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주제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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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4일. 터키 ‘나무혁명’의 배경과 의미
이스탄불의 탁심 광장에서 정부 주도의 도시개발 계획에 반대하며 나무들을 지키고 앉아있던 평화적인 시위대가 경찰에 강경 진압 당하면서 일어난 이번 사태는 이른바 터키의 ‘나무혁명’이라 불리고 있지만, 실상은 나무에 관한 문제만이 아니고 혁명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지난 2011년 선거에서 집권 정의개발당을 지지하지 않았던 유권자들의 마음 속에 쌓여가던 분노가 폭발한 것에 가깝습니다. ‘타이이프 이스티파(타이이프 총리 물러나라)’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 시위대는 계층, 이념, 종교, 연령을 넘나드는 구성을 보입니다. 젊은이와 노인, 동성애자와 소수파 무슬림, 무정부주의자와 무신론자, 가정주부와 아르메니안계를 한데 더 보기 -
2013년 4월 26일. 터키의 유명 피아니스트, 종교 모독 트윗으로 집행유예
국제적인 명성을 누리고 있는 터키 출신 피아니스트 파질 세이(Fazil Say)가 종교 모독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10개월의 집행 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이슬람 교인들을 조롱한 트위터 글들이 증오 발언(hate speech)을 금지하는 형법 조항에 위배된다는 것이 터키 법정의 설명입니다. EU 가입을 시도 중인 터키에서는 EU장관이 이번 판결을 두고 터키의 시민이 말이나 생각 때문에 처벌받는 것은 좋지 못하다며, 법원이 “터무니없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자유라는 맥락 속에서 세이의 언행을 판단했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사건에 대한 질문에 “이런 문제로 내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며 예민한 반응을 보인 레제프 에르도안 총리의 태도는 정의개발당 정부의 모순된 태도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현재 터키 정부는 헌법을 보다 민주적으로 개정하려 하고 있지만, 동시에 가장 많은 기자들이 옥살이를 하고 있는 나라도 바로 터키입니다. 이번 파질 세이 사건은 터키의 세속주의자들에게 현 정부의 종교적 보수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킨 계기가 되었습니다. 나아가 터키에서 이와 같은 법은 다수의 명예를 보호하는 데만 사용되지, 약자나 소수자에 대한 모독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는 지적합니다. 아이러닉하게도 에르도안 총리도 1998년 “종교적 증오심”을 자극할 수 있는 시를 낭송했다는 이유로 감옥살이를 한 적이 있습니다. (Economist) 원문보기 -
2013년 3월 12일. 비옥한 초승달 지대가 사라지고 있다
중학교 사회 시간에 배우는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는 모두 강을 끼고 있습니다. 서남아시아의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 유역도 그 중 하나죠. 강을 따라 쌓인 퇴적물이 농사에 적합한 토양을 만들어내며 이른바 ‘비옥한 초승달 지대’가 형성됐고, 이곳에서 고대 문명이 발달했습니다. 그런데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의 강물이 급격이 말라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수자원 연구(Water Resources Research)紙에 실렸습니다. NASA의 위성사진과 대기 중 수증기 분석을 통해 지하수의 양까지 측정해봤더니 터키 동부부터 이란 서부에 이르는 두 강의 유역에서 지난 2003년부터 2009년 사이에만 무려 더 보기 -
2013년 2월 22일. 터키항공 승무원 유니폼과 세속주의 논쟁
터키 사람들의 97%는 무슬림이지만 터키는 공식적으로 국교가 없는 세속주의 나라입니다. 어느덧 10년째 터키에서 여당 자리를 지켜온 정의개발당(AKP) 정권은 터키의 세속주의 헌법과 전통을 준수하고 있지만, 세속주의자들의 눈에는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인터넷 상에서는 사사건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데, 최근 가장 이슈가 된 건 지난해 “유럽 최고의 항공사”로 꼽힌 터키항공(Turkish Airlines) 승무원들의 새로운 유니폼입니다. 특히 여성 승무원의 몸 전체를 가리는 비단 외투는 지나치게 경건해 보이려고 애썼다는 비아냥의 대상이 됐습니다. 게다가 터키항공이 수요가 많지 않다는 더 보기 -
2013년 1월 29일. 세속주의 이슬람 국가 터키에서 섹스란?
