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안의 북한, 총련의 미래는?

김일성, 김정일 부자 초상화가 걸린 교실에서 수업을 받던 치마저고리 교복 차림의 여학생들이 방과 후에는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일본의 거리 풍경 속으로 녹아들어가는 장면을 연출하는 곳. 일본 내 70여 곳에 이르는 총련(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계 조선 학교의 풍경입니다. 일제 시대 때 일본에 자발적으로, 또는 강제로 끌려온 약 70만 조선인들은 해방 이후 20여년 간을 일본에서 무국적자로 살아야 했습니다. 1965년 일본과 한국이 수교를 맺자 일부는 한국 국적을 택했지만, 그러지 않은 사람들은 계속해서 지도 상에는 없는 나라 ‘조선’ 사람으로 살아갑니다. 그리고 이승만 정권이 일본내 민족 학교에 대한 지원을 거절한 반면 김일성은 민족 학교에 적극적인 지원을 했습니다. 반공우파들이 모여 만든 한인단체에 뿌리를 둔 민단의 민족학교는 거의 남아있지 않지만, 총련계 민족학교는 지금껏 어렵사리 명맥을 이어온 이유이기도 합니다.

역사의 산물인 이들 학교는 이념에 기반을 두기보다는 고국에 대한 애착에 근거를 둔 기관이었습니다. 그러나 일제의 강제 노역과 한국전쟁을 일으킨 미국의 괴뢰정권(한국)의 역사를 가르쳐 온 민족학교를 일본 내부에서는 오래 전부터 내부의 적으로 정의하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7-80년대 북한 정부가 일본인들을 납치해갔을 때 총련이 연루되었다는 의혹도 여론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총련계 학교에 일본 정부의 지원이 끊긴 것은 2년 전의 일입니다. 도쿄시를 필두로 지방정부의 학교 지원책도 끊기는 중입니다. 최근 더욱 나빠진 북일관계 속에, 총련은 도쿄에 위치한 본부 건물도 부채 문제로 빼앗길 위기에 처했습니다. 외부의 문제가 전부는 아닙니다. 많은 조선계 주민들이 일본 국적을 택하고 있어 총련계 학교의 재학생 수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자신들을 불신하는 사회에서 자란 총련계 학생들은 종종 정체성의 혼란을 겪습니다. 미국 아이오와대학 인류학과의 소냐 량(Sonia Ryang) 교수는 많은 총련계 학생들이 북한 정권을 싫어하면서도 부모에 대한 공경심이나 뿌리에 대한 애정 때문에 총련을 떠나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총련의 미래에 대해서는 비관적입니다. 총련을 지금 상태로 그냥 놓아두면, 3년 안에 사라질 조직이라는 것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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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왜 영어에 스며들지 못할까?

뎡샤오핑 전 중국 주석이 개혁개방을 시작한 지 3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경제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눈부신 속도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여러 나라와도 폭넓은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급부상한 중국의 위상에 비추어보면 중국말, 중국어의 약진은 생각만큼 돋보이지 않습니다. 굉장히 개방적인 언어에 속하는 영어에 중국어에서 빌려온 외래어가 손에 꼽을 만큼 적기 때문입니다.

중국어를 어원으로 하지만 영어 단어로 굳어진 어휘가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 쿵푸(kung fu)나 태극권을 뜻하는 타이치(tai chi), 풍수지리를 뜻하는 펑슈이(feng shui) 등은 영어사전에도 나오는 단어입니다. 굽신거리다는 뜻의 Kowtow, 지나치게 열정적이라는 뜻의 gung ho, 상대를 겁박하여 강제로 무언가를 시킨다는 뜻의 to shanghai와 같은 단어들은 20세기 초에 표준 중국말인 만다린 대신 광둥어에서 건너온 단어입니다. 중국식 청경채인 복초이(bok choy), 중국식 볶음면인 초우멘(chow mein)도 미국 사람들이 무슨 말인지 알고 있는 명사입니다. 하지만 지금 예로 든 몇 가지 단어를 빼면 여전히 중국어와 영어의 거리는 멀기만 합니다. 중국 사회와 문화를 이해하는 키워드 중 하나로 꼽히는 关系(guanxi, 관시, 주로 사람간의 관계를 뜻하는 말)는 영어로 guanxi라 써놓으면 대부분의 미국인, 영국인이 이해하지 못하는, 엄연한 외국어입니다.

