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 주제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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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7일. [필진 칼럼] 팬데믹의 한가운데서 공동선을 외치는 이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쓴 예전 글을 다시 소개할 땐 ‘저때는 얼마 지나고 나면 팬데믹이 끝나 있겠지…’ 하고 기대하던 게 생각납니다. 오늘 소개하는 글도 그렇습니다. 지난해 11월에 이 글을 썼을 땐 오미크론 변이가 기승을 부리기 전이었습니다. 엔데믹(endemic)에 관한 희망 섞인 이야기가 나오던 때였죠. 안타깝게도 코로나19는 2022년에도 종식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쓴 일주일 뒤에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오미크론 변이 발표의 주요 내용을 우리말로 옮겨 소개하기도 했네요. 툴루즈 경제대학원이 지난 5월 말에 연 “공동선(common 더 보기 -
2022년 3월 2일. [필진 칼럼] 기후 재앙과 불평등이 빚어낸 환경 인종주의
영화 “기생충”에서 폭우가 내린 밤은 이야기의 절정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지대가 낮고 배수 시설이 열악해 비만 좀 오면 쉽게 침수되는 지역에 사는 주인공의 가족에게 폭우는 일상을 완전히 파괴하는 재난이지만, 언덕 위 고급 주택가 주민들에게 평소보다 조금 많이 내린 비는 미세먼지를 씻어 내려주는, 고맙기까지 한 기상 현상일 뿐이었죠. 폭우는 두 가족이 처한 상황을 극단적으로 대비시켜 보여주는 장치로 기능했습니다.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8월 말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다로 인해, 아직도 루이지애나주에서만 50만여 더 보기 -
2021년 3월 31일. 코로나로 인한 학업 격차가 불러올 장기적 비용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발생한 학생들의 학업 격차가 평생에 걸친 소득, 직업 격차로 굳어질지도 모릅니다. 최근 경제학자들은 학생들에게 다가올 코로나 팬데믹의 경제적 이력 현상을 지적했습니다. 팬데믹 동안 휴교가 이어지면서 학생들의 수업 시간이 감소했습니다. 이것이 학생의 장기적인 미래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에 지속적 손실을 입힐 것이라 평가했습니다. 특히, 기존의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이 학업 격차를 더욱 벌렸다는 점이 우려됩니다. 저소득층, 또는 흑인, 히스패닉 가정의 학생들의 학업이 더 뒤처졌고, 이 학생들은 기술, 직업, 수입의 격차를 평생 따라잡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코로나 발 실업과 학생들의 불안한 미래를 지적한 기사를 소개합니다. 더 보기 -
2020년 12월 22일. 위기 뒤 기회. 포스트 코로나, 포스트 트럼프 시대의 세계 전망
과연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나고, 코로나19가 사라진 뒤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요?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화의 흐름을 거꾸로 돌리고, 관세 폭탄으로 무장해 미국 중심 정책을 펼쳤습니다. 기후변화 협약에서 탈퇴하고, 세계보건기구에 원색적인 비난을 남긴 채 떠났습니다. 한편,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회적, 경제적 대전환의 시기를 맞이했습니다. 원격근무부터 온라인 소매업에 이르기까지 일상에 디지털이 급속하게 스며들었습니다. 그리고 기업 간, 개인 간 불평등은 더욱 심해지고 사회적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2021년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고 백신 보급으로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우리 사회는 변화의 시기를 목도할 것입니다. 과연 우리가 바라는 방향으로 사회적, 경제적 대전환을 이룰 수 있을까요? 기회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가 문제입니다. 더 보기 -
2020년 5월 8일. 평등이라는 수수께끼(3/3)
평등주의의 문제점을 제대로 짚어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성과 감정이 충돌하며, 도덕률에 내재된 복잡성은 분리가 불가능합니다. 평등주의에 대한 월드론, 앤더슨, 뭉크 그리고 다른 철학자들의 글을 보며 나는 열 한 살 때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당시 부모님은 이혼한 상태였고 대화를 거의 나누지 않았습니다. 나는 3년 동안 세 곳의 중학교를 다녔는데, 한 곳은 별로였고, 한 곳은 그저그랬으며, 다른 한 곳은 좋았습니다. 별로인 곳은 1층을 내주고 우리는 지하에 살던 어머니 집 근처였습니다. 좋은 학교는 부유한 동네에 더 보기 -
2020년 5월 8일. 평등이라는 수수께끼(2/3)
