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뇌파가 스타벅스 커피값을 결정한다?
“스타벅스는 커피값을 매길 때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걸 놓치고 있어요. 충분히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데도 그러지 못하고 있죠. 소비자들은 분명 커피 한 잔에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낼 용의가 있어요.”
신경생물학자(neurobiologist)인 뮐러 박사는 기업에 상품의 적정 가격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컨설팅 회사에서 일했다가 이내 흥미를 잃었습니다. 기존의 시장 분석과 가격결정 과정에 분명한 한계가 보였기 때문입니다. 대신 그가 주목한 건 인간의 뇌파가 알려주는 비밀입니다. 주어진 상황이나 자극이 정상적인 범주를 벗어날 때 무의식 중에 나타나는 뇌의 반응을 나타내는 뇌파를 포착해 이를 시각화한 겁니다. 예를 들어 커피랑 케이크를 같이 보면 두 음식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에 별다른 반응이 없지만, 커피랑 겨자를 한데 묶어놓으면 일종의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뇌파가 나오는 겁니다.
뮐러 박사는 슈트트가르트에서 한 잔에 1.8 유로 하는 커피를 대상으로 실험참가자들에게 각기 다른 가격을 보여주고 뇌파를 측정해 봤습니다. 가격이 너무 싸서 의심스러울 때, 반대로 너무 비싸서 놀랄 때 모두 뇌파가 나오는데, 실험 결과 참가자들은 한 잔 가격이 2.1 ~ 2.4 유로일 때를 제일 적절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뮐러 박사는 뮌헨 대학의 과학자들과 한 가지 실험을 더 했습니다. 학교에 설치한 구내 커피 자판기에 커피는 70 센트, 카푸치노는 80 센트라고 가격을 명시해놓고 라떼 마키아또는 학생들이 원하는 적정 가격을 제시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학생들이 적어낸 가격의 평균은 95 센트였는데, 이는 뇌파를 측정한 같은 실험 결과 학생들이 가장 알맞다고 느낀 가격과 일치했습니다.
인간이 의식 밖에서 발생하는 뇌파를 이용해 가격을 매긴다는 제안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무언가에 지배당하는 것과 같다는 두려움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뮐러 박사는 소비 시장에 나오는 상품의 80%가 짧은 시간 내에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진열대에서 사라져버린다며 뇌파를 분석해 소비자들의 선호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면 이는 모두에게 이득이라고 말했습니다. (Spiegel Internatio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