영어와 발음체계나 알파벳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설명은 근거가 빈약합니다. 영어는 러시아어, 아랍어, 고대 유대어 등 전혀 다른 구조의 언어로부터도 동사, 명사, 감탄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단어와 어휘를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스시(sushi, 초밥)처럼 확연한 대상을 지칭하는 외래어가 있는가 하면, 남의 불행을 고소하게 여긴다는 추상적인 뜻의 schadenfreude는 독일어에서 건너온 말입니다.

아직 중국과 미국, 서구가 교류한 시간이 충분히 길지 않다는 설명이 가장 타당해 보입니다. 20세기 일본도 세계대전을 매개로 국제사회에 등장한 뒤 경제성장을 계속하며 무역대국, 문화 강국이 되어 적잖은 일본어를 영어사전에 등재시키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미국, 영국, 호주를 비롯한 영어권 국가와 중국의 교류가 계속해서 늘어난다면, 20년 정도 후에 중국어와 영어의 거리는 지금은 상상도 못할 정도로 가까워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Economist Language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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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제작컨텐츠(UCC), 등급 심의도 제작자의 손으로?

영국 영상물 등급위원회(British Board of Film Classification, BBFC)가 네덜란드, 이탈리아의 영상물 심의 기관과 함께 쏟아지고 있는 UCC(사용자 제작 컨텐츠)에 등급을 매길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고안해 냈습니다. 간단한 질문지를 통해 제작자들이 직접 자신의 영상물에 등급을 매기도록 하는 일종의 DIY 방식입니다. 이 시스템은 한 해 1만 건 이상의 영상에 등급을 매기고 있는 BBFC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되, 영국의 현행 6등급을 빨강, 노랑, 파랑의 3등급으로 단순화시킨, 이른바 신호등 모델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질문지는 “영상물에 X, Y, Z가 나오는가?” , “나온다면 그 장면의 길이는 몇 초인가?” 와 같이 가치 판단을 배제한 단순한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나라마다 영상물 속 욕설, 누드 등에 대한 등급 기준이 조금씩 다른만큼, 질문지는 동일하게 구성하되 그 결과는 각 국의 영상물 등급 기준에 따라 해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대형 검색 사이트나 동영상 공유 사이트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될 예정인 만큼, 매겨진 등급을 어떤 식으로 노출시킬지는 각 사이트의 자율에 맡길 예정입니다. 참여 사이트들은  사이트 이용객들에게 등급제 운영 상황에 대한 코멘트를 받을 수도 있고, 규정대로 등급이 매겨지지 않은 영상물을 사이트 이용객들이 직접 당국에 신고할 수도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올 여름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갑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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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전면에 나서서 유럽을 이끌어야 할 때

