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 주제의 글
  • 2022년 5월 6일. [필진 칼럼] 뇌 기능을 개선한다는 누트로픽스(nootropics)

    누트로픽스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누트로픽스는 뇌의 기능을 개선한다는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들을 말합니다. 인간의 신체가 화학물질에 영향을 받는 것처럼 뇌 역시 화학 물질의 영향을 받는다는 주장은 당연해 보입니다. 브래들리 쿠퍼가 주연한 영화 리미트리스(Limitless)는 머리를 좋게 만드는 약물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어떨지를 영화의 소재로 다루었습니다. 저도 무척 재미있게 본 영화입니다. 똑똑하다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상상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재미있게 볼 영화지요. 이 영화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똑똑해진 주인공이 단순히 머리만 좋아진 게 아니라 자신이 더 보기

  • 2022년 3월 11일. [필진 칼럼] 이족 보행이 인간을 영리하게 만들었다

    미술의 역사에서 가장 철학적인 제목의 작품으로 폴 고갱의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가 종종 이야기됩니다. 가로 폭이 3m가 넘는 이 대작은 그가 적도의 타히티에서 궁핍과 건강 악화로 자살을 기도하면서 유서로 남기려고 만든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이 제목은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하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인간이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은 한 때 종교의 책임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과거 종교가 차지하던 위상은 과학의 차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 질문에 더 보기

  • 2018년 6월 12일. 인종과 지능의 관계는 논할 가치가 없는 주제입니다(2/2)

    머레이와 다른 이들은 이런 반박에 대해 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교육이 인종 간의 지능 차이를 줄이지 못했으며, 입양이 아동의 지능에 영향을 주지 못했고, 지능지수의 집단적 상승은 “일반” 지능이 아닌 다른 요인 때문에 만들어진다고 주장합니다. 여기에는 실험의 재연이나, 지능지수 검사의 해석, 추세를 외삽해 결과를 얻는 등의 수많은 복잡한 문제들이 따라옵니다. 이러한 논의가 생물학에서 얼마나 벗어나고 있는지를 한 번 봅시다. 이 문제에서 과학은 비뚤어져 있고, 추상적이며, 빈약하기까지 합니다. 여전히 유전자가 큰 역할을 더 보기

  • 2018년 6월 12일. 인종과 지능의 관계는 논할 가치가 없는 주제입니다(1/2)

    인종과 지능의 관계에 대한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습니다. 시작은 몇 주 전 하버드의 유전학자 데이비드 라이히가 뉴욕타임스에 인종이 생물학적으로 의미가 있다는 시실을 밝히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글은 지난 해 샘 해리스가 “더 벨 커브”의 공저자인 찰스 머레이를 팟캐스트 웨이킹 업에서 인터뷰한 내용에 대해 사람들이 다시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고, 이는 트위터에서 샘 해리스와 복스(Vox)의 에즈라 클라인 사이의 논쟁으로 이어집니다. 클라인은 복스를 통해 라이히와 해리스에 대한 반박문을 올렸고 해리스 또한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더 보기

  • 2018년 3월 27일. 지능의 뇌과학: 리차드 하이어와의 인터뷰

    리차드 하이어는 UC 어바인의 석좌교수로 최근 캠브리지대학 출판부를 통해 “지능의 뇌과학(The Neuroscience of Intelligence)”을 냈습니다. 그는 평생을 뇌영상을 이용해 뇌 기능과 구조가 지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영리한”뇌는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연구하는 데 바쳤습니다. 학술저널 인텔리전스의 편집장이며 국제지능연구학회의 전 회장이기도 한 그와 올해 초 나는 그의 새 책에 관해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아래는 이메일로 그와 나눈 대화를 편집한 내용입니다. —— Q: 하이어 교수님, 퀼레와의 인터뷰를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은 40년 동안 지능을 더 보기

  • 2017년 8월 31일. 은하계만큼 거대한 생명체는 가능할까요?

    우주에 존재하는 대상의 크기는 쿼크의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10^-19m에서 우주의 지평선인 10^26m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총 10^45에 달하는 이 크기의 범위 가운데 우리가 아는 한, 생명체가 존재하는 영역은 그 중간의 10^9에 불과합니다.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는 1㎛, 곧 10^-6m보다 조금 작으며 가장 큰 나무의 크기가 100m 정도입니다. 미국 오레곤주 블루마운틴에 있는, 하나의 유기체라 볼 수도 있는 한 버섯 종류의 길이는 4km에 달합니다. 만약 우리가 생명체를 의식이란 것을 가진 것들로만 한정한다면, 가장 작은 생명체와 가장 더 보기

