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분류의 글
  • 2019년 9월 9일. “더치페이”의 의미와 기원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

    일요일 아침 친구들과의 브런치 모임, 즐거운 식사가 끝나고 웨이터가 테이블로 다가와 묻습니다. “한꺼번에 계산하시겠어요, 아니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모두가 한목소리로 외칩니다. “따로따로 계산할게요!” 각자 자기가 먹은 것을 계산하는 이른바 “더치페이”는 이제 현대인의 관행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친구들과 식사를 하고 계산서를 나누는 행위가 언제나 규범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초기 영국 사회에서는 친구를 외식에 초대하고 음식값을 내지 않는 것이 매우 이기적인 행동으로 여겨졌죠. 근대 초기의 유럽을 연구하는 시카고대학교의 역사학자 스티븐 핀커스는 1651년에 막을 더 보기

  • 2019년 8월 30일. 부모와 연을 끊을 수밖에 없던 사람들

    로라는 여느 아이처럼 부모의 사랑을 갈구했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로라네 가족은 단란한 가정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어릴 적 기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족에 관한 기억은 로라에겐 온통 어둡고 우울한 잿빛으로 남았을 뿐입니다. “엄마는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었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어요. 저를 향해 ‘널 낙태하지 않은 이유는 딱 하나밖에 없었어. 너를 뱄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았거든.’이라고 늘 말했죠.” 로라의 아빠는 로라가 아주 어릴 때 집을 나갔습니다. 로라는 아빠가 집을 나가 엄마의 삶이 더 더 보기

  • 2019년 6월 24일. “마리화나 펩시”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 이름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따다

    마리화나 펩시의 어머니는 그 이름이 딸의 앞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대는 크게 어긋나지 않았죠. 평생 특이한 이름 때문에 놀림을 당했던 46세의 여성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박사학위를 따냈습니다. 학위 논문은 당연히도 특이한 이름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백인 교실의 흑인 이름: 교사의 행동과 학생의 인식”이라는 제목의 박사 학위 논문에서 마리화나 펩시 밴다이크(Marijuana Pepsi Vandyck)는 교실 구성원들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명백한 흑인 이름”을 가진 학생들이 무시와 선입견, 학업 및 행동에 대한 낮은 더 보기

  • 2019년 5월 4일. 개와 늑대를 구별하실 수 있나요?

    * 글쓴이 카트자 페티넨은 캐나다의 마운트 로얄 대학교의 문화인류학자입니다. 캐나다 록키 산맥 근방에 살다 보면 대자연을 마주하게 될 일이 자주 생깁니다. 제가 사는 캘거리에서 한 시간만 차를 타고 나가면 핸드폰도 터지지 않고 인적을 찾기 어려운 야생 한복판에 서게 되죠. 야생에서는 당연히 수많은 야생동물을 만나게 됩니다. 그 가운데는 코요테나 늑대처럼 북미 대륙에 서식하는 수많은 갯과 동물(canid)도 있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과 같이 야생으로 나가는 일은 거의 없지만, 반대로 갯과에 속하는 또 다른 더 보기

  • 2019년 4월 22일. 공감 능력의 어두운 면

    오리건주에서 무장 시위를 이끌어 유명해진 민병대장 아몬 번디는 작년 11월 흔들린 마음을 페이스북 게시물에 담아 올렸습니다. 멕시코 국경을 넘어오는 이민자 행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이 도가 지나치지 않느냐는 지적이었죠. 모두가 범죄자는 아닐 수도 있지 않으냐, 가난한 삶에서 벗어나고자 오는 사람들도 있지 않겠냐는 내용이었습니다. 트럼프에게서 등을 돌리겠다는 선언은 아니었지만, 번디는 팔로워들에게 폭력을 피해 달아난 “아버지, 어머니, 아이들”의 입장이 되어보자고 말했습니다. 공감 능력에 기반을 둔 일종의 휴전 제안이었지만, 팔로워들은 즉각 분노의 댓글을 더 보기

  • 2019년 4월 15일. 정말 마흔살이 넘으면 행복해지는 걸까?