유럽 전역이 재정위기를 겪어온 지난 5년 동안 메르켈 총리와 독일은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했습니다. 남유럽 국가들의 긴축정책을 진두지휘하고 EU의 정책 전반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건 그만한 경제력과 정치력을 갖췄기 때문입니다. 영국은 여전히 EU 회원국 지위 여부를 놓고도 국민적 합의를 못 이룬 상태이고 프랑스의 경제가 갈팡질팡하는 사이 독일은 명실상부한 리더 자격을 갖췄습니다. 하지만 9월 총선을 앞두고 메르켈 총리를 비롯한 독일 정치권은 여전히 유럽의 리더로 나서는 데 주저하고 있습니다. 유로존의 GDP가 정체되고, 실업률은 여전히 12%로 높은데도 독일이 적극적으로 위기를 타개하려 나서지 못하는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과거 유럽은 물론 전 세계를 상대로 두 차례나 전쟁을 일으켰던 전력 탓입니다. 독일 사람들은 경제적으로는 번창하되 정치적으로는 목소리를 크게 내지 않는 ‘큰 스위스’ 버전의 국가를 이상적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로존에서 가장 큰 채권국인 독일은 유로존이 무너지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만큼 이미 독일은 유로존과 공동운명체가 됐습니다. 유럽연합의 경제를 제대로 관리하고 운영하려면 독일이 적극적인 정치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둘째는 유로존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이 남유럽 국민들의 게으름이었다는 독일인들의 뿌리깊은 편견입니다. 이는 남유럽 국가들의 생산성이 독일만큼 높고, 재무구조가 독일처럼 건전했다면 위기가 오지 않았을 거라는 믿음이기도 한데, 지난 10년간 이탈리아의 임금이 21% 오르는 사이 독일의 임금은 5%밖에 오르지 않은 사실 등을 감안하면 아주 잘못된 생각은 아닙니다. 하지만 10년 전 독일이 EU의 재정기준을 어겨가면서까지 구조조정을 할 때는 값싼 유로화 덕분에 수출을 확대하는 게 쉬웠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남유럽 국가들이 여유롭게 돈을 쓸 수 있던 것도 독일 은행들이 계속해서 대출을 해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독일 경제는 분명 튼튼하지만 앞으로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유럽에서 가장 늙은 나라 중 하나인 독일의 노동인구는 10년안에 650만 명 줄어들 전망입니다. 유럽 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가야 독일도 그 안에서 번영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처럼 전면에 나서지 않고 무대 뒤에서 치밀하게 유럽 경제를 운용하는 것이 더 나을 거라는 전략적 판단도 한 몫 하고 있습니다. 독일이 전면에 나서면 남유럽 국가들의 모럴해저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죠. 하지만 유로화 자체의 생사가 달린 상황인 만큼 가장 중요한 나라가 전면에 나서서 위기를 헤쳐나가야 할 때입니다.

유로존의 가장 큰 채권국으로서 독일은 각 나라에 무리한 긴축정책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돈을 벌어 빚을 갚을 수 있도록 경제를 다시 살리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합니다. 단일 통화 유로화를 제대로 운용하기 위한 유럽의 금융당국을 세우는 일도 독일이 앞장서서 해야 하는 우선과제 중 하나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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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자백을 이끌어낸 베테랑 형사, 비결은 날조된 진술서?

26년간 활약하다 지난 1999년 은퇴한 미국 뉴욕의 강력반 형사가 여러 사건의 자백 내용을 날조하거나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61세의 루이스 스카셀라(Louis Scarcella)가 현역 시절 수사한 최소 4개 이상의 사건에서 유죄를 인정하고 벌을 받은 범인들이 ”당신 말이 맞습니다(You got it right)”와 “내가 거기 있었습니다(I was there)”라는 말로 자백을 시작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스카셀라는 용의자들에게 자백을 잘 받아내는 것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이제는 그가 참여했던 모든 사건들이 재조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1995년 스카셀라가 맡았던 사건에서 살인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고 아직도 수감 중인 한 남성은 수사 당시 형사가 폭력을 쓰며 형사가 작성해놓은 진술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사건에서 이 남성에게는 알리바이가 있었고 현장 목격자가 이 남성을 알아보지도 못했기 때문에, 유죄 판결에는 자백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바 있습니다. 자백 관련 전문가인 한 로스쿨 교수는 각각 다른 사건의 용의자들이 똑같은 말로 자백을 시작했을 가능성이 낮다며, 진술서들이 정해진 양식에 따라 작성된 문서처럼 보일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스카셀라는 인터뷰에서 평생 자백을 날조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지역 검찰이 스카셀라가 맡았던 사건들을 조사하고 있으며, 그는 용의자 심문 시의 규정을 위반한 혐의 뿐 아니라 마약 중독 성매매 여성 한 명을 서로 상관없는 여러 사건의 목격자로 법정에 세웠다는 의심도 함께 받고 있습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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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가로(Roland-Garros) 테니스 경기장 확장을 둘러싼 논쟁들

