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특집] 2016년 과학분야 결산
2016년에도 뉴스페퍼민트는 인간이 자연과 우주와 어떤 관계를 가지는 지에 대한 최신 이론과 실험들을 소개했습니다. 오늘 올해의 마지막 뉴스페퍼민트 글로, 지난 한 해 과학 분야에 올라온 글들을 정리합니다.
인간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인 진화는 뉴스페퍼민트에서 가장 많이 다루어진 주제 중의 하나입니다. 먼저 지난 1월, AEON에 실린 글을 총 네 편에 걸쳐 소개한 태초에 화학정원이 있었다는 최초의 생명체가 어떻게 무기물로 가득 차 있던 원시 지구에서 발생했는지를 에너지의 흐름을 중심으로 소개한 글입니다. 이 글의 마지막 두 문단은 ‘생명의 정의’를 이야기합니다. 곧, 생명이란 ‘어떤 존재가 아니라 끊임없는 파괴와 창조의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2014년에는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는 없다는 글을 소개하기도 했지요. 한 지인은 이 화학정원 글이 자신의 오랜 의문에 답해주는 글이라며 연락을 주기도 했습니다.
과학 매거진 노틸러스에 실린 필립 볼의 글을 두 편에 걸쳐 소개한 기묘한 진화의 필연성 또한 진화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소개한 글입니다. 곧, 가능한 경우의 수가 극도로 많은 상황에서 어떻게 진화는 제대로 작동하는, 특히 기존의 답보다 더 나은 답을 찾아내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과학 작가 필립 볼은 흥미진진하게 그려냈습니다.
그리고 이달 초 소개한 뉴욕타임스에 실린 글을 소개한 문어와 노화의 비밀은 왜 고도로 뛰어난 지능을 가진 문어가 겨우 1-2년 밖에 살지 못하는지에 대해 답하면서 진화론의 노화에 대한 설명 역시 이야기합니다. 인간의 자연적 수명 한계가 115세라는 올해 하반기의 뉴스도 있었지요.
인간이 진화를 통해 자연이 만든 결과물이라면, 인공지능은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2016년은 인공지능의 해로 기억될 듯 합니다. 올 2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에서는 앞으로 30년 동안 인류의 절반 이상이 인공지능에 의해 직업을 잃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 발표되었습니다. 물론 기가옴의 창업자이며 투자자이기도 한 옴 말릭은 뉴요커에 실은 칼럼을 통해 아직은 이러한 주장에 너무 휘둘릴 필요가 없다고 쓰기도 했습니다.
11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는 인공지능을 경제학으로 설명한 글이 실렸습니다. 곧, 인공지능은 예측 기술이며, 인공지능이 일반화 된다는 것은 예측 기술이 저렴해짐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특정 기술이 저렴해 질 경우 다음의 두 가지 현상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바로, 예측 기술을 사용하지 않던 분야에도 이를 사용하게 된다는 것, 그리고 예측 기술의 보완재의 가치가 상승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의 윤리 문제가 있습니다. 주인을 실은 자율주행자동차가 트럭과 부딪혀 주인에게 해를 끼치게 할 것인가, 혹은 도로로 돌진해 주인을 살리고 더 많은 보행자에게 해를 끼치게 만들것인가로 대표되는 이 윤리 문제는 결국 인간의 개입이 필요한 문제입니다. MIT 미디어랩의 책임자인 조이 이토는 자신의 블로그에 대중의 의견을 인공지능이 학습하게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하자는, 곧 사회보편적인 윤리의 개념을 배우게 하자는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지상에서의 이런 골머리 썩이는 문제를 일순간에 하찮은 문제로 만들어버리는 주제가 있습니다. 바로 태양과 같은 별이 수십 억의 다시 수십 억 배 만큼 존재하는 우주에 대한 이야기들입니다. 40년 전 발사되어, 인류가 쏘아 올린 물체 중 가장 멀리 가 있는 보이저 호를 지난 40년간 관리하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44년 째 보이저 호를 관리하고 있는 한 관리자는 말합니다. “수십년 동안 우리는 보이저 호를 위해 일했어요. 이건 마치 누군가와 결혼한 것과 비슷한 일이에요. 안젤리나 졸리와 데이트 하는 것도 멋진 일이지만, 그 때문에 44년 동안 같이 지낸 아내와 손자를 버릴 수 있을까요? 아닐겁니다.”
한 때 태양계의 가장 바깥 행성이었던 명왕성은 이제 더 이상 행성이 아니지요. 여기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개념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생명인 과학에서, 그것도 행성처럼 커다란 대상을 다룰 때 사람들의 합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나요? 가디언에 실린 기사는 두 라이벌 과학자의 이야기가 이 논란 속에 숨어있음을 말해줍니다. 우주에도 다툼은 있나 봅니다.
좀 더 흥미로운 문제도 있습니다. 바로 음모론의 오랜 주제였던 외계인입니다. 물론 아직 증거는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최근 발견들은 외계인이 존재할 확률이 과거보다 더 높다는 사실을 알려 줍니다. 올해 6월, 뉴욕타임스에 한 천문학자가 이런 내용과 함께 외계인이 존재했을 것이라는 주장을 쓰자 마자 바로 다음 주, 아틀란틱에는 그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반박이 실렸습니다. 물론 과학은 발전하고 언젠가는 좀 더 그럴듯한 이론과 증거가 어느 한 쪽 편의 손을 조금씩 더 높이 들어줄 것입니다.
한편 올해 2월, 스켑틱에 실린 글은 다른 이유로 흥미롭습니다. 그레이트 ET 패러독스라는 제목의 이 글에서 패러독스는 바로 우주 규모에서 관찰자와 관찰대상 사이에 놓여진 비대칭성을 의미합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우리의 관측 장비가 고도로 발달해 1,000 광년 떨어진 별에서 외계 문명의 특징을 발견한다 하더라도, 그 외계 문명이 지구를 관측했을 때 보는 것은 1,000년 전의 지구이며, 오늘날 우리가 우주로 쏘아 보내는 온갖 전파를 그들이 관측하게되기까지는 1,000년이 걸린다는 이야기입니다.
진화와 인공지능, 우주 외에도 다양한 주제의 글을 소개했습니다. 올해 심리학 실험들의 재연 문제는 과학의 본질에 관한 질문과 함께 계속 뉴스를 장식했습니다. 뉴스페퍼민트 역시 의지력의 고갈 실험과 억지 웃음도 기분을 좋게 만든다는 실험에 제기된 재연 실패 주장을 다루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가벼운 성관계의 유행을 다룬 뉴요커의 기사와 블록체인에 대한 소개기사, 도시전설을 깨는 것처럼 속이는 초도시전설 기사 등이 있었습니다.
아, 꼭 추천하고 싶은 기사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글 잘쓰는 의사’의 선두에 서 있는 아툴 가완디가 칼텍에서 행한 축사로 바로 과학적 태도란 무엇인가를 다룬 글입니다. May the science be with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