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페@스프] 좀처럼 집중 못 하는 당신을 위한 조언 : 하기 싫은 일과 하고 싶은 일의 ‘멀티태스킹’이라면?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저희가 쓴 해설을 스프와 시차를 두고 소개합니다. 스브스프리미엄에서는 뉴스페퍼민트의 해설과 함께 칼럼 번역도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 오늘 소개하는 글은 8월 14일 스프에 쓴 글입니다.
오늘날 멀티태스킹은 전혀 특별한 행동이 아닙니다. 혼자 무언가를 먹으면서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는 이는 드물 겁니다. 한때 불법이었던 운전 중 통화는 이제 운전을 방해하지 않는 이어폰이나 블루투스를 사용할 경우 불법이 아닙니다. 브라우저에 수십 개의 탭을 띄우고 나중에 보겠다고 미루는 경우도 흔합니다.
멀티태스킹은 이처럼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거나 아니면 어떤 일을 끝마치지 않은 채로 머릿속에 남겨둔 채 다른 일로 넘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이런 멀티태스킹이 전혀 생산적이지 않으며 심지어 실질적인 피해를 준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하나의 작업을 중단했을 때 그 작업에 다시 집중하기 위해서는 20분 이상이 걸린다는 것을 한 연구는 보였습니다. 멀티태스킹을 하는 학생들이 성적이 더 낮다는 연구도 있으며,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늘어난 것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이런 멀티태스킹의 문제를 지적하는 책들 역시 많이 나왔습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전인 2010년 이미 니콜라스 카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인터넷과 검색엔진이 사람들로 하여금 멀티태스킹을 하게 만들며 이는 우리의 생각과 판단 능력을 떨어뜨린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뇌과학적으로 우리 뇌는 주의를 옮길 때 ‘전환비용’이라는 것이 생기며, 이는 인지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이렇게 명백하게 부정적인 멀티태스킹을 우리는 왜 그만두지 못하는 것일까요? 한 가지 단순한 답은 멀티태스킹을 하는 것이 기분이 좋기 때문일 것입니다. 분명 우리는 한 번에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할 수 있지만 멀티태스킹은 시간을 버는 느낌과 함께 일종의 자기 효능감을 줍니다.
물론 어떤 일을 끝마치지 못하고 다른 일에 집중하게 되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며 여기에는 최신 기술의 탓도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여기에 탑재된 앱들은 기본적으로 사람의 주의를 빼앗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무언가 필요한 것을 검색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들었다가 나도 모르게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을 하고 있는 자신을 우리는 쉽게 발견합니다. 곧, 첨단 기술이 우리로 하여금 원치 않는 멀티태스킹을 강요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지난 7월 29일, 책 “4,000주: 인간을 위한 시간 관리(Four Thousand Weeks: Time Management for Mortals.)“의 저자인 올리버 버크만은 뉴욕타임스 지면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멀티태스킹을 당장 그만두라고 호소했습니다.
전문 번역: 멀티태스킹 그만하세요. 정말이에요. 당장 멈추세요.
그는 자신이 번아웃이 온 상황에서 얼핏 쉬워 보이는 ‘멀티태스킹 하지 않기’라는 목표를 정하고 이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말합니다. 그는 우리가 멀티태스킹에 중독된 이유로 직장과 가족 등 우리로 하여금 다양한 일을 하게 하는 사회 구조,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첨단 기술 등을 이야기합니다.
그는 또 고대로부터 인간은 한 가지 일에 온전히 집중하지 않으려는 충동을 지녔다고 말합니다. 이는 지루함이나 불안이 우리로 하여금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이 지루함과 불안은 이 분야의 대가인 ‘초집중’의 저자 니르 이얄이 이야기한 ‘내적 계기’에 해당합니다. 한편으로 지루함과 불안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몰입의 즐거움’에서 이야기한, 그 일이 능력에 맞지 않게 너무 쉬운 일이거나 아니면 너무 어려운 일일 때 생기는 감정이기도 합니다.
이 분야의 가장 최신 도서인 ‘도둑맞은 집중력’의 요한 하리는 이 멀티태스킹 문제를 직접 타격합니다. 그는 우리가 집중력을 잃게 된 가장 큰 이유로 위에서 이야기한 최신 기술을 꼽습니다. 그는 집중력 문제를 스스로의 노력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하는 니르 이얄에 반대하며 대기 오염이 심해지고 있는데 방독면 만을 해결책으로 제시해서는 안된다고 말합니다.
한편, 니르 이얄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멀티태스킹에 대해 다른 의견을 펴고 있습니다. 그는 멀티태스킹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며, 인간은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 하나의 감각에 대해 하나의 입력을 받을 수 있으며 따라서 이를 잘 활용하면 매우 유용하게 쓸 수 있다고 말합니다. 곧, 음식을 먹으며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심지어 산책을 하면서 업무를 생각할 때 더 창의적인 의견을 낸다는 것입니다.
그는 오히려 하기 싫은 일을 하고 싶은 일과 같이 묶어서 하는 습관을 통해 이 멀티태스킹을 더 유용하게 쓸 수 있다고 제안합니다. 그는 재미있는 팟캐스트를 운동을 할 때만 듣게 함으로써 운동을 더 자주 하게 만든 사례를 이야기합니다.
결국 핵심은 어떤 멀티태스킹이냐일 것입니다. 공부를 하면서 TV를 틀어 놓는 것은 자신의 집중력을 너무 과신한 것이겠죠. 스마트폰을 열었다가 쇼츠를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애초에 업무 중이거나 책을 읽을 때는 스마트폰을 치워놓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이얄이 말한 것처럼, 설거지나 청소를 하는 동안 듣고 싶었던 방송을 듣는 것은 나빠보이지 않습니다. 무엇을 들어야 할지 고르기 위해 스마트폰을 열었다가 또 몇십 분을 보내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서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