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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1월 7일. 언론은 언제까지 양 쪽의 입장을 “균형있게” 보도해야 할까

    지난달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 세상을 떠났을 때, 전 세계 언론 매체들은 입이라도 맞춘 듯 고인에 대한 존경을 표시했습니다. 그를 테러리스트나 공산주의자로 부르며 추모 행렬에 참여하기를 거부한 사람들에 대한 기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죠. 그러나 생각해보면 만델라라는 인물은 물론이고, 그가 평생을 바친 대의명분마저 격렬한 논쟁의 대상이었던 때가 불과 수십 년 전입니다. 세상에는 어린이 대상 성범죄처럼 처음부터 논란의 여지가 없는 문제도 있지만, 만델라에 대한 평가처럼 시대에 따라 변하는 사안도 있습니다. 더 보기

  • 2014년 1월 6일. 유럽에서도 티파티가 뜬다

    2010년 전후로 등장한 티파티는 미국 정치의 판도를 뒤흔들어 놨습니다. 티파티 회원들이 내세우는 문제의식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오늘날 미국의 정치 엘리트들이 건국의 정신을 잃어가고 있고, 둘째, 연방정부가 거대한 리바이어던이 되어가고 있으며, 셋째, 불법 이민이 사회 질서를 해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비슷한 문제의식을 공유한 세력들이 현재 유럽에서도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유럽 버전의 티파티들은 미국의 티파티와 여러 가지 면에서 다릅니다. 우선 미국의 티파티는 공화당이라는 주류 정당 안에서 생겨난 분파로 작은 정부를 추구하는 전통적인 더 보기

  • 2014년 1월 3일. Y세대여, 부모 세대의 기준에서 벗어나자

    -스미스소니언협회(Smithsonian Institution)의 박사후 과정에 재직중이며, 청년과 19세기 정치에 관한 책을 쓰고 있는 존 그린스펀(Jon Grinspan)이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유년을 벗어났지만 성년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Y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세대: 역주)가 사회의 문제거리로 논의되는 것도 이젠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불황의 자식들”, 밀레니얼(Millennial) 등으로 불리는 오늘날의 젊은 세대는 종종 불안정한 커리어, 연애와 출산, 성숙의 유예와 같은 키워드로 정의되곤 하죠. 하지만 이들이 과연 유별난 세대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산업혁명 이후 미국의 젊은이들도 아주 더 보기

  • 2014년 1월 2일. 2014년, 민주주의의 위기

    2014년은 민주주의에 있어 중요한 한 해입니다.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인구가 많은 개발도상국에서 선거가 치러지고, 미국에서는 중간 선거가, 유럽에서는 유럽의회 선거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1970년대 이후 선진국에서 투표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정치와 선거에 대한 환멸은 이제 전세계적인 현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유권자는 번영을 가져다주는 정치인에게 표로 보답한다”는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합의에 큰 타격을 입힌 것은 바로 금융위기입니다. 역사적으로도 대공황의 타격을 입은 1930년대의 유럽과, 경제위기를 겪은 7,80년대의 남미에서 민주주의가 후퇴한 사례가 있었죠. 더 보기

  • 2013년 12월 27일. 2013 연말 특집: 2013년 성소수자 권리 신장 보고서

    2013년에는 동성 결혼을 둘러싼 성소수자 권리 문제가 전세계적으로 큰 화제였습니다. 한국에서도 동성 커플이 최초로 공개 결혼식을 올리면서 국내 성소수자 운동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고, 서구 국가들을 중심으로 동성 부부에게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들이 마련되었습니다. 언론의 관심을 받은 사건들도 많아, 뉴스페퍼민트도 여러 차례 관련 소식을 전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두드러진 변화가 있었습니다. 몇 해 전, 일반 대중의 의견이 동성 결혼에 우호적인 쪽으로 바뀌면서 정치권이 화답하기 시작했습니다. 작년에 오바마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지지를 더 보기

  • 2013년 12월 20일. 인도 외교관 체포 논란, 진짜 피해자는 따로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Swati Sharma의 칼럼입니다. 미국에서 인도 외교관이 체포당한 일로 인도인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습니다. 인도 총리까지 나서서 한 마디 하는 등, 양 국 관계가 흔들릴 정도의 파장입니다. 뉴욕의 인도 총영사관의 부총영사 데브야니 코브라가데는 보모의 비자 서류를 허위로 작성하고 법정 최저임금을 지불하지 않은 혐의로 지난 주에 체포되었습니다. 그녀는 “수갑이 채워지고 알몸 수색, 구강 세포 채취를 당했으며 일반 범죄자, 마약 중독자들과 한 곳에 머무르는 모욕을 겪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당한 “모욕”이라는 것은 더 보기

