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by veritaholic
  • 2022년 3월 11일. [필진 칼럼] 이족 보행이 인간을 영리하게 만들었다

    미술의 역사에서 가장 철학적인 제목의 작품으로 폴 고갱의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가 종종 이야기됩니다. 가로 폭이 3m가 넘는 이 대작은 그가 적도의 타히티에서 궁핍과 건강 악화로 자살을 기도하면서 유서로 남기려고 만든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이 제목은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하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인간이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은 한 때 종교의 책임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과거 종교가 차지하던 위상은 과학의 차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 질문에 더 보기

  • 2022년 3월 8일. [필진 칼럼] 새로운 학습 방법

    세상이 점점 더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이들은 없을 겁니다. 물론 모든 시대의 모든 이들은 세상이 점점 더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느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십 년이 인류가 세상의 변화를 가장 크게 겪은 시기임을 알려주는 여러 객관적인 수치들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20~3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학교에서 배운 전공이나 사회 초년생 때의 선택을 바탕으로 평생 같은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몇몇 직업을 제외하면 평생 직업이라는 개념이 사라졌지요. 30대나 더 보기

  • 2022년 3월 3일. [필진 칼럼] 실내 공기와 건강

    코로나가 모든 이슈를 덮기 전까지 미세먼지는 가장 중요한 환경 이슈 중의 하나였습니다. 미세먼지가 사람들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연구들도 자주 소개되었지요. 우리 몸의 장기 중 공기의 질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은 허파일 겁니다. 곧, 폐렴이나 폐암과 미세먼지의 관계를 조사한 연구들이 있고 이중 상당수는 상관관계를 발견했습니다. 어떤 연구는 혈관 내에 침투한 미세먼지가 심혈관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해 9월 16일, 뉴욕타임스에는 실내의 공기 질이 두뇌의 기능, 곧 더 보기

  • 2022년 2월 25일. [필진 칼럼] 때로는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타인의 인정에서 행복을 느끼고 이를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강력한 본성입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표현도 결국, 남들로부터 인정받고 거기서 행복을 느끼는 인간의 본성을 달리 표현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본성은 다른 모든 본성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생존과 번식에 도움을 주지만, 부작용도 있습니다. 바로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무리하게 다그치게 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지난 해 9월 영국의 가디언에 실린 “아니오의 힘(The power of no)”이라는 제목의 칼럼은 바로 이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더 보기

  • 2022년 2월 23일. [필진 칼럼] 낯선 이에게 말 걸기

    무엇무엇의 힘(The Power of Something)이라는 제목의 책 중에는 좋은 책들이 많습니다.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The Power of Habit), 히스 형제가 쓴 순간의 힘(The Power of Moments), 수잔 케인의 내성적인 사람들의 힘(The Power of Introverts), 에크하르트 톨레의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Thw Power of Now), 조슈아 울프 생크의 둘의 힘(Powers of Two)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그리고 새로 나온 조 커헤인의 낯선 사람의 힘(The Power of Strangers) 또한 이 목록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인간은 사회적 더 보기

  • 2022년 2월 18일. [필진 칼럼] 정찰병의 마음을 가지는 법

    인간의 마음은 매우 복잡합니다. 그래서 마음을 두 가지 상반된 시스템으로 나누는 것은 종종 사용되는 방법입니다. 가장 유명한 예로는 심리학자로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다니엘 카네만이 “생각에 관한 생각(Thinking, Fast and Slow)”에서 이야기한 시스템 1과 시스템 2의 구분이 있습니다. 카네만은 인간에게는 별다른 노력 없이도 자동으로 반응하는 시스템 1과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하며 논리적 사고를 담당하는 시스템 2가 있다고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 여러 가지 예들을 흥미롭게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예로 스탠포드 대학의 캐럴 더 보기

  • 2022년 2월 15일. [필진 칼럼] 누군가 우리를 보고 있을까

    지난해 6월 네이처에는 흥미로운 논문 하나가 실렸습니다. 바로 우리 지구를 관찰할 수 있었던, 또는 앞으로 관찰할 수 있을 외계 생명의 가능성에 대한 논문입니다. 물론 정확히 말하면 이 논문은 외계의 생명체가 존재하는지를 다룬 내용은 아닙니다. 단지 지구의 존재를 파악할 수 있는 영역에 얼마나 많은 별이 있었고, 그 별 중에 생명체가 존재 가능한 행성이 있었는지를 찾은 것입니다. 곧, 이 논문은 아주 멀리 있는 대상들과의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또 그렇게 수십 광년 떨어진 더 보기