    “인생은 마흔부터.” 1930년대에 출간된 한 자기계발서 덕분에 유명세를 얻은 오랜 속담입니다. 오랫동안 열심히 일한 보상으로 스트레스는 적어지고 소득은 높아지며, 아이들은 다 자라 집을 떠나고, 운이 좋은 경우 체력과 건강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라죠. 전 세계 행복지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이 이론이 어느 정도는 맞아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10대와 20대 초반까지 사람들은 대체로 행복합니다. UN이 지원한 세계행복보고서 작성을 위해 갤럽은 158개국의 설문 대상자에게 인생 만족도에 0에서 10 사이의 점수를 매겨달라고 했습니다. 2016-18년 더 보기

  • 2019년 4월 8일. 소셜미디어가 부추기는 속단하고 분노하는 사회

    만연한 당파주의와 무엇이든 들불처럼 빠르게 퍼져나가는 소셜미디어 환경은 쉽게 속단하는 인간의 습성을 한층 강화시켰습니다.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판단을 내리는 것은 인간들의 오랜 결함이지만, 초고속으로 복잡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더욱 큰 문제가 되었습니다. 소셜미디어 환경은 불완전한 정보에 근거한 경솔하고 성급한 판단을 부추기고, 감정적 정체성이나 이데올로기적인 입장을 한층 강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여럿 발표되었죠. 최근에는 전 국방장관인 애쉬 카터의 부인 스테파니 카터가 2015년에 찍힌 사진을 해명하고 나선 일이 있었습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더 보기

  • 2019년 3월 25일. 돈, 직업, 결혼… 행복한 삶에 정답이 있을까? (5/5)

    4부 보기 누군가 부부관계를 정리하고 결혼생활을 끝내면, 특히 오랫동안 지속해온 결혼생활이 끝날 때면 사람들은 “딱한 일이다”, “그동안 함께 산 시간이 아깝다”라며 이런저런 말을 보태기 바쁩니다. 하지만 함께한 시간 동안 당사자가 대체로 행복했다면 헤어지는 건 딱한 일이 아니며, 함께한 시간이 어땠는지 평가할 자격이 애초에 다른 사람에게 있는 것도 아닙니다. 지나온 시간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생각해봤을 때 두 사람이 서로 부부의 연을 이쯤에서 그만 끊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 내린 결정이라면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더 보기

  • 2019년 3월 21일. 돈, 직업, 결혼… 행복한 삶에 정답이 있을까? (4/5)

    3부 보기 성공에 관한 ‘담론의 덫’은 어떤 직업을 가지고 무슨 일을 하느냐뿐 아니라 일을 얼마나 많이 하느냐까지 규정하려 듭니다. 정답은 꽤 간단합니다. 할 수 있는 한 다른 것을 희생하면서 더 열심히, 더 많이 일해서 돈을 더 많이 벌어야 성공한 삶이라는 거죠. 실제로 사람들은 소득이 오를수록 일을 더 하면 추가로 벌 수 있는 돈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우리가 쓸 수 있는 시간을 점점 더 돈과 결부해 생각하게 되는 거죠. 그리고 시간을 더 보기

  • 2019년 3월 18일. 돈, 직업, 결혼… 행복한 삶에 정답이 있을까? (3/5)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이다, 정해진 답이 있다는 주장과 시선을 저자 폴 돌란은 "담론의 덫"이라 부릅니다. 담론의 덫을 넘어서서 이 정도면 됐다고 만족하지 못하는 이상 행복에 이르는 길은 험난하기 그지없습니다. 더 보기

  • 2019년 3월 14일. 돈, 직업, 결혼… 행복한 삶에 정답이 있을까? (2/5)

    1부 보기 영국 통계청은 영국인 표본 20만 명을 대상으로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얼마나 행복한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 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 대상의 약 1%는 아주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합니다. 표본이 영국 인구 전체의 분포를 잘 반영해 선정됐다고 가정하면 전체 영국인 가운데 약 50만 명이 끔찍한 삶을 살고 있다는 말이 됩니다. 경제적으로 궁핍하면 아주 불행한 1%에 속할 가능성이 커지는데, 구체적으로는 주급이 400파운드가 일종의 마지노선이 됩니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2만 파운드, 우리돈 더 보기

  • 2019년 3월 12일. 돈, 직업, 결혼… 행복한 삶에 정답이 있을까? (1/5)

    모두가 잘 사는 법을 이야기하고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지에 관한 조언이 쏟아지는 세상입니다. 그러나 행동과학자 폴 돌란(Paul Dolan)은 사람들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행복에 이르는 길은 저마다 다르고, 정답 같은 건 없다고 말합니다.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