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주제의 글
  • 2023년 2월 25일. 그들의 ‘선한 의도’가 불러온 무시무시한 나비 효과

    미국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의 2/3가 글을 읽는 데 서툴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시작한 뉴욕타임스 칼럼을 읽고 처음 짐작한 원인은 경제적 불평등이었습니다. 그런데 적어도 위 칼럼에서는 흔히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로 표현되는 경제적 불평등을 원인으로 꼽지 않았습니다. 대신 미국에서는 다른 나라와 달리 아이들에게 말과 글을 가르칠 때 각 글자가 어떻게 소리나는지 발음 교육을 등한시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글을 잘 깨치지 못하고, 결국 책과 좀처럼 가까워지지 못한다는 분석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어쩌다 미국에선 발음 교육을 등한시하게 더 보기

  • 2022년 12월 24일. 지금까지와는 확실히 다른 AI, 챗GPT

    지난달 30일, 현재 가장 앞서 있는 AI 연구기관 중 하나인 오픈AI(Open AI)가 챗GPT(ChatGPT)라는 AI 채팅 서비스를 공개했습니다. 공개한 지 나흘 만에 100만 명 넘는 사람이 챗GPT를 이용하는 등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교육은 챗GPT를 이용해 혁신을 이뤄낼 수 있는 많은 분야 가운데 하나입니다. 컬럼비아대학교 언론대학원의 제이넵 투펙치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쓴 칼럼을 통해 인공지능을 적절한 보조 교재로 사용하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몇 년 전 ‘거꾸로 교실(flipped classroom)’이라는 교수법으로 회자했던 방법입니다. 스브스 프리미엄에 거꾸로 교실과 인공지능의 더 보기

  • 2022년 2월 11일. [필진 칼럼] 위기에 처한 아프간 여학생들과 STEM의 역설

    집권 첫 해였던 지난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치른 가장 큰 시험은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을 제외하면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을 철수한 일일 겁니다.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포함한 아프가니스탄 전역을 탈환하자, 이슬람 율법을 매우 보수적으로 해석하는 탈레반이 여성 인권을 극도로 제약하고 탄압할 거라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글은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 8월 23일 올린 “스템(STEM)의 역설”에 관한 글입니다. 지난주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하고 사실상 정권을 장악하면서 여성 인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미군이 점령한 지난 더 보기

  • 2021년 3월 31일. 코로나로 인한 학업 격차가 불러올 장기적 비용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발생한 학생들의 학업 격차가 평생에 걸친 소득, 직업 격차로 굳어질지도 모릅니다. 최근 경제학자들은 학생들에게 다가올 코로나 팬데믹의 경제적 이력 현상을 지적했습니다. 팬데믹 동안 휴교가 이어지면서 학생들의 수업 시간이 감소했습니다. 이것이 학생의 장기적인 미래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에 지속적 손실을 입힐 것이라 평가했습니다. 특히, 기존의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이 학업 격차를 더욱 벌렸다는 점이 우려됩니다. 저소득층, 또는 흑인, 히스패닉 가정의 학생들의 학업이 더 뒤처졌고, 이 학생들은 기술, 직업, 수입의 격차를 평생 따라잡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코로나 발 실업과 학생들의 불안한 미래를 지적한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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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년 4월 12일. AI가 모든 지식을 기억하는 세상, 우리는 어디까지 잊어도 될까?

    학생 시절 제게는 물리학을 공부하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의 박사과정 지도교수는 원자론의 핵심적인 공식을 계산한 노트를 궁금하면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도록 잘 정리해서 들고 다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직 컴퓨터 한 대의 본체 크기가 어른의 한 아름을 넘던 시절이었습니다. 복잡하기 짝이 없는 계산 과정을 일일이 종이에 써서 들고 다녀야 했죠. 제 친구도 그렇게 했는데, 손으로 일일이 공식을 풀다 보니 계산이 틀리거나 연필로 쓴 글자가 지워지거나 얼룩져 알아볼 수 없게 되기 더 보기

  • 2019년 3월 25일. [칼럼] 미국 대학 입시의 현실, 성과주의는 환상에 불과합니다

    이번 미국 대학 입시 스캔들은 흥미로운 소식이지만 놀랍지는 않습니다. 부유층 학부모 30명 이상이 입시 비리로 기소된 이번 사건에서는 자녀를 명문대학에 입학시키기 위해 이들이 동원한 다양한 부정 행위가 화제에 올랐습니다. 입학처 관계자에게 뇌물을 주는 것은 물론, 표준화된 시험에서 특혜를 받기 위해 허위 학습장애 진단을 받는가 하면, 한 아버지는 아들을 스타 운동선수로 포장하기 위해 사진을 합성하기까지 했습니다. 부자들이 자녀를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하지만 이번 스캔들은 더 보기

  • 2018년 9월 7일. 어릴 때 듣게 되는 단어 수는 정말로 소득 계층에 따라 현저히 다를까?