평등의 이러한 모호한 특징은 평등주의자들이 가진 딜레마의 해결을 어렵게 만듭니다. 문제가 생길때마다 우리는 각자가 가진, 서로 충돌하는 “평등”에 대한 생각을 조정하며 이를 해결해야 합니다. 심오한 평등은 충분히 중요한 개념이며, 적어도 우리에게 차별과 편견이 부당하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하지만 공동체가 자원을 어떻게 나누어야 하는가와 같은 까다로운 문제에 대해서는 명쾌한 답을 주지 못합니다. 그런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보다 정교한 정의가 필요합니다. 잘 운영되는 공동체에서는 명확하게 정의된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100미터 더 보기 -
2020년 5월 8일. 평등이라는 수수께끼(1/3)
마이클과 안젤라 부부는 이제 쉰다섯 살이 되었습니다. 지난 몇 년 사이 지인 중 두 명이 암과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했고, 이를 지켜본 부부는 아이들에게 유산을 어떻게 나누어 주어야 할지 생각하게 됐습니다. 은행에는 약간의 돈이 있었고, 혹시 두 사람이 비행기 사고로 동시에 세상을 떠난다면 이를 어떻게 나눌지를 정해 놓아야 할 것 같았습니다. 마이클과 안젤라 부부의 자녀는 총 네 명. 자녀의 나이는 10대에서 20대 후반입니다. 큰 딸인 클로에는 수학에 재능이 있어 구글에서 개발자로 더 보기 -
2020년 4월 13일. [칼럼] 아프리카계 미국인 커뮤니티, 코로나19의 위협에 더욱 취약합니다
팬데믹이 시작될 때는 늘 초기의 정보가 사람들을 호도할 수 있습니다. 불행히도 취약한 집단에게 잘못된 정보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죠.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이 끔찍한 진실을 최악의 방식으로 깨닫게 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 초기에 발표된 데이터에, 많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코로나바이러스를 남의 일처럼 생각해버렸습니다. 오해 1: “코로나19는 백인들의 질병이다” 초기에 확진을 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백인이었습니다. 해외, 특히 아시에 다녀온 부유한 백인들이 초기 미디어의 집중을 받은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런 뉴스에 흑인들은 농담처럼 더 보기 -
2019년 3월 25일. [칼럼] 미국 대학 입시의 현실, 성과주의는 환상에 불과합니다
이번 미국 대학 입시 스캔들은 흥미로운 소식이지만 놀랍지는 않습니다. 부유층 학부모 30명 이상이 입시 비리로 기소된 이번 사건에서는 자녀를 명문대학에 입학시키기 위해 이들이 동원한 다양한 부정 행위가 화제에 올랐습니다. 입학처 관계자에게 뇌물을 주는 것은 물론, 표준화된 시험에서 특혜를 받기 위해 허위 학습장애 진단을 받는가 하면, 한 아버지는 아들을 스타 운동선수로 포장하기 위해 사진을 합성하기까지 했습니다. 부자들이 자녀를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하지만 이번 스캔들은 더 보기 -
2018년 2월 14일. 어떻게 실리콘밸리는 남자들만의 세상이 되었나
* 에밀리 창은 2월 6일 실리콘밸리의 성차별을 폭로한 “브로토피아(Brotopia)”라는 책을 발간했습니다. 뉴욕타임스에서 저자와 진행한 인터뷰 기사를 번역한 글입니다. (출처: Google Books) 배니티페어가 에밀리 창의 책 “브로토피아”를 발췌하며 그녀는 실리콘 밸리에 작은 지진을 일으켰습니다. 책은 우리를 실리콘밸리 안의 “비밀스럽고 난잡한 어두운 면”으로 초대한다는 제목과 함께, 어떻게 부유한 기술회사 간부나 투자자들의 집에서 약에 취한 성교 파티가 일어나는지를 고발합니다. 그녀가 묘사한 파티 중 하나는 지난해 여성들과의 문제로 회사를 조사받게 된 벤처 투자자 스티브 더 보기 -
2018년 2월 9일. 부자들은 도대체 얼마나 부유할까?
* 보스톤칼리지의 길 맨존 주니어 교수가 컨버세이션에 쓴 칼럼입니다. —–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들이 실제로 얼마나 돈이 많은지 알게 되면 당장 곳곳에서 폭동이 일어날 것이다. 배우이자 코미디언인 크리스 록이 2014년 <벌처>와의 인터뷰에서 갈수록 벌어지는 빈부 격차에 관해서 했던 말입니다. 이 말은 실로 정곡을 찌르는 말이 아닐 수 없는데, 이는 불평등을 연구하는 이들이 고민하는 문제와도 닿아있는 문제입니다. 바로 어떻게 하면 불평등을 가장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가의 문제죠. 불평등에 관한 대부분 연구는 소득에 더 보기 -
2018년 1월 11일. 조지 오웰이 본 전시 배급제와 정의로운 세계 (2/2)
1부 보기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엄혹했던 1941년 겨울, 오웰은 BBC 동부지국에서 일하게 됩니다. 동부지국이 관할하는 지역은 인도였고, 오웰에게 주어진 일은 기사를 쓰고 지역 라디오 방송을 챙기는 일이었습니다. 특히 영국이 주도하던 나치 반대, 전쟁 반대 운동에 대한 지지를 영국이 식민지로 삼고 있던 지역의 사람들로부터 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였습니다. 오웰 자신의 인도인 친구들 가운데도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투쟁을 벌이다 영국 감옥에 갇혀있는 이들도 여전히 있었습니다. BBC의 마이크를 잡은 오웰은 쉽지 않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