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주제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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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26일. [칼럼] 온라인 성범죄, 미투 운동의 사각지대일지도 모릅니다
3년 전, 저는 누드 사진이 인터넷에 유출되는 사건을 경험했습니다. 유출된 두 장의 사진은 당시 저와 장거리 연애 관계에 있던 남자친구에게 제가 직접 찍어보낸 것이었죠. 한 장은 가슴과 배 부분만 찍은 사진이었고, 다른 한 장은 거울에 비친 상반신 셀카로, 웃고 있는 얼굴까지 모두 나온 사진이었습니다. 10대 때 우리는 모두 누드 사진 유출 괴담을 심심찮게 듣곤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일이 나에게 일어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죠. 운이 아주 나쁜 극소수에게만 일어나는 더 보기 -
2017년 6월 13일. [칼럼] 코미 청문회와 성범죄 사건 간의 평행이론
한 남성에게 공개적인 질문 공세가 쏟아집니다. 왜 위협적인 존재로 느껴지는 이와 단둘이 방 안에 있었나? 상사가 요구한 일이 불편했다면 그냥 일을 그만두면 되는 것 아닌가? 부적절한 줄 알면서도 상사에게서 걸려오는 전화를 계속 받은 이유는 무엇인가? 왜 상사가 요구한 것을 할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았나?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이라고요? 트위터상에서 많은 사람이 지적한 것처럼, 위의 그림에서 성별을 바꾸면 현재 FBI 전 국장 제임스 코미를 향해 쏟아지는 질문은 성추행 피해 사실을 더 보기 -
2016년 8월 26일. 소방관들의 세계에 경종을 울린 한 여성소방관의 자살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소방관 니콜 미튼도프는 지난 4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녀가 이런 선택을 한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후 소방관들 사이에서는 업계의 관행에 대한 문제의식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유명 온라인 게시판에서 미튼도프의 동료들이 그녀에 대해 성희롱 댓글을 달았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더 보기 -
2015년 4월 23일. [칼럼] 웨이트리스도 페미니스트일 수 있을까?
이번주에도 나는 일터에서 성희롱을 당했습니다. 그러나 라스베가스에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근무 시간이 끝나고 난 후에는 팁을 세어보고 이 정도면 견딜만 했다 스스로를 위로하며 집으로 향했습니다.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 여기는 사람에겐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모습입니다. 더 보기 -
2014년 11월 11일. “10시간 동안 뉴욕 거리를 걸었더니…” 동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연구 방법 오류
동영상을 보고 '와,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나는구나'라고 별 다른 비판 없이 상황을 받아들였다면, 다시 한 번 이 글을 천천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 영상 속에 숨은 의식적, 무의식적 편견을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더 보기 -
2014년 4월 16일. [칼럼]성범죄 수사, 본질을 잊지 말아야
BBC의 유명 방송 진행자 지미 새빌(Jimmy Savile)이 수 십년 간 강간과 폭력을 일삼았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렇게 많은 사건들이 그렇게 오랫동안 묻혀 있었을리가 없다며, 진위 여부를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었죠. 하지만 이 일을 계기로 새삼스럽게 드러난 사실은 성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낙인이 여전하고,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알리기가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한편, 나이젤 에반스(Nigel Evans) 의원을 비롯한 여러 유명 인사들이 최근 성범죄 사건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나자, 무고한 사람에게 성범죄자 더 보기 -
2014년 3월 24일. [뉴욕법원] 무급인턴은 직장내 성희롱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한다?
지난해 뉴욕법원에 제기된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을 두고 법원이 상식을 벗어난 판결을 내려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무급 인턴으로 일하던 중 직장 상사로부터 여러 차례 성희롱을 당한 여성이 회사를 상대로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여기에 원고 패소 판결이 내려진 것입니다. 현행법 상 무급 인턴이라는 원고의 지위가 회사의 직원으로 인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피고인 회사의 법적 책임 역시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였습니다. 리환왕(Lihuan Wang) 양은 지난 2009년 피닉스 위성 텔레비전(Phoenix Satellite Television) 뉴욕사무소에서 무급 더 보기 -
2013년 12월 4일. 이집트 최초 여성 래퍼의 세상을 향한 메시지
이집트 최초로 베일을 쓴 여성 래퍼가 탄생했습니다. 지난 10월, 중동 전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 <아랍스 갓 탤런트(Arabs Got Talent)>에 출연해 랩 음악을 선보인 18세의 마얌 마흐무드(Mayam Mahmoud)가 그 주인공입니다. 카이로의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는 마흐무드는 방송 출연 후 큰 화제가 되어, 대학 캠퍼스에서도 다섯 차례의 공연을 열었습니다. 여성 래퍼는커녕, 남성 래퍼조차 찾아보기 힘든 이집트에서는 무척 드문 일입니다. “여자가 드문 직종에서 일하는 것,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 일터에서 남편보다 높은 더 보기 -
2013년 6월 18일. 누구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우리 헬스장에서 본 적이 있지 않나요?” 병원에서 접수를 기다리던 사이 내 앞에 서 있던 깔끔한 노신사가 내게 말을 걸었습니다. 나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내가 다니는 헬스장의 이름을 말했습니다. “그래요, 당신은 언제나 진지하게 운동을 하더군요. 보통은 그냥 사람들을 만나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가지요.” 나는 내가 롤러더비(roller derby)를 하기 때문에 몸을 항상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요?” 그는 나에게 좀 더 다가왔습니다. 접수처에서 그를 불렀고, 나는 그에게 당신 차례라는 몸짓을 했습니다. 그는 내 더 보기 -
2012년 11월 13일. 사람들이 성희롱에서 피해자에게 책임을 찾는 이유
성희롱에 관한 뉴스가 올라올때마다 피해자가 스스로 거부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피해자의 책임을 따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피해자책임론이 인간의 자기과신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자신은 성희롱을 당하는 상황에서 즉각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피해자에게 책임을 묻는 경향이 강합니다.” 2001년 한 연구는 행동예측편향(behavioral forecasting bias)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자기자신을 과신하는 경향을 발표하였습니다. 연구진은 여성들에게 면접관이 부적절한 질문을 했을 때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물었습니다. 모든 여성은 면접을 그만두거나 그를 고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더 보기 -
2012년 10월 19일. 길라드 호주 총리, 정말 여성 권익의 수호자인가?
“야당 당수는 뭐라고 했죠? 낙태를 결정하는 여성은 생각없이 편한 길만 택한다고 폄하했고, 여자는 집에서 집안일이나 해야 한다는 견해를 굳이 숨기지 않으셨죠. 선거운동 기간엔 저를 향해 뭐라고 했습니까. “마녀를 몰아내자”고 떳떳하게 유세했죠? 이런 여성혐오주의자(Misogynist)가 야당의 당수라는 것부터 저는 굉장히 모욕을 느낍니다.” 호주 최초의 여성 총리인 노동당의 길라드(Gillard) 총리는 의회 연설에서 야당인 중도우파 자유당 애보트(Abbott) 당수를 향해 말그대로 사자후를 토했습니다. 짧은 발언 자체만 놓고 보면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고, 사회적으로 여전히 만연한 성차별 관념에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