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분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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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24일. [칼럼] 페미니즘 연극영화 만들기, 벡델 테스트가 전부는 아닙니다
그래픽노블 작가인 앨리슨 벡델이 1985년 고안해낸 벡델 테스트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제게는 새로운 세상이 열렸습니다. 벡델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영화 속에서 이름이 있는 여성 캐릭터 두 사람이 남성 이외의 주제로 대화를 나누어야 하죠. 영화 속 젠더 불평등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요즘은 연극에도 같은 잣대를 대보는 캠페인도 있더군요. 그러나 영화나 연극 속 페미니즘을 오로지 이 기준만으로 논하는 것은 조금 우려스럽습니다. 벡델 본인도 의도했던 바가 아니죠. 놀랍도록 퇴행적인 여성상을 보여줬던 더 보기 -
2016년 8월 7일. [뉴욕타임스] 이탈리아 파르마(Parma)에서의 36시간
강을 끼고 펼쳐진 도시 파르마 하면 다들 맛있는 음식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파르마 햄, 파마산 같은 누구나 잘 아는 음식의 이름이 이 도시에서 나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파르마에는 음식 말고 예술, 음악, 역사를 사랑하는 이들이 즐길 거리도 가득하다. 더 보기 -
2016년 8월 3일. [칼럼] 자녀에게 뚱뚱하다고 말하지 마세요
당신의 자녀가 뚱뚱하다면 이 말을 그대로 자녀에게 하시겠습니까? 저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대놓고 “살 좀 빼라!”고 말을 하거나, 은근히 저칼로리 식단을 들이미는 제 모습은 상상하기가 어렵습니다. 지금 제 아이가 너무 어리기도 하지만, 제 평소 성격으로 미루어 짐작컨대 저는 아마 호들갑스러운 애정 표현과 무한 긍정으로 딸을 당혹스럽게 하는 그런 엄마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런 실제로 그런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그것이 반대쪽보다 낫다고 생각하니까요. 저는 세상으로 나아갈 아이가 사랑에 대해 더 보기 -
2016년 8월 2일. [스토리펀딩] ‘정리 여왕’ 곤도 마리에를 향한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으로 세계적인 정리정돈 열풍을 불러온 곤도 마리에는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졌습니다. 미국에는 비교적 늦게 책이 소개돼 곤마리 열풍이 분 시점도 조금 늦었는데, 원래부터 정리 대행업을 해온 미국인 정리 전문가들은 곤도 마리에를 자신들의 ‘밥그릇’을 빼앗아가는 침입자로 인식하는 것 같습니다. 태피 브로데서아크네르(Taffy Brodesser-Akner)가 뉴욕타임스 매거진에 곤도 마리에와 미국의 정리정돈 업계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을 취재한 뒤 탐방기를 썼습니다. 뉴욕타임스 홈페이지에는 원문 제목을 그대로 옮겨 “‘정리 여왕’ 곤도 마리에와 정리정돈을 둘러싼 가차없는 전쟁”이라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더 보기 -
2016년 7월 25일. 실크로드를 따라 퍼진 것은 비단, 차, 향신료 뿐 만이 아니었다
실크로드는 고대 중국과 서역 각국 간에 비단을 비롯한 여러 가지 무역을 하면서 정치ㆍ경제ㆍ문화를 이어 준 교통로입니다. 가히 동서양을 이어 준 기원전 고속도로였다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이 실크로드를 통해 퍼진 것이 비단, 차, 향신료뿐만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바로 전염병인데, 2000년 전 인간의 대변 성분을 검색하던 과정에서 그 증거들이 포착되었다고 합니다. 캠브리지 대학의 고병리학자 피어스 미첼(Piers Mitchell)과 그의 연구팀은 중국 북서쪽 지역 실크로드변 화장실에서 2000년 전 인간의 대변물 잔해가 남아있는 더 보기 -
2016년 7월 21일. [뉴욕타임스] 영화 리뷰: 서로 다른 북한의 두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영화 “태양 아래”
러시아 출신의 비탈리 만스키(Vitaliy Manskiy) 감독은 처음에는 조선소년단에 가입하는 8살 소녀 진미의 모습을 통해 북한 사람들의 삶을 담아내려 했습니다. 그러나 사사건건 영화 제작에 개입하는 북한 당국의 태도에 생각을 바꾸어 원래 구상과는 많이 다른 영화를 찍었습니다. “태양 아래”라는 제목으로 세상에 나온 영화 리뷰를 아래 링크에서 한글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한글로 읽기 Read in English: Review: In ‘Under the Sun,’ Two Views of North Korea -
2016년 7월 15일. 영국의 분열, 브렉시트랜드 對 런더니아
영국은 이제 두 개의 나라로 나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두 집단 간의 차이는 명백할 뿐 아니라,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선거 자료를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1997년 이래 이민과 평등, 국가 정체성, 정치에 대한 신뢰 등 모든 지표에 있어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더 보기 -
2016년 7월 15일. [스토리펀딩] 종이 악보의 종말은 클래식음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까?