  • 2022년 2월 10일. [필진 칼럼] 코로나19 팬데믹을 끝내는 멀고도 험한 길

    오미크론 변이가 대부분 나라에서 우세종을 차지하며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전염력은 강한데 다행히 치명률은 높지 않아서 역설적으로 오미크론 변이가 팬데믹의 끝을 뜻하는 엔데믹(endemic)의 시작일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시차를 두고 소개하는 글은 델타 변이가 맹위를 떨치던 지난 8월 20일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 썼던 글입니다.   퓰리처상 저널리즘 분야에는 모두 14개의 상이 있습니다. 이 중 1998년 만들어진, 장문의 해설 기사에 주어지는 해설보도부문(Explanatory Reporting) 올해의 수상자는 아틀란틱의 대표적인 과학전문 기자 에드 더 보기

  • 2022년 2월 7일. [필진 칼럼] 음악의 효과와 기원

    지난 11일, 미국의 대표적인 의료 포털 사이트 Webmd에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시간을 보낸 이들의 파킨슨병이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덜 진행되었다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이들은 댄스 수업에 참여한 평균 연령 69세의 파킨슨병 환자 16명과 그렇지 않은 환자들을 3년간 비교했고, 운동 능력에서 큰 차이가 났음을 보였습니다. 물론 이들이 이야기한 가장 큰 이유는 춤이 청각과 시각, 그리고 운동감각을 통합적으로 자극하며, 사회적 상호작용 또한 늘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음악이 가진 특수한 더 보기

  • 2022년 2월 3일. [필진 칼럼]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방법의 차이

    ‘환경’은 21세기에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어 중 하나일 겁니다. 이는 ‘기후변화’가 오늘날 인류가 당면한 가장 커다란 문제라는 사실에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동의하게 된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한때는 기후변화가 진짜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그 변화가 정말 인간의 영향에 의한 것인지가 중요한 논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년 동안의 연구는 과학계가 위 두 가지 질문에 대해 기후변화는 실재하며 그것이 인간의 활동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에 거의 합의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 문제, 더 보기

  • 2021년 10월 29일. 우리가 친구가 될 수 없는 이유(2/2)

    (Brendan Mackie, 리얼라이프) 원문 보기 인류는 소속감의 위기가 올 때마다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여기에 대응해 왔습니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손편지가 있었습니다. 초기 산업 사회는 클럽이 그 역할을 했습니다. 1950년대에는 TV가 있었고, 이제 사람들은 스마트폰에서 소속감을 찾고 있습니다. 1950년대 유행한 친밀감 쇼처럼, 오늘날의 준사회적 미디어 역시 친밀감을 목적으로 만들어집니다. 방송인은 대화하듯 말하며, 자신의 사적인 삶에 관해 이야기하고, 자신의 설정된 약점을 밝힙니다. 침실이나 컴퓨터 앞에서 이야기하며, 때로 자신의 가족이나 친구들과 같이 나타나는 등 더 보기

  • 2021년 10월 29일. 우리가 친구가 될 수 없는 이유(1/2)

    팟캐스트와 같은 “준사회적(parasocial)” 미디어들은 친구 관계와 물질적인 관계를 뒤섞고 있다. (Brendan Mackie, 리얼라이프) 원문 보기   지난 10년 동안 인터넷의 유명인에게 일방적인 친밀감을 느끼는 현상은 매우 흔해졌습니다. 이는 준사회적(parasocial) 관계라는 것으로, 사회적 관계와 거의 비슷하지만 다른 관계, 혹은 다소 뒤틀린 사회적 관계라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코미디언 존 멀레이니의 팬들은 그의 농담에 웃을 때 만큼이나 그가 겪은 최근의 힘든 일을 걱정합니다. 블랙핑크나 트와이스와 같은 K팝 그룹의 팬들(각각 Blinks 와 Onces)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