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 번 아이오와로 모이는 떠돌이 일꾼들
2013년 8월 19일  |  By:   |  세계  |  No Comment

‘호보(hobo)’라 불리는 떠돌이 일꾼들은 오랫동안 오해와 편견의 대상이었습니다. 노숙자나 부랑자로 불릴 뿐만 아니라, ‘게으른 사람들’이라는 낙인 또한 찍혀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엄밀히 말해, 일자리와 먹을 것, 쉴 곳을 찾아 떠도는 것을 자신의 삶의 방식으로 선택한 사람들입니다. 1800년대 말, 미국에서는 호보 63명이 모여 소정의 가입비와 강령을 갖춘 호보 연합을 만들었습니다. 공짜로 얻는 것들을 악용하지 말고, 자연을 보호하며, 일을 찾을 수 있을 때는 일을 하고, 최대한 청결을 유지하자는 내용의 강령이었습니다. 1900년 이후, 이들은 매년 8월 아이오와주 브릿에 모여 전미호보대회(National Hobo Convention)를 엽니다. 브릿에 위치한 호보박물관의 한 관계자는 호보들이야말로 최초의 이주노동자이며 미국이라는 나라를 건설하는데 한 몫을 했다고 이야기합니다. 113회를 맞는 전미호보대회에는 올해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이들 중에는 1940년대에 “호기심과 모험심”에 이끌려 무작정 기차에 올라탄 이후 갖은 일자리를 전전하며 길 위에서 평생을 보낸 이도 있고, 대도시의 포주에게서 도망친 이후로 작은 마을이 좋아 작은 마을만을 찾아다닌다는 여성도 있습니다.

호보들의 길거리 생활은 예전보다 많이 어려워졌습니다. 지나가는 차를 세워 얻어타거나, 화물열차에 슬쩍 올라타는 일도 예전만큼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미호보대회에는 사라져가는 이들의 전통과 문화를 연구하고 복원하려는 사람들도 모여듭니다. ‘호보들의 임시거처(jungle)’, ‘앉아서 먹는 식사(knee-shaker)’, ‘차에서 생활하기(rubber tramping)’ 등에 해당하는 호보들만의 속어나 호보끼리 붙여주는 별명에도 이들만의 문화가 녹아있습니다. 취재 기자도 현장에서 ‘매드 스크립(Mad Scrip)’이라는 별명과 ‘정글’ 내 침낭 하나를 하사받았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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