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by eyesopen1
  • 2013년 9월 3일. 미국 외교사의 10대 오점

    지난 20세기부터 지금까지 미국 루이지애나 주 전체에 걸쳐 있던 습지의 75%, 면적으로 따지면 약 5,200km2(제주도 면적의 세 배)가 사라지거나 파괴됐습니다. 습지가 사라지거나 제 기능을 못할 만큼 파괴된 뒤로 뉴올리언스를 비롯한 루이지애나의 주요도시들은 멕시코만을 타고 올라오는 대형 허리케인에 무방비로 노출됐습니다. 습지를 사라지게 만든 원인으로는 미시시피 강을 따라 쌓아올린 제방과 석유회사들이 시추를 위해 지어놓은 수많은 운하들입니다. 강물이 들고 나면서 싣고 내려온 침전물들이 쌓여야 습지가 형성되고 유지되는데 제방이 이를 막았고, 곳곳의 운하 때문에 더 보기

  • 2013년 9월 2일. 화학무기의 역사, 금기의 역사

    2차대전 당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처칠 수상은 화학무기 사용을 진지하게 고려했지만, 합참의 만장일치 반대로 그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화학무기의 역사는 상당부분이 화학무기를 사용하지 “못한”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학무기는 실제 사용되기 전부터 금지되었던 무기입니다. 1899년 체결된 헤이그 조약이 화학무기 사용을 금지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그 이전까지 화학무기를 사용한 국가는 없었습니다. 물론 화학무기가 끔찍한 무기이기는 하지만, 다른 여러 무기들도 처음 등장했을 때는 비난의 대상이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자리를 잡았다는 점을 생각할 때 더 보기

  • 2013년 8월 30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언어는?

    누구나 직관적으로는 어려운 언어와 덜 어려운 언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언어의 난이도를 측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일례로 미국 국무부는 외교관들을 위한 외국어 수업에서 다양한 언어들을 난이도 별로 나누어 놓았지만, 이는 모국어가 영어인 사람을 기준으로 하는 난이도일 뿐 보편적인 기준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언어의 난이도를 측정할 수 있는 보편적인 기준을 찾는 것 자체가 연구의 주제가 됩니다. 예를 들어, 라틴어나 러시아어처럼 동사나 명사에 어형 변화가 있는 언어는 익숙하지 않은 더 보기

  • 2013년 8월 29일. 픽션보다 더 재미있는 다큐가 뜬다

    붙잡힌 범고래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블랙피시(Black Fish)”는 액션 스릴러물을 방불케 합니다. 조련사의 죽음이라는 충격적인 이야기로 문을 열고, 배경음악은 긴박감을 더합니다. “블랙피시”처럼 극적인 요소와 상품성을 갖춘 다큐멘터리들의 등장으로, 최근 다큐멘터리 시장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2001년 영국 영화계에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는 단 4편 뿐이었지만, 작년에는 무려 86편이 등장했습니다. 칸 영화제의 영화 마켓에서도 다큐멘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5년 만에 2배나 커져 이제 전체의 16%를 차지합니다. 영국 박스오피스에서 다큐멘터리 티켓 매출은 전체의 1%에 불과하지만 이는 1년 더 보기

  • 2013년 8월 28일. 적은 수입으로도 건강한 식생활이 가능할까?

    영국의 스타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가 “거대한 TV 앞에 앉아 스티로폼 용기에 든 감자칩과 치즈를 꺼내 먹는 것”이 현대 영국 사회 빈곤의 얼굴이라고 말했습니다.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패스트푸드와 즉석 조리 식품이라는 값비싼 식품을 소비하고 있다는 것이죠. 실제로도 여러 영국 가정의 가계 지출 가운데 식품 구입비는 주택 담보 대출 상환금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영국의 학교 급식을 개혁한 공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는 제이미 올리버는 현재 소득이 높지 않은 사람들도 건강한 더 보기

  • 2013년 8월 27일. 마틴 루터 킹 이후 50년, 미국의 인종 문제는?