프렌치 오픈(롤랑가로, Roland-Garros)은 세계 4대 메이저 테니스대회 가운데 하나입니다. 지난주 라파엘 나달, 세레나 윌리엄스의 우승과 함께 올해 롤랑가로가 막을 내렸죠. 대회는 예년처럼 성황리에 막을 내렸지만, 어쩌면 몇 년 뒤부터는 다른 경기장에서 대회가 치러질 수도 있습니다. 프랑스 테니스협회(French Tennis Federation)가 경기장 확장계획을 제출하고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롤랑가로의 경기장 부지와 시설은 4대 메이저 대회 경기장들 가운데 가장 좁고 낡았습니다. 호주 멜버른과 윔블던의 경기장은 메인 코트에 비를 피할 수 있는 (반)개폐식 돔을 설치했고, US오픈이 열리는 뉴욕 플러싱의 아서 애쉬 경기장(Arthur Ashe stadium)은 세계에서 가장 큰 테니스 경기장입니다. 파리 16구의 아름다운 볼로냐 숲(Bois de Boulogne) 끝자락에 위치한 롤랑가로 경기장은 1928년 지어졌습니다. 몇 차례 개보수를 거치긴 했어도 비를 피할 수 있는 지붕도 없는데다 시설도 낡았습니다. 지난해 남자단식 결승전은 자꾸 내리는 비 때문에 중단과 재개를 거듭한 끝에 이틀에 걸쳐 치러지기도 했습니다.

협회는 최신식 시설을 갖춘 더 큰 경기장을 짓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경기장과 부대시설을 위해 파리의 허파와도 같은 숲을 더는 훼손할 수 없다는 환경 보호론자들부터 근처에 사는 부유층들, 스포츠 팬들, 나아가 파리시민들까지 얽히고 섥힌 첨예한 찬반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파리시가 경기장 신축계획을 승인하지 않자 심사가 뒤틀린 협회가 아예 대회 장소를 근처 베르사유나 다른 곳으로 옮겨버리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습니다. 결국 협회는 3억 4천만 유로(5천억 원)를 들여 현재의 경기장 부지 면적을 약 12만 8천m늘려 코트를 늘리고 개폐식 지붕도 설치하는 방안을 새로 냈고, 새 계획은 사회당의 들라노에(Bertrand Delanoë) 파리시장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법원이 비용이 너무 높다며 건축계획에 허가를 내주지 않았습니다. 2012년 올림픽 개최지를 런던에 빼앗겨 자존심이 상했던 파리시민들과 들라노에 시장, 반대로 스포츠 산업을 빙자한 토건 경제보다는 숲이 주는 가치가 소중하다고 주장하는 녹색당을 비롯한 보호론자들의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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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장식용품 세트에서 발견된 구조 요청 편지의 정체

“선생님께서 이 물건을 구입하셨다면, 이 편지를 국제 인권 단체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중국 공산당 정부 아래 탄압받고 있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그 은혜를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미국에서 판매된 할로윈 장식용품 세트 안에서 이와 같은 문장으로 시작되는 편지가 발견된 것은 2012년의 일입니다. 오레곤 주의 한 여성이 케이마트(Kmart)에서 구입한 장식용품 안에 중국 노동교화소의 현실을 폭로한 편지가 숨겨져 있었던 것입니다. 이 편지는 즉시 전 세계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편지의 주인공이 나타난 것은 최근의 일입니다. 베이징 출신의 47세 파륜궁 신자인 이 남성은 지난주 인터뷰를 통해 마산자 노동교화소에서 수감 중 2년 여에 걸쳐 총 20통의 편지를 썼으며, 서구로 전해지기를 희망해 영어가 쓰여 있는 상품 안에 편지를 숨겨 넣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각종 가혹행위와, 고문, 강제 노동으로 점철된 교화소의 실상을 폭로하면서, 종이와 펜을 구할 길이 없어 교화소 사무실에서 훔쳤다고 고백했습니다. 그의 영어 작문 실력과 필적은 편지와 일치하며, 그가 수감생활을 했던 기간에 같은 교화소에서 할로윈 장식 용품을 만들었다는 다른 수감자들의 증언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의 노동교화소는 “노동을 통한 재교육”이라는 명목 아래 각종 잡범과 종교 사범, 반정부 사범들을 재판 없이 최고 4년까지 가둘 수 있는 수상한 시설입니다. 이 곳의 참상이 알려지면서 중국 내에서도 드물게 공개적인 토론이 벌어지고 있지만, 단 시간 내에 이를 완전히 철폐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중국 전문가는 노동교화소라는 제도에 노동력 착취로 얻는 이득과 조기 석방 등을 구실로 오가는 뇌물 등 강력한 경제적 인센티브가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수감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교화소 내에서는 경찰 제복, 한국 수출용 크리스마스 장식, “메이드인이태리” 상표가 붙어있는 오리털 원단 등 다양한 물건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케이마트 측에서는 강제노동으로 만들어진 물건을 구입하는 일은 없다면서도, 편지가 나온 29.99달러짜리 할로윈 장식 용품 세트가 중국 어느 공장에서 만들어졌는지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해당 교화소 측도 인터뷰 요청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기자가 현장을 방문했을 때도 교화소 출입문을 지키고 선 경비원들은 입을 굳게 다물었습니다. 경비원 한 사람이 “여기에 수감자는 없습니다. 다 학생들입니다.”라며 기자의 질문을 고쳐준 것이 전부였습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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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선 앞두고 외신에 대대적인 재갈 물려

