가진 부가 다른 이와 다른 이들이 가진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심리학 저널에 발표된 한 논문에서 뉴욕대학교 연구진은 부자인 사람이 길거리의 행인에 관심을 더 보기

  • 2016년 10월 24일
    지루함의 과학

    지루함은 흥분이나 공포처럼 흔한 감정이지만, 아직 과학자들은 무엇이 사람들을 지루하게 만드는지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화성 여행을 대비해 우주인들이 겪을 고립된 상황을 실험한 HI-SEAS 프로젝트를 통해 하와이 마누아 로아 화산에서 1년 간의 고립을 경험한 여섯 명의 과학자들은 그들이 가장 견디기 어려웠던 일이 지루함라고 말했습니다. 워털루 대학의 인지과학자 제임스 댄커트는  “비록 우리가 지루함을 최근까지도 충분히 연구하지 못했지만, 인간의 감정은 환경과 상호작용한 결과라는 점에서 이를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말합니다. 언제 우리가 더 보기

  • 2016년 10월 21일
    식민주의와 “히스파니아”의 날

    카탈루냐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바달로네(Badalone) 시청 앞, 여러 명의 지방의회 의원이 모여 10월 12일 시청의 문을 닫으라는 법원의 명령서를 찢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스페인의 국경일을 기념할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1492년 10월 12일, 스페인 가톨릭 국왕들의 이름으로 크리스토발 콜론(Cristóbal Colón, 콜럼버스)이 이끄는 탐험대가 오늘날 바하마 군도의 산살바도르라 불리는 아메리카 대륙의 조그만 섬에 닻을 내렸습니다. 스페인의 입장에서 이 역사적인 날은 “아메리카 대륙 발견의 날”로 1982년부터 히스파니아의 날(el dia de la hispanidad)로 기념되고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더 보기

  • 2016년 10월 21일
    CIA 비밀 감옥이 남긴 깊은 상처 (3)

    2부 보기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관타나모의 악몽 오바마 행정부는 관타나모 기지를 궁극적으로 폐쇄하겠다는 약속을 더디지만 이행했습니다. 대통령이 된 이튿날 오바마 대통령은 강압적 심문 수사를 금지하는 대통령령을 내립니다. 그리고 한때 700명에 이르렀던 관타나모 기지의 포로 수를 61명까지 줄였습니다. 고문도 사라졌습니다. 기지 내 모처에 수감한 소위 요주의 인물 몇 명을 빼면 나머지 수감자들은 콘크리트 감옥에 있습니다. 관타나모 기지 총사령관인 피터 클라크 해군 소장은 “과거에 일어나던 잘못된 일은 이제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더 보기

  • 2016년 10월 21일
    CIA 비밀 감옥이 남긴 깊은 상처 (2)

    1부 보기 1980년대 중반에 이르러 미국 재향군인회(Veterans Administration)는 기억상실증이나 주변의 자극에 지나치게 깜짝 놀라는 경악 반사, 지속적인 악몽과 불면증, 두통, 집중력 부족 등의 증세가 고문이나 가혹 행위 때문에 생겼을 수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칠레 등 다른 나라의 고문 피해자를 추적한 연구에서도 피해자들이 비슷한 증세를 호소했습니다. 미국 의사들은 참전군인들 가운데 정신 질환을 앓는 이들을 치료할 때 외국의 연구 사례를 참조합니다. 9.11 이후 심문 규정을 개정하는 것과 관련한 논의에서 CIA의 수석변호사였던 더 보기

  • 2016년 10월 20일
    클린턴 지지를 선언한 보수지가 악의와 협박에 대처하는 방법

    창간 이래 최초로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한 미국의 보수지 "애리조나 리퍼블릭(Arizona Republic)"은 결정 이후 엄청난 비난에 직면했습니다. 일부 독자들의 폭력적이고 악의적인 협박에 대한 대응법을 고민한 끝에 발행인 미애 페리시(Mi-ai Parrish)가 쓴 글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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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년 10월 20일
    CIA 비밀 감옥이 남긴 깊은 상처 (1)

    수감한 적군 포로나 생포한 테러리스트를 심문할 때 잔혹한 방법을 써도 좋다고 승인하기에 앞서 미국 정부는 ‘고문’이 아니라고 강변하면서도 이 충격적이고 잔인한 방법이 미국이란 나라가 추구하는 가치와 이상에 맞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이런 비인간적인 심문이 수감자들에게 오랜 정신적 상처를 남길 거라는 점은 외면했죠. 뉴욕타임스가 전 세계 곳곳에서 아직도 ‘비밀 감옥’에 수감된 시절의 공포에 떨며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피해자들을 만났습니다. 잠을 재우지 않고 계속해서 얼음물을 끼얹으며 수감자를 벽으로 밀쳐놓고 구타하고 더 보기

  • 2016년 10월 19일
    낙태 후에는 후회가 따른다는 미신에 대하여

    미국 각 주에서 낙태를 규제하는 법은 대부분 낙태가 유별나게 힘든 결정임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낙태를 앞둔 여성에게 낙태의 신체, 정신적인 위험성과 후유증에 대해 알리는 상담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주가 17곳에 달하죠. 상담과 수술 사이에 숙려 기간을 갖도록 하는 곳도 전체의 절반이 넘습니다. 초음파를 통해 아기의 영상을 보고 나서야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곳도 10개 주에 이릅니다. 이런 규정 뒤의 논리는 자명합니다. 힘든 선택인 만큼 충분한 정보와 상담을 받고, 시간을 들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