터키 사람들의 97%는 수니파 이슬람 교도이지만, 건국 초기부터 세속주의를 표방한 터키는 헌법에 국교를 명시하지 않은 나라입니다. 이슬람 신학자들이 여러 사회 문제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지만, 종교와 표현, 언론의 자유가 보장돼 있습니다. 벌써 10년째 총리직을 맡아 온 에르도안 총리는 젊은 세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애를 써 왔습니다. 일부 신학자들은 “섹스는 신에 대한 경배처럼 소중하고 신성한 행위”라고 주장하며 에르도안 총리를 지지하고 나섰습니다. 섹스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점점 더 활발해지고 있는데, 더 보기 -
2012년 12월 27일. 터키, 아랍 무슬림 남자들의 성형관광지로 각광
아랍 국가들 사이에서 터키 방송과 터키 문화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면서 터키는 이들의 관광지로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지난 2001년만 해도 터키를 찾는 아랍 관광객은 70만 명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4백만 명을 훌쩍 넘었습니다. 특히 아랍 사람들이 찾는 관광상품 가운데 하나로 남자들이 콧수염, 구레나룻 등을 심는 성형관광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아랍 세계에서 남자들의 수염은 권위의 상징이자 정력의 증표로까지 여겨지고 있기 때문에 수염은 그 사람의 인상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칩니다. 수염이 없거나 볼품없을 더 보기 -
2012년 12월 26일. 급성장 중인 터키 인터넷 시장
터키의 피크게임(Peak Game)社가 만든 농장경영 온라인 게임 “즐거운 농장(Happy Farm)”에서는 돼지를 키울 수 없습니다. 무슬림들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기 때문이죠. 와인도 마시지 않으니 포도밭도 없고, 여성 농부들은 모두 히잡을 쓰고 있습니다. 월간 게임 유저가 3,500만 명에 이르러 소위 대박 게임이 된 이 게임 유저의 절반은 터키 사람들입니다. 터키의 인터넷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2006년까지만 해도 14%에 그쳤던 인터넷 보급률이 어느덧 44%까지 늘어났고, 7,500만 인구 중 30세 이하 인구가 절반을 차지하는 젊은 더 보기 -
2012년 10월 5일. 터키, 시리아에 보복공격
터키군이 국경 너머 시리아 지역에 포격을 감행했습니다. 현지시각으로 4일 0시부터 동이 틀 때까지 계속된 이번 공격은 하루 전 시리아군의 박격포 공격으로 터키 민간인 5명이 숨진 데 대한 보복이라고 터키 정부는 밝혔습니다. 서방 국가들은 터키 정부를 지지한다는 성명을 잇따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내전 상태인 시리아 사태가 인접국까지 연루된 지역분쟁으로 번질 것을 우려해 양국의 갈등이 격화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터키는 NATO 회원국입니다. NATO 헌장에 따라 한 회원국이 공격을 받으면 나머지 국가들이 힘을 합쳐 응징해야 한다는 논리가 더 보기 -
2012년 9월 20일. 터키, 종교와 과학 사이에서
건국의 아버지 케말 아타튀르크가 ‘세속적인 이슬람 국가’를 기치로 정한 이래 터키인들의 신앙은 일상생활과 엄격히 분리돼 왔습니다. 다른 무슬림 국가들에 비해 여성의 인권이 보장되고, 산업화가 빨리 이뤄지고, 과학과 학문이 발전했던 것도 ‘세속주의 원칙(secular principle)’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집권 10년차 정의개발당이 이슬람 교의 가치를 종종 지나치게 내세워 터키의 과학자들과 자유주의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습니다. 공립학교 교과과정에 꾸란 수업을 집어넣고, 국립대학 교수로 독실한 이슬람 성직자들을 채워넣은 정부는 지난해 국립과학원 회원을 앞으로 정부가 더 보기 -
2012년 9월 4일. 에르도안 터키 총리의 과욕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중도우파 무슬림정당으로 분류되는 정의개발당 소속입니다. 지난 2002년 총선을 통해 집권한 뒤 줄곧 높은 지지를 받아왔습니다. 지난 10년새 터키의 1인당 GDP는 두 배가 되었고 도로와 병원 등 각종 시설은 눈에 띄게 확충되었습니다. 여성과 소수민족, 빈민층의 권리도 향상됐습니다. 에르도안 총리는 2014년 대통령에 출마해 계속 터키 정치를 이끌어가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헌법을 고쳐 현재는 매우 제한적인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야당은 높은 지지율에 취한 에르도안 총리가 야심에 휩싸여 실책을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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