이란 대선 1차투표가 내일(14일) 치러집니다. 투표를 앞두고 선거열기는 고조되고 있지만, 정확한 실상을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 기자회(Reporters Without Borders)는 이란 정부가 외신 대부분의 취재비자 발급을 거절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일주일 짜리 단기 비자를 발급받더라도 취재 대상과 인터뷰 내용 등을 이슬람문화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가 철저히 감시하는 통에 자유로운 취재는 꿈도 꿀 수 없습니다. 이란 정부는 특히 관계가 껄끄러운 영국 언론들에 대체로 비자를 내주지 않았는데, 일간지 가디언과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는 BBC 페르시아 채널 모두 테헤란에 기자를 보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취재비자를 받은 뉴욕타임즈와 워싱턴포스트, 파이낸셜타임즈 등 유수 언론의 기자들도 야당 관계자는 물론 정부에 비판적인 유권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데 있어 심각한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앞서 이란의 최고 통치기구인 헌법수호위원회는 “이슬람의 가치에 얼마나 부합하느냐”는 자의적인 기준에 따라 대선 후보등록을 신청한 700여 명 가운데 8명을 추려냈고, 이 가운데 그나마 개혁적이라고 평가 받던 후보가 사퇴하며 결국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충실한 꼭두각시를 뽑기 위한 경쟁이 되고 말 것이라는 비판이 외신에서 나왔습니다. 이란 정부관계자들은 시온주의자들이 스파이를 심어 이란의 주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인식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소수언론에 대한 위협과 탄압을 계속해 왔습니다. 여러 언론 감시단체들은 이란 정부의 엄격한 통제로 가장 피해를 본 건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도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하지 못한 유권자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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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와의 전쟁은 오바마의 베트남

도대체 테러의 위협이 얼마나 커져야 정부의 정보 감시활동이 정당화 될까요? 스노우든의 폭로는 이 질문에 답하기보다, 국민들이 둘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주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고자 한 것 같습니다. 슬레이트(Slate)지의 매튜 이글레시아스(Matthew Yglesias)는 이처럼 강화된 감시와 보안이 테러를 방지하는 데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지의 스티븐 월트(Stephen Walt) 역시 9/11 이후 미국을 위협한 대규모 테러는 없었으며, 테러리스트들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한 큰 피해를 입힐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들의 주장처럼 전통적인 방식의 테러는 미국과 미국인들을 물리적으로 위협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테러는 정치적 커뮤니케이션 전략입니다. 테러의 위협은 미국인의 생명보다 미국의 정책 방향과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만일 2012년에 지하드주의자들이 미국 본토를 겨냥한 대규모 테러를 일으켰다면 오바마의 재선은 어려웠을 것입니다. 린든 존슨에게 베트남전이 그랬던 것처럼, 오바마도 테러와의 전쟁에서 이기고 있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면 국내에서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여러 의제(의료 개혁, 기후변화, 총기 규제 등)를 밀어붙일 힘을 얻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완벽한 세상에서라면 유권자들이 테러의 공포에 휘둘리지 않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유권자들의 공포를 부추기는 집단이 최소 셋은 됩니다. 첫째는 불안을 조장하여 높은 시청률을 얻고자 하는 언론입니다. 둘째는 정치인들입니다. 외부의 위협이 존재할 때 투표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어느 정도 검증된 사실이며, 테러가 실제로 발생해도 최소 한 쪽 정당은 어떤 형태로든 정치적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는 최대한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테러 형태를 구상해내는 테러 집단들입니다. 어설픈 방식으로 세 명의 사망자를 낸 보스턴 폭탄 테러의 경우에도, 장소와 행사가 가진 의미에 의해 언론의 주목을 쉽게 끌 수 있었습니다. 보스턴 폭탄 테러가 2012년에 일어났다면 오바마 재선 가도는 매우 큰 타격을 입었을 수 있습니다. 정치인들은 이와 같은 대처가 힘든 상황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감시 체계를 강화해야 할 인센티브는 충분합니다. 오바마 역시 이와 같은 이유로 국가안보국(NSA)에 강력한 권한을 주었겠지만,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인 감시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폭로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 자신이 진심으로 중시하는 국내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앞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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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1년 앞으로, 리우데자네이루의 “범죄도시” 오명 탈출기

