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 캐주얼 섹스: 모두가 하고 있습니다(1/2)
2016년 7월 6일  |  By:   |  과학  |  No Comment

자나 브란갈로바는 곤란한 상황에 봉착했습니다. 어느 바람 부는 이른 봄날, 자신이 심리학 외래교수로 재직중인 뉴욕대 근처의 작은 커피숍에서 그녀는 우리가 만나 대화하기로 한 주제인 자신의 웹사이트에 접속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의 노트북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바로 그 사이트가 접근금지 처분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굵은 테 안경을 쓰고 다양한 표정을 잘 짓는 서른 네살의 브란갈로바는 지난 십 년을 인간의 성에 대해 연구해 왔습니다. 그녀가 연구한 분야는 바로 정해진 상대방 이외의 사람과 나누게 되는 성적 관계입니다. 그녀가 2014년 만든 웹사이트인 casualsexproject.com 은 알음알음으로 커졌지만 이제 인터넷 검색과 이를 소개하는 기사 및 SNS 를 통해 하루 5천명이 방문하는 사이트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남녀 골고루 2,200 개의 글이 올라왔고 그 내용은 성인물 필터에 걸릴만한 내용들입니다. 이 웹사이트는 원나잇 스탠드와 다른 비전통적인 성행위를 공개적으로 토론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 가벼운 성관계를 가지게 되는 것일가요? 사람들은 정말 이를 즐기는 것일까요? 가벼운 섹스는 정말 우리에게 이득을 줄까요? 아니면 우리에게 해를 끼칠까요?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우리’란 도대체 어떤 이들일까요?

한 조사는 대학생의 거의 80%가 애인이 아닌 사람과 성관계를 가진 적이 있음을 보였습니다. 이 숫자는 점점 무너져가는 사회적 규범의 한 모습으로, 술로 가득찬 파티 문화의 결과로, 또는 남성중심적 대학 문화가 가진 잠재적 폭력성의 상징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런 캐주얼 섹스를 비판하는 이들은 이것이 “유행병”이며 사회 전체에 퍼져나갈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들은 하룻밤 문화가 여성의 가치를 낮추며 안정적이고 충만한 관계를 이루는 능력을 망친다고 말합니다.

이런 경고는 처음이 아닙니다. 1957년 작가 노라 존슨은 대학가에 만연한 자유로운 성생활에 불만을 표하며 “아무하고나 자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감정적으로, 육체적으로, 그리고 도덕적으로도”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 이후, 사회는 적어도 겉으로는 더 진보적으로 변해왔지만, 캐주얼 섹스에 대한 비판은 점점 더 거세어졌습니다. 지난 해 인류학자 피터 우드는 보수적인 잡지 위클리 스탠다드에 기고한 글에서 캐주얼 섹스의 유행을 “인간 본성에 대한 공격”이라 부르며 가장 의미없어 보이는 성행위 조차도 심각한 힘의 불균형을 가져온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이들은 가벼운 성관계의 유행을 사회적 진보의 신호로 받아들였습니다. 인기를 끌었던 2012년 애틀랜틱 기사 “소년 애인들(Boys on the Side)”에서 한나 로진은 여성들에게 자신의 필요와 경력을 위해 심각한 연애를 피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물론 로진은 캐주얼 섹스가 인생의 탐색과 여성주의적 사고의 도구라고 믿었음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최종적 목표는 될 수 없다고 결론내린듯 합니다. “남성에게나 여성에게나, 결국 남는 것은 보다 깊은 인간관계를 가지고자 하는 욕망이다”라고 그녀는 썼습니다.

브란갈로바가 캐주얼 섹스 프로젝트(Casual Sex Project)를 시작한 것은 가벼운 성관계에 대해 흔히 말해지는 이야기들이 너무 천편일률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캐주얼 섹스에 대한 논의에는 전혀 다양성이라곤 없었고, 그 점이 나를 답답하게 했죠.” 브란갈로바는 카페에서 내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캐주얼 섹스는 대학생들이나 하는 것으로 묘사되었죠. 그리고 항상 부정적인 시각으로 묘사됩니다. 마치 여성에게 해를 끼치는 무엇으로요.“