    3천만 단어. 중산층이나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어린이와 저소득층 가정에서 자란 어린이가 듣고 자라는 단어 수의 차이로 알려진 숫자입니다. 실로 어마어마한 차이지만, 20년도 더 전에 진행된 이 연구 결과는 별다른 도전을 받지 않고 어느덧 사실로 굳어져 통념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관련 연구를 다시 한번 진행한 결과 앞선 연구 결과의 많은 부분에 물음표가 붙었습니다. 먼저 20년 전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부유한 가정에서 나고 자란 아이와 가난한 가정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이 뱃속에서부터 만 네 더 보기

  • 2018년 7월 2일. 중국 대학 입시제도의 문제점

    지난 주, 중국에서는 천 만 명의 수험생들이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시험이자 가장 중요한 학업 평가의 결과를 손에 받아 들었습니다. 바로 가오카오라고 불리는 대입 고사이죠. 수 많은 수험생들이 지난 몇 년 간 명문대 입학이 가능한 점수를 받기 위해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고 공부에 매달려 왔습니다. 중국은 대학에서 얼마나 잘 했는가보다 어떤 대학에 들어갔는가로 학습의 성과가 판단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입니다. 가오카오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죠. 가오카오는 중국인들에게 더 보기

  • 2018년 3월 7일. 과학이나 기술 분야에 왜 더 많은 여성이 없을까요?

    현대 페미니즘은 남성이 독점해 온 직업이나 위치의 50%를 여성이 차지하게 되면 해당 분야에서 성 평등을 성취한 것으로 봅니다. 몇몇 분야에서 여성은 이미 남성의 수를 추월했습니다. 1965년에 미국의 새로 입학하는 의대생 가운데 여성은 단지 9%에 불과했지만, 현재 이는 50.7%까지 올라갔습니다. 수의학 전공 학생의 80% 역시 여성이죠. 그러나 이 흐름이 과학, 기술, 공학, 수학(STEM) 분야로 넘어가지는 않았습니다. 현재 STEM 분야의 학생 중 여성의 비율은 여전히 20%에 머물러 있습니다. 최근 한 연구는 이처럼 지속하는 더 보기

  • 2017년 12월 13일. 코딩 배우기 열풍, 누구를 위한 걸까요?  

    지난 5년 동안 컴퓨터 프로그래밍 내지 코딩 능력이 아이들과 어른 모두의 미래를 위한 열쇠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미국에서 일반적인 통념이 되었습니다. 많은 기술 관련 비영리단체, 코딩 교육기관, 정책 프로그램이 컴퓨터 과학을 “기본적인 기술”로 만들고자 시도하기도 했죠. “컴퓨터 과학 교육 주간(매년 12월 둘째 주)”은 올해로 3회째를 맞습니다. 이 시점에 최근 코딩 교육 열풍을 살펴보는 건 의미가 있습니다. 오바마 정부의 “모두를 위한 과학(Computer Science for All)” 계획이나 트럼프 정부에서 이루어지는 컴퓨터 과학 교육 더 보기

  • 2017년 8월 3일. 주민들이 교과서 내용에 직접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면?

    IBM 임원으로 재직하다가 은퇴한 플로리다 주민 키스 플라우 씨는 큰 사명감을 품고 있습니다. 지역 교육 위원회에 “우리 학교에서 사용하는 교과서들이 얼마나 쓰레기인지”를 알리는 일에 대해서죠. 플라우 씨는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플로리다 시민 동맹”을 창설해 플로리다 주가 연방 정부의 성취도 평가 기준(Common Core standards)을 도입하는 것에 반대하는 운동을 이끌었지만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최근 이 단체는 큰 성과를 올렸습니다. 학부모 등 모든 주민들이 독립 청문회를 통해 교과서 등 학교 교재에 이의를 제기할 수 더 보기

  • 2017년 6월 20일. [칼럼] 아들에게도 딸을 대하듯 말을 걸어보세요

    올해 아버지의 날 아침 식사 자리에서 다섯 살 난 제 아들은 저에게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우리 아빠는 크고 힘이 세며, 망치로 물건을 고치고, 정말 쿨하다”는 내용의 노래였죠. 크고, 힘이 세고, 물건을 잘 고치고, 쿨하다는 것은 그 자체로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남성성을 규정하는 가사가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진다면, 아버지, 남자, 소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우리 아이들의 이해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어린이용 그림책에서 아버지는 주로 아들과 모험을 떠나고 신체적인 힘을 과시하거나 근엄한 자립심을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