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분류의 글
  • 2019년 3월 6일. 촉감, 냄새, 실제 경험이 더해진 가상현실 관광

    2001년, 론리플래닛에서 일하는 지인은 제게 한 놀라운 발견을 말해주었습니다. 여행 가이드 사업이 그들이 발간하는 여행안내 책자를 사긴 하지만 직접 여행을 하지는 않는 독자 그룹을 가지고 있다는 거죠. 론리플래닛은 이런 유형의 독자에게 “가상 여행자”란 별명을 붙였습니다. 이제 론리플래닛을 비롯한 다른 기업들은 가상현실(VR)기술을 이용하는 —이 행성과 NASA 덕택에 다른 행성에서도 가능한— 관광에 들떠있습니다. 토머스 쿡 같은 관광 회사는 가상현실 영화를 만들기도 했죠. 호주 관광청은 (360도 파노라마 비디오 같은) 가상현실의 시장 잠재력을 이해하기 더 보기

  • 2019년 3월 4일. 인종차별을 인종차별이라 부르지 못하는 미국 언론

    1964년, “뉴요커”는 애리조나 주 상원의원인 배리 골드워터의 대선 캠프에 리처드 로비어 기자를 파견했습니다. 당시 골드워터 후보 캠페인의 골자는 주정부에 대한 연방정부의 개입이 과도하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일부 지지자들은 후보가 대놓고 말하지 못하던 “진짜” 메시지를 세상에 알리는 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골드워터가 말하는 “지역의 일”, “주정부의 일”이란 연방정부가 시행 중인 시민권 강화 조치에 맞서 백인 우월주의적 현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는 사실을요. 당시 로비어 기자가 썼던 글들을 읽어보면, 그는 남부 백인 지지자들 사이의 이러한 정서를 더 보기

  • 2019년 2월 25일. 서양인 동양철학 전공자가 본 곤도 마리에 열풍

    지난 주말, 저는 넷플릭스에서 “곤도 마리에: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에피소드 하나를 본 후 영감을 받아 옷장 서랍을 정리했습니다. 정말로 해야 할 일들을 미루고 했던 일 가운데서는 그나마 뿌듯한 경험이었지만, “곤도 마리에식 정리 정돈”이 누리는 인기에는 견디기 힘든 구석이 있습니다. 물건이 넘쳐나서 괴로운 우리들에게 집을 정리하면서 기쁨을 얻을 수 있다는 약속은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지금의 곤도 마리에 열풍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동아시아 철학을 전공한 학자인 제 눈에는 곤도 마리에 열풍 가운데 매우 더 보기

  • 2019년 2월 22일. 마음의 평안을 해치는 단톡방에는 발을 끊는 것이 좋습니다. 그 방이 사랑하는 가족끼리 만든 방이라도요.

    * 이 글을 쓴 엘리자베스 셔먼은 음식, 문화와 관련한 글을 쓰는 프리랜서 작가입니다. 셔먼의 글은 <애틀란틱>, <롤링스톤>을 비롯한 여러 매체에 실립니다. 셔먼은 뉴저지주 저지시티에 살고 있습니다. 저는 원래 문자메시지를 잘 확인하지 않습니다. 하이톤의 “띠리링” 하는 메시지 알림음이 들리면 어딘지 모르게 마음이 불안하고 불편해지기 때문에 웬만하면 진동도 아닌 무음 모드로 해놓다 보니, 연락해도 곧바로 답이 안 오는 사람, 연락이 닿기 까다로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사실 할 수만 있다면 제게 오는 모든 메시지의 더 보기

  • 2019년 1월 28일. 해외에서 자녀에게 모국어를 물려주려면?

    “할머니가 하시는 말씀 다 알아 듣잖아, 그렇지?” 덴마크 출신 엄마와 영국인 아빠를 가진 소녀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필자가 공항에서 만난 부부는 런던에서 아이를 이중언어구사자로 기르는 경험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아빠는 덴마크어를 전혀 하지 못하니 딸에게 덴마크어로 말하는 사람은 엄마뿐이고, 그나마도 딸은 영어로 대답하죠. 사랑하는 사람과 모국어를 공유하지 못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경험일 수 있습니다. 특히 자식에게 자신의 모국어를 물려줄 수 없다는 사실은 괴롭죠. 해외에서 거주하거나 이민을 간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더 보기

  • 2019년 1월 23일. 어떻게 지루함이 당신을 더 창의적으로 만들까요?

