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하다는 것이 우리 정신에 미치는 영향
2013년 9월 24일  |  By:   |  Economy / Business  |  4 Comments

살을 빼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는 것은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것 뿐만 아니라 정신적 능력도 줄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다이어트를 하는 것은 당신을 멍청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왜 다이어트가 사고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가난이 개인에게 어떤 역경을 가져오는지와 같은 다른 종류의 경험을 더 잘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늦은 오후에 열리는 회의에 참여한다고 가정해 보세요. 어떤 사람이 쿠키를 가져와서 내가 앉은 테이블의 반대쪽에 그 쿠키를 놓았다고 합시다. 10분이 지난 뒤 당신은 회의 내용 중 절반만 이해했다는 것을 깨닫게 될거에요. 왜 그럴까요? 당신 정신의 반쪽은 쿠키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내가 하나 먹어도 될까? 어제 운동했으니까 나는 먹을 자격이 있어. 아니야, 안 먹어도 괜찮아.” 저 테이블 너머에 있는 쿠키는 당신 허리 둘레에 위협을 가할 수도 있지만 당신의 정신 상태에 위협을 가할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일은 쿠키가 눈 앞에 없어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습니다. 심리학자들은 다이어트를 시도하고 있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훨씬 높은 비율로 음식에 대한 끊임없는 갈구를 보인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음식에 대한 끊임없는 상상과 갈구는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유일한 원인이 아닙니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트레이드오프(tradeoffs) 상황에 직면합니다: “내가 쿠키를 먹었으니까 저녁때 애피타이저는 안 먹어야겠지? 하지만 그 레스토랑의 애피타이저는 진짜 맛있는데 어떡하지?”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은 또 끊임없이 칼로리를 계산합니다. 이 모든 생각이 뇌를 꽉 막히게 합니다. 심리학자들은 이렇게 뇌가 꽉 막힌 상태가 논리력이나 공간 지각력, 자기 통제, 문제 해결 능력, 그리고 몰입도와 새로운 정보를 받아 들이는 능력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측정했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다이어트 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이러한 능력에서 낮은 점수를 보였습니다. 다이어트는 우리를 배고픈 상태로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의 심리적, 정신적 상태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다이어트를 통해 살펴본 이 통찰력은 우리가 뭔가 부족한 상태- 돈이 부족하거나 시간이 부족하거나-에서 무언가를 하려고 할 때 어떤 결과에 도달하게 되는지를 알려줍니다. 쿠키 하나가 다이어트 상태에 있는 사람의 정신을 흐트러 놓듯이 다가오는 마감일은 바쁜 사람의 마음을 더 조급하게 하고 월세를 내야 하는 기간이 다가오는 것 자체가 가난한 사람의 마음속 평화를 해칩니다. 저(=Sendhil Mullainathan 하버드 경제학과 교수)와 프린스턴의 Eldar Shafir 교수는 최근 펴낸 책 “Scarcity: Why Having Too Little Means So Much”에서 부족하게 소유했다는 것에서 오는 심리가 사람들의 행동과 정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양한 예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빈곤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지난 달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페이퍼에서 우리는 정치적 입장이 가미된 빈곤에 관한 주장의 오류를 지적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이 가난한 이유는 덜 똑똑하게 태어났기 때문에 잘못된 선택을 할 확률이 높고 그에 따라서 빈곤한 상태에 머물게 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우리 논문은 다른 시각을 제공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문제는 가난한 사람들 그 자체가 아니라 가난이라는 환경 자체가 부과하는 정신적 고충이라는 것입니다.

우리 연구 중 하나는 인도의 사탕 수수 농장의 농부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시즌에 따라서 가난하다고 느끼기도 하고 부자라고 느끼기도 합니다. 그들은 일년에 학번 수확 시기에 돈을 받습니다. 작물이 팔린 직후에 그들은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돈은 금방 없어지고 그 다음번 수확기까지 빈곤한 상태로 지냅니다. 가난한 농부와 부유한 농부를 비교하기보다 우리는 사탕 수수 농장의 농부 개개인을 시즌에 따라 비교했습니다. 이러한 비교는 의미가 깊은데 그 이유는 심리적 테스트에서 드러나는 차이가 단순히 문화와 같은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수확 한 달 전과 한달 후의 농부들의 정신적 기능상태를 비교했습니다. 차이는 컸습니다. 수확 시기 이전 IQ는 수확 이후 IQ 보다 9~10% 낮았습니다. 이 결과는 우리가 다른 종류의 부족함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긍정적인 교훈을 던져줍니다. 미국 정부는 저소득층 학생들이 대학에 다닐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합니다. 하지만 이 재정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10장 짜리 빼곡한 지원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이 지원서를 작성하는 건 어느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 복잡하고 긴 지원서를 한 장으로 간소화 한다면 이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것입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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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dhil Mullainathan 교수 워싱턴포스트지 인터뷰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