  • 2017년 4월 17일. 뇌의 크기와 동물의 지능 (2/2)

    마이애미 대학에서 이제 생물학 박사과정을 마치는 디에고 오캄포는 70 종 이상의 새들을 조사했고 이들이 할러의 법칙을 정확히 따른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가 개별 군을 살펴보자, 그는 벌새들은 자신들만의 특별한 할러의 법칙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벌새 중 두 종의 예를 보자면, 진보라색검날개벌새(violet sabrewing)의 몸무게는 12그람 정도 이며, 이 중 뇌는 몸무게의 2.4%를 차지합니다. 한편 줄무니목벌새(striped-throated hermit)는 1/5의 몸무게를 가지고 있고 이중 뇌는 4.8% 입니다. 다른 종에 비하면 이 비율의 크기는 매우 더 보기

  • 2017년 4월 17일. 뇌의 크기와 동물의 지능(1/2)

    세상에서 가장 작은 거미인 사모아 이끼 거미의 크기는 겨우 0.3mm 에 불과하며 이는 눈에도 거의 보이지 않는 정도입니다. 반면 세계에서 가장 큰 거미인 골리앗 버드이터라는 타란툴라로 접시 하나만한 크기에 무게는 140 그램에 이릅니다. 이 두 거미의 비율은 마치 큰 타란툴라와 돌고래 사이의 비율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이 두 거미의 행동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곤충과 거미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뇌를 가지고 있습니다.” 파나마 시티에 위치한 스미소니안 열대연구소의 윌리엄 위슬로의 말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더 보기

  • 2017년 3월 20일. 지능의 어두운 역사(2/2)

    1부 보기 근대 서양 철학의 시작은 극단적 이원론자인 르네 데카르트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와 달리 그는 인간이 아닌 동물은 아예 지능이 없는 존재라고 봤습니다. 그는 인식(Cognition)은 인간의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지능이 영혼의 성질이자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어진 인간이 가진 신성의 불꽃이라는 기독교 신학을 반영한 것입니다. 데카르트는 자연은 이성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따라서 고유의 가치를 가지지 않는다고 주장함으로써 인간이 다른 종을 죄책감 없이 억압할 수 있는 길을 닦았습니다. 지능이 인간의 특성이라는 생각은 계몽의 시대에도 계속되었습니다. 더 보기

  • 2017년 3월 20일. 지능의 어두운 역사(1/2)

    내가 자라던 20세기 후반 영국에서 지능은 매우 중요한 개념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높은 지능을 가지려 노력했고, 이를 두고 논쟁을 벌였으며,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이의 지능이 측정되었다는 것입니다. 11살이 되면, 전국의 학생 수만 명이 11-플러스라는 IQ 테스트를 받기 위해 책상들이 늘어선 강당으로 가야 했습니다. 이 짧은 몇 시간 동안의 시험 결과로 누가 대학을 진학해 전문직을 얻을 수 있는 문법학교로 가게 될지, 기술학교로 진학해 기술을 배울지, 그리고 저소득 노동자가 될 신중등학교(secondary modern 더 보기

  • 2017년 1월 3일. 지능은 어떻게 작동할까요?

    조지아 주 오거스타 대학의 뇌과학자 조 치엔은 지능의 비밀이 N = 2^i–1 라는 간단한 공식에 숨어있다고 주장합니다. 치엔의 연결성 이론(theory of connectivity)은 우리 뇌의 수십억개의 뉴런이 어떻게 유연하게 지식을 저장할 뿐 아니라 아직 경험하지 못한 대상을 상상하고 구체화할 수 있는지를 설명합니다. “지능은 불확실성과 무한한 가능성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관한 능력입니다.” 치엔이 보도자료에 쓴 말입니다. 이 공식이 미심쩍게 느껴지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의 이론은 뇌의 비밀을 풀었다고 말하는, 이론만 있고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 또다른 더 보기

  • 2016년 10월 17일. 지능과 합리성의 차이

    당신은 지적인 사람인가요? 아니면 합리적인 사람인가요? 이 질문은 같은 것을 묻는 듯 보이지만, 최근 과학자들은 이 두 가지 인지 능력이 실제로 구별된다는 것을 실험으로 밝혀 왔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1970년대 초반에 등장했습니다. 심리학자 다니엘 카네만과 아모스 트버스키는 일련의 실험을 통해 모든 인간, 심지어 매우 지능이 높은 사람들조차도 비합리적일 수 있음을 보였습니다. 다양한 상황을 포함한 실험에서 사람들은 이성보다는 직관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한 연구에서 카네만과 트버스키는 사람들에게 린다라는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