‘정말 안전할까?’

브라질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카니발과 아름다운 해변의 도시, 동시에 축구의 성지이기도 한 리우데자네이루로 1년 뒤 월드컵 응원을 갈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떠올릴 수밖에 없는 질문입니다. 리우데자네이루 북쪽의 끝없는 빈민가 파벨라(favela)에서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총소리가 들려도 길을 가던 사람들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가던 길을 갑니다. 총과 마약, 갱들의 폭력이 일상화된, 경찰을 비롯한 공권력이 발조차 들여놓을 수 없는 곳 파벨라에 사는 인구는 150만여 명.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는 불가능해 보입니다.

브라질 정부는 월드컵 개최가 결정된 이듬해인 2008년부터 대대적인 “평화 재건책(pacification)”을 펴기 시작했습니다. 작전은 간단하지만 굉장히 대담합니다. 우선 목표로 한 빈민가 구역을 중무장 한 경찰특공대(BOPE, Batalhão de Operações Policiais Especiais)가 샅샅이 수색합니다. 헬기는 물론이고 군의 지원까지 받아가며 경찰특공대는 갱들을 몰아내고 마약과 총기를 수거한 뒤 다음 목표구역으로 이동합니다. 해당 지역에는 경찰서와 병원을 비롯한 공공시설이 들어서 질서를 구축해 나갑니다. 범죄조직들이 오랫동안 장악해 오며 주민들 사이에 사실상 완벽하게 스며들어 있기 때문에 샅샅이 수색하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애꿎은 주민들의 집이 수색을 당하는 과정에서 파괴되기 일쑤입니다. 마약거래가 실제로 활발히 일어나는 부유층 주거지 일대에서는 경찰이 헬기를 동원한 작전을 펴지 않는다는 불만도 제기됩니다.

하지만 총기사고를 비롯한 범죄율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유명한 코파카바나 해변에서는 지난해 단 한 건도 총격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불과 3년 전인 2009년만 해도 769건의 사고가 일어났던 곳입니다. 도시 전체의 살인율은 10년 새 절반으로 줄었고, 가장 큰 범죄조직인 붉은 사령부(Red Command)의 본거지로 알려진 알레망(Alemão) 구역에서는 하루 평균 총소리가 고작 일곱 번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2009년에는 매일 150번 정도 총소리를 들어야 했던 곳입니다. 경찰들에게 제대로 된 인센티브를 제공한 것도 효과를 거뒀다는 평입니다. 과거에는 경찰들이 갱들을 살해한 숫자만큼 보너슬 받았습니다. 자연히 별거 아닌 일에도 경찰과 갱들이 목숨을 내놓고 총을 겨눌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경찰들은 이제 6개월에 한 번씩 범죄율이 낮아지면 보너스를 받습니다.

평화 재건책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적잖은 이들이 2016년 올림픽까지 치르고 나면 다시 예전처럼 갱과 마약의 무법지대로 전락할 거라는 삐딱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갱들과 총격전, 마약은 일단 자취를 감춘 듯 보이지만 뒤이어 정착되어야 할 보건, 교육, 도시개발 정책의 성과가 더딘 것도 사실입니다. 리우데자네이루 시장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은 월드컵을 계기로 범죄도시라는 오명을 반드시 씻겠다고 말했습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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