  • 2013년 12월 19일. 장애의 정의는 어떻게 달라지고 있나

    장애란 보통 눈이 보이지 않거나, 귀가 들리지 않거나, 다리가 불편해 휠체어를 타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국 노동법은 천식이나 고혈압도 장애로 인정하고 있죠. 고통을 계량화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사람 7명 중 1명이 장애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1830년부터 장애 관련 조사를 해온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미국 내 장애를 가진 사람의 비율은 5명 중 1명이고, 이 중 절반은 중증 장애를 갖고있는 것으로 답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주택조사국이나 보건 관련 기관에서 더 보기

  • 2013년 12월 18일. 우크라이나는 항상 혁명 중?

    무심히 국제면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소식을 접하는 독자들에게 우크라이나는 혁명이 끊이질 않는 나라입니다. 2004-5년 오렌지혁명으로 인해 부정선거가 밝혀지고 정권이 바뀐지 10년도 되지 않아, 수 십 만명의 시민들이 다시 거리로 나섰다고 하니까요. 오렌지혁명 전후로도 크고 작은 거리 시위가 종종 있었죠. 우선 외부, 특히 러시아의 시각에서 보면 우크라이나는 태생부터 문제를 떠 안고 있는 나라입니다. 소비에트 연방에서 분리독립된 것도 고작 20여 년 전의 일인데다, 자연스럽게 결집된 공동체라기보다는 민족적으로 다양한 구성원들을 인공적으로 한데 묶어놓은 모습에 더 보기

  • 2013년 12월 17일. 결혼 여부와 지지 정당의 상관관계

    미국의 결혼율 감소가 선거 지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의 4분의 1은 싱글 여성이었죠. 여대생과 가난한 싱글맘, 이혼한 전문직 여성 간에 어떤 공통점이 있겠나 싶지만, 이들은 압도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합니다. 남성에 비해 여성이 민주당을 선호하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성 격차”보다 “결혼 여부로 인한 격차”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것도 특이할만한 사항입니다. 물론 이 차이가 오로지 결혼 여부 때문에 나타나는지, 아니면 싱글 여성이라는 명칭으로 뭉뚱그려진 집단 안에 나이, 빈부, 종교, 더 보기

  • 2013년 12월 16일. 전일본 전화받기 대회, 우승하려면?

    대규모 컨벤션 홀의 무대에는 사무실처럼 꾸며진 세트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전화벨이 울리면 책상 앞에 앉아있던 사무원이 수화기를 들고, 관객과 심판들은 숨을 죽인 채 통화 내용에 귀를 기울입니다. 반 세기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일본 전화받기 대회”입니다. 올해는 무려 만 이천 여 명의 도전자들이 지원해, 60명의 결승 진출자가 가려지기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였습니다. 평가 기준은 목소리 톤과 크기, 발음, 빠르기, 억양, 어휘의 사용, 예절 등 입니다. 적절한 침묵과 예의바른 맞장구의 타이밍 같은 부분도 세세하게 평가됩니다. 더 보기

  • 2013년 12월 13일. 엘튼 존 칼럼: 나는 왜 러시아 공연을 강행했나

    -엘튼 존 경이 Guardian에 기고한 글입니다. 올해 러시아에서 반동성애적인 입법이 있었던지라, 저의 러시아 공연에 대해 여러 추측과 의견이 쏟아졌습니다. 저는 고민 끝에 러시아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엘튼존 에이즈 재단(Elton John AIDS Foundation)을 통해 들은 러시아 사람들의 의견은 제가 꼭 러시아에 와주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만일 러시아 공연을 취소한다면 러시아에 계신 분들은 더욱 고립감을 느낄 것이고, 제가 러시아에 관심이 없는 것 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의견이었죠. 제가 러시아에서 만난 더 보기

  • 2013년 12월 12일. 남아공 도시 빈민들의 만델라 추모사

    지난 주 내내 신문과 방송에서는 만델라의 이름이 끊임없이 흘러나왔지만, 세계 각 국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추모사 물결 속에서 여전히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임시 거주촌에 살고 있는 200만의 도시 빈민들입니다. 현재 남아공에서는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어, 도시가 주거와 일자리 등 여러 면에서 급증하는 인구를 감당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요하네스버그에서 20km 떨어진 벌판에 위치한 워터웍스(Waterworks) 임시 거주촌에는 현 아프리카민족동맹(ANC) 및 주마 대통령에 대한 반감, 정부 당국에 대한 불신의 분위기가 흐르고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