    1963년 8월 28일,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워싱턴에서 역사적인 연설을 남긴지 50년이 흘렀고 그간 미국 사회는 엄청나게 달라졌습니다. 흑인이 투표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린치를 당하던 시절을 지나, 수 많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정재계의 고위직에 진출했고 영화 속에서 흑인 배우가 신 역할을 하는 세상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인종 격차는 경제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일부 뒷걸음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2001년에서 2011년 사이, 흑인 가계 소득의 중간값은 백인 가계 소득 중간값 대비 64%에서 58%로 오히려 더 보기

  • 2013년 8월 26일. 서구의 영향력에 대한 아프간 사람들의 의견

    미국과 그 우방국들은 지난 10년 간 아프가니스탄에 민주주의와 여권 신장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주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뉴욕타임즈가 이메일과 페이스북을 통해 이에 대한 아프간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 봤습니다. 워싱턴에 살고 있는 22세 아프간계 미국인 학생: 이른바 “서구식”이라는게 아프간 사람들에게 낯설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70년대에 아프간은 이미 여성들이 활발하게 사회 생활을 했던 나라였습니다. 부르카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죠. 한 때 번영과 민주주의를 누렸지만 전쟁으로 처참해진 곳에 이런 아이디어들이 돌아오고 더 보기

  • 2013년 8월 23일. “혼혈아들은 다 예쁘잖아요”

    많은 유색인종인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인종을 주제로 어색한 대화를 나눠본 적이 많습니다. 영어를 잘 한다는 칭찬이나, 아시아인 치고는 키가 정말 크다는 말, 미국 말고 “진짜 고향”은 어딘지를 묻는 질문을 부지기수로 들었죠.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나니 접하게 되는 인종 관련 코멘트의 지평이 새로운 차원으로 넓어졌습니다. 내 아이들이 혼혈아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아일랜드, 레바논 혼혈이라니! UN 포스터 모델감이야!” 제 첫 딸아이가 태어났을 때 친구가 했던 말입니다. 딸들이 나와 별로 닮지 않았기 때문에 보모로 더 보기

  • 2013년 8월 22일. 똑똑한 학생들이 사는 나라는 어떻게 다른가

    1920년대부터 미국 오클라호마주에서 파이와 과자류를 생산해온 한 기업은 최근 폴란드로 공장을 이전했습니다. 오클라호마 안에서 기본적인 독해와 산수 능력을 갖춘 인력을 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폴란드는 최근 십 수년 사이에 교육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룬 나라로 꼽힙니다. 폴란드와 미국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미국의 언론인 아만다 리플리(Amanda Ripley)는 저서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아이들(The Smartest Kids in the World: And How They Got That Way)>에서 그 차이점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국가별 학업성취도를 더 보기

  • 2013년 8월 21일. 어린이의 성정체성도 존중해주세요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엘리 얼릭은 남자로 태어났지만, 8세 때 자신이 여성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운동부에 가입했을 때 남학생팀에서 뛸 것을 강요받자 스스로 탈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엘리는 학교 생활에 흥미를 잃었고, 성적도 크게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학생들의 학교 생활이 조금 편해지게 됐습니다. 이번 주에 캘리포니아 주 의회가 법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학교에서 태어난 성별이 아닌 자신이 생각하는 성별에 따라 화장실을 사용하고 운동부에도 가입할 수 있는 권리를 보호받게 더 보기

  • 2013년 8월 20일. 혼란 속 이집트, 정부와 언론의 결탁

    이집트 군부는 모르시 대통령을 몰아낸 날, 모르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TV 방송국을 모두 폐쇄해버렸습니다. 그리고 지난 4일에 걸쳐 알자지라 방송의 이집트 지부를 폐쇄하고, 알자지라 특파원을 살인 및 종파간 분쟁을 선동한 혐의로 기소해버렸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기자회견을 통해 “폭력적인 테러리스트에 대한 전쟁”을 왜곡해 묘사하고 있는 외신을 여러 차례 비난했습니다. 이에 따라 외신 기자들이 실제로 공격받고 구금되는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학계와 인권운동계에서는 현재의 혼란 속에서 국가와 이집트 국내 언론이 결탁하는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군인들이 더 보기

  • 2013년 8월 19일. 1년에 한 번 아이오와로 모이는 떠돌이 일꾼들

    ‘호보(hobo)’라 불리는 떠돌이 일꾼들은 오랫동안 오해와 편견의 대상이었습니다. 노숙자나 부랑자로 불릴 뿐만 아니라, ‘게으른 사람들’이라는 낙인 또한 찍혀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엄밀히 말해, 일자리와 먹을 것, 쉴 곳을 찾아 떠도는 것을 자신의 삶의 방식으로 선택한 사람들입니다. 1800년대 말, 미국에서는 호보 63명이 모여 소정의 가입비와 강령을 갖춘 호보 연합을 만들었습니다. 공짜로 얻는 것들을 악용하지 말고, 자연을 보호하며, 일을 찾을 수 있을 때는 일을 하고, 최대한 청결을 유지하자는 내용의 강령이었습니다. 1900년 이후, 이들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