브란갈로바는 학부시절 이미 이렇게 사회의 숨겨진 영역을 바깥으로 드러낸 경험이 있습니다. 마케도니아에서 성의 심리학을 배우던 학부생 시절, 그녀는 문화적 금기에 도전하는 일에 끌렸고 졸업 논문으로 레즈비안과 게이의 성행동이 어떻게 변해가는지에 대해 썼습니다. 2000년대 후반에는 코넬대의 발달심리학 프로그램에서 캐주얼 섹스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660명의 신입생을 1년 동안 추적하며 다양한 종류의 가벼운 성적 행동을 경험하는 것이 우울, 불안, 만족, 자기존중 등의 정신 건강을 나타내는 지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았습니다. 다른 연구에서는 800명 이상의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캐주얼 섹스를 경험한 이들이 자신이 피해자가 된 기분을 느꼈는지, 그리고 이 경험때문에 사회적으로 고립되는지를 조사했습니다. (첫 번째 질문의 답은 ‘그렇다’ 였고 두 번째 질문의 답은 ‘그렇지 않다’ 였습니다.) 이 연구들은 학계의 충분한 관심을 끌었고 브란갈로바는 뉴욕대학에서 비전통적인 성행동이 이를 경험한 개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계속 연구할 수 있는 자리를 제안받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갈수록 브란갈로바는 자신의 지식과 실제 현장 사이에 어떤 간극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캐주얼 섹스는 심리학에서 여러 연구의 주제였지만 그녀의 팀이나 다른 이들의 연구에서 그 대상이 된 이들은 대부분 대학생들이었습니다. (이는 심리학 연구에 늘 존재하는 문제입니다. 대학생들은 연구의 대상으로 편리한 이들이기 때문입니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들도 있었지만 모든 연령대에 걸쳐있는 엄밀한 데이터는 드물었습니다. 전국에서 표집된 14세에서 49세 사이, 6천여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한 미국에서 가장 대규모로 행해진 성 행동에 대한 조사 조차도 그들의 성관계중 어느 만큼이 “가벼운” 것인지는 묻지 않았습니다.


성에대한 연구는 처음부터 사회적 압력이라는 제한을 가지고 시작되었습니다. 이 분야의 선구자인 알프레드 킨제이는 수십 년 동안 사람들에게 그들의 성생활을 물었습니다. 그의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지만, 그는 객관적인 관점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마치 그보다 앞서 이 분야를 연구했던 프로이트처럼 그 역시 억압된 성욕이 다른 사회적 행동의 원인이 된다고 믿었으며 제대로 된 표집대상을 가지지 못했을 때 조차도 자신의 관점이 옳다는 결론을 내리곤 했습니다. 그 역시 죄수들이나 자원자와 같이 자신의 성 경험을 쉽게 밝힐 수 있는 사람들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50년대 들어 윌리암 마스터스와 버지니아 존슨은 한 걸음 더 나갔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의 성 습관을 공개적으로 물었고, 심지어 실제 성행위 중인 이들을 관찰하기도 했습니다. 그들이 가진 데이터에도 사람들은 의문을 가졌습니다. 과연 실험실에서 성행위를 하겠다고 자원한 사람으로부터 나온 결과가 평범한 미국인에 대해 무엇을 말해줄 수 있을까 하는 것이지요. 또한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마스터스와 존슨이 동성애를 치료할 방법을 찾고 있었고 이런 그들이 가진 편견이 그들의 연구결과를 편향되게 만들기 쉬웠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가벼운 성관계에 대한 연구결과에서 당신이 대학생이 아닌 이들의 숫자에 관심을 가진다면, 당신이 찾아야 할 연구는 대학이 아닌 곳에서 이루어진 연구일 것입니다. 오케이큐피드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10.3% 에서 15.5% 에 이르는 사용자들이 배우자가 아닌 다른 이와 관계를 찾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2014년 가디언이 주관한 영국 성연구에서 응답자 중 거의 절반(남자 중 55%, 여자 중 43%)이 원나잇 스탠드를 가져보았다고 답했으며, 동성애자들은 66%로 이성애자의 48%에 비해 그 비율이 더 높았습니다. 또한 응답자 다섯 명 중 한 명은 이름을 모르는 상대방과 잔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캐주얼 섹스 프로젝트를 통해 브란갈로바는 언젠가 학계에 발표할 데이터가 될 수 있는 사용자 층을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그저 사람들로 하여금 자유롭게 글을 올리도록 만들었습니다. 웹사이트를 방문하게 하고, 질문에 답하게 하고, 댓글을 남기게 합니다. 코넬에서 브란갈로바를 지도한 리치 사빈-윌리암스는 내게 “개인이 정직하고 신중한 답을 하게 만드는 객관적인 방법으로 전통적인 개념과 연구방식에 도전하는” 브란갈로바의 태도에 특별히 감명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브란갈로바가 만든 사이트는 아마 전 세계에서 가벼운 성관계에 관한 정보를 가장 많이 보유한 사이트일 겁니다. 물론 이 분야에 경쟁자가 많은 것도 아닙니다. 이 사이트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은 이들은 십대에서 은퇴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가장 나이많은 이는 70대 입니다) 도시인과 교외 거주자가 모두 있으며, 대학원 수준의 교육을 받은 전문가들이 1/4을 차지하고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이들이 다른 1/4을 차지합니다. 대부분은 특별한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1/3보다 조금 못 되는 수의 사람들은 자신이 “어느 정도” 종교적이라고 답했습니다. 다수가 백인이지만 흑인, 라티노, 그리고 다른 인종 혹은 민족들이 있습니다. 초기에는 글을 쓰는 이들의 60%가 여성이었지만 이제 70%가 남성입니다. (이 사실은 상식과 들어맞습니다. 보통 남자들이 자신의 성경험에 대해 여성보다 더 자랑하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인구지정학적 특성, 감정, 성격, 사회성, 음주 습관과 같은 행동 양식 등의 자신에 대한 정보와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습니다. 자료는 드롭-다운 메뉴와 정해진 등급을 매기는 방식으로 표준화되어 수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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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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