    체호프가 1897년에 발간한 <바냐 아저씨>의 젊은 아내 엘레나는 “지루해 죽을 지경이다”라고 불평합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물론 우리는 엘레나가 오늘날 있었다면 어떻게 지루함을 사라지게 했을지 알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꺼내 버즈피드, 트위터, 클래시 오브 클랜같이 우리를 즐겁게 해줄 무언가를 찾으면 됩니다. 당신이 엄청난 가치가 있는 엔터테인먼트 장비를 주머니에 가지고 있다면 따분함을 면하는 건 쉬운 일이겠죠. 하지만 만약 지루함과 권태가 우리를 더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하고, 창의력을 만들어내는 의미 있는 일이라면 어떨까요? 더 보기

  • 2019년 1월 14일. 100년 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기독교 선교의 방향

    가톨릭교 신부인 알리 은나에메카 씨는 캐나다 퀘벡 주 세틸에서 570km 떨어진 외딴 탄광 마을 셰퍼빌 사이를 2주에 한 번씩 오갑니다. 기차로 꽁꽁 얼어붙은 땅을 달려 꼬박 하루 이상이 걸리는 거리지만 은나에메카 신부는 외딴 산골 마을에 복음을 전하는 일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크리스천 선교사들이 세계 구석구석의 외딴 마을을 찾아가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지난 수 세기 동안 그들이 찾아다닌 마을이 대부분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위치하고 있고, 선교사의 대부분이 서구 열강 제국 출신이었다면 더 보기

  • 2019년 1월 7일.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 미투 운동의 시대에 발 맞추어 달라집니다

    뮤직 페스티벌은 언제나 탈출과 공동체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러나 미투 운동의 시대를 맞이해 무대를 장식하는 아티스트 뿐 아니라 축제의 고질병과도 같았던 성추행과 성폭행 문제에도 스포트라이트가 비추어지고 있습니다. 축제 관람객들이 만연한 캣콜링과 원치 않는 신체접촉, 그 밖에도 더 심각한 범죄 행위를 고발한 일은 거의 모든 대규모 행사 때마다 있어왔습니다. 작년 코첼라 밸리 페스티벌에 참석했던 여성들의 경험담을 묶어서 보도한 “틴 보그(Teen Vogue)”의 기사는 큰 화제가 되었죠. 타임지도 보나루,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등 대규모 국제 행사에서 음악 더 보기

  • 2019년 1월 2일. 새해를 맞이하며 키스를 나누는 풍습은 어디서 생겼을까?

    2019년 한 해를 뜻깊게 시작하는 의미로 1월 1일 자정이 되는 순간, 혹은 오늘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무엇을 하셨나요? 콜롬비아에서는 사람들이 여행 가방을 들고 집 주변이나 집이 있는 골목을 빠르게 내달립니다. 한 해 동안 여기저기 여행을 많이 가보겠다는 뜻을 담은 의식이죠. 덴마크에서는 새해를 맞는 잔치 때 의자에서 뛰어내리는 풍습이 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새해 소망을 종이에 적고 그 종이를 태운 뒤 타고 남은 재의 일부를 샴페인에 섞어 새해가 되기 직전에 마시면 더 보기

  • 2018년 12월 21일. [제리 살츠 특집 4] 시대가 변하면 좋은 예술과 나쁜 예술을 가르는 기준도 바뀔까요?

    시대가 바뀌면 형편없던 예술품이 걸작이 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말 형편없는 예술은 언제 봐도 형편없다. 뒤늦게 훌륭한 작품으로 인정받는 예술품은 원래 처음부터 훌륭한 작품이었는데 과거에는 그저 우리가 이를 알아보는 눈이 없다가 뒤늦게 그 가치를 깨달았을 확률이 높다. 시간이 예술의 가치를 변화시키는 예들을 떠올려보면, 우리는 처음부터 예술품을 두고 좋다거나 나쁘다는 표현을 쓰지 않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대신 예술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한 번 생각해보자. 놀라움, 더 보기

  • 2018년 12월 19일. [제리 살츠 특집 3] 11,000 명이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이 그림을 내려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는 옳지 않다.

    (올해 퓰리처 상 비평부문을 수상한 제리 살츠의 비평문 몇 개를 소개합니다.) 19세기 프랑스 화가인 발더스의 한 작품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전시해서는 안된다는 청원에 서명한 이들의 수가 11,000 명을 넘어섰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이들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고 있다. 옳은 판단이다. 1938년 그려진 “꿈꾸는 테레사(Thérèse Dreaming)”라는 제목의 이 그림은 실제로 불쾌한 느낌을 준다. 이 그림은 긴 의자에 비스듬히 누운 자세로 한 쪽 발을 의자 위에 올려 속옷이 보이는 소녀를 그린 작품이다. 발 아래 더 보기

  • 2018년 12월 11일. [제리 살츠 특집 2] “세상의 구원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것이 아니다

    (올해 퓰리처 상 비평부문을 수상한 제리 살츠의 비평문 몇 개를 소개합니다.) Update: 이 작품은 결국 4억 달러 이상에 팔렸다. 크리스티 경매장이 “21세기 가장 위대하고 예상할 수 없었던 예술적 재발견”이라고 홍보한, 며칠 내로 경매에 올려질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새로운 작품을 구경하기 위해 전시장 앞에서 추위에 떨며 서 있을때, 한 미술 전문가가 나를 보고 물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품이 왜 근현대미술 경매에 올려져 있는지 알아요?” 내가 왜인지를 묻자 그는 바로 이렇게 답했다. “왜냐하면 이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