지난 스토리펀딩 5화에 올렸던 후보 가운데 종이 악보의 디지털화가 불러올 변화를 살펴본 글을 소개합니다. 더 보기 -
2016년 7월 13일. 두 번째 작품, 여성 및 소수자 영화감독에게는 하늘의 별 따기
첫 작품을 완성한 영화감독 애나 로즈 호머(Anna Rose Holmer)는 스타 신인입니다. 데뷔작으로 아이비리그 대학 입학보다 더 치열하다는 선댄스영화제 진출에 성공했고, 좋은 평을 받아 배급 계약과 매니지먼트 계약까지 따냈으니까요. 하지만 그녀가 영화감독으로서 안정적인 커리어를 이어가기까지는 아직 가장 어려운 관문이 남아있습니다. 바로 두 번째 작품을 찍는 일이죠. 더 보기 -
2016년 7월 8일. [칼럼] 미스 틴 USA 대회에서 수영복 심사가 사라지는 것, 긍정적인 변화일까?
지난 주, 미스유니버스조직위원회는 10대 청소년들이 참가하는 미스틴 USA 대회에서 수영복 심사를 없앤다고 발표했습니다. 수영복 심사는 스포츠 의상 심사로 대체된다는 발표였죠. 많은 사람들이 이 결정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수영복 심사가 스포츠 의류 심사로 대체된 것이 과연 진보일까요? 더 보기 -
2016년 7월 5일. 영어의 수동태 문장, 정말 쓰면 안 되는 것일까?
영어 문장의 세계에서 수동태(passive voice)처럼 푸대접받는 존재는 드물겁니다. 본지를 포함한 수많은 언론사와 출판사의 스타일가이드에서부터 유명한 작문 서적에 이르기까지 수동태를 쓰지 말라고 강조하고 있으니까요. 문서 작성 프로그램의 교정 기능을 사용해도 수동태 문장은 능동태로 고치라는 제안이 뜹니다. 이런 상황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는 수동태가 무엇인지 제대로 아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 둘째는 "수동태 문장을 쓰지 말라"는 충고가 시도때도 없이 남용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더 보기 -
2016년 7월 4일. 라마단(Ramadan)의 경제학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에서는 라마단(Ramadan) 기간이 찾아오면 일상에서 펼쳐지는 모든 활동이 속도를 늦춥니다. 많은 이슬람 교도들이 낮잠을 자고 밤이 돌아오면 축제를 벌이죠. 자연스럽게 근무 시간도 줄어듭니다. 상점, 사무실 너나 할 것 없이 평소보다 늦게 업무를 개시하고 일찍 문을 닫죠. 많은 경제학자는 이러한 라마단이 이슬람 국가의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을 지속해서 주장하였습니다. 다만, 종교와 관련된 민감한 사안이니만큼 이를 증명하기 위한 통상적인 연구 절차를 따르기에는 큰 어려움을 겪어 왔죠. 하지만 지난해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