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7월 22일
    일본 선거운동, 온라인으로 진출하다

    오렌지색 봉고차 안에서 후보자가 확성기에 대고 자신의 이름을 연호합니다. 흰 장갑을 낀 여성 선거운동원들이 연이어 후보자의 이름을 외치며 주민들에게 손을 흔듭니다. 그리고 후보자는 차 안에서 아이패드로 자신의 홈페이지를 업데이트합니다. 7월 21일 참의원 선거를 앞둔 일본의 흔한 선거운동 모습입니다.  오랜 기간 집권한 일본의 자민당은 최근까지만해도 디지털 선거 운동에 관한 낡은 법률을 개정하는 것에 반대해 왔습니다. 나이든 의원들이 소셜미디어가 무엇인지도 몰랐던 것이 이유였고, 신기술과 좀 더 친한 민주당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까봐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작년 12월 취임한 신조 아베 총리는 앞장서서 법 개정을 추진했습니다.  총선거 때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 ‘니코니코도가’에서 토론회를 열자고 제안하기도 했고, 자신의 경제 정책을 페이스북에서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4월에는 자민당을 압박해 온라인 선거운동을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그제서야 자민당 의원들도 아이패드를 구입하고 소셜미디어 강좌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후보자들은 선거 기간 동안에도 온라인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민당의 인터넷전략국장 히라이 타쿠야는 자민당, 나아가 정치 자체에 무관심한 젊은 층을 끌어들이는 것이 목표라고 이야기합니다. 자민당은 최근 이코노미스트 표지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아베 총리를 수퍼히어로로 묘사한 스마트폰 게임을 출시했는데, 수십만명의 젊은이들이 이 게임을 다운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젊은 정치인들은 이번 법 개정으로 그다지 큰 효과를 느끼지 못합니다. 여전히 일반인이 이메일이나 트위터에서 특정 정치인의 선거 운동을 하는 것은 불법이고, 정치인이 발송한 이메일이나 메시지가 널리 전달되는 경우도 드물다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선거 운동의 위세는 여전합니다. 자민당 소속의 한 젊은 정치인은 확성기로 자신의 이름만을 외치는 선거 운동에 염증을 느껴 자신이 앞세우는 정책을 홍보하려고 했지만, 선거운동원들이 오히려 이를 말렸다고 털어놨습니다. 움직이는 봉고차에서 그런 이야기를 자세히 늘어놓아봤자 들어줄 사람도 없다는 이유였죠. 자민당 소속의 한 전직 의원은 확성기 단 봉고차가 유권자들의 짜증을 불러일으키니 아예 금지시켜버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선거 운동 방식이 도입된 이후, 과거 확성기 봉고차 시절에는 없었던 사고도 일어났습니다. ‘니코니코도가’ 온라인 토론에서 히라이 타쿠야 국장은 사회민주당의 젊은 여성 당대표의 발언 중 적은 메시지(“닥쳐라, 늙은 추녀”)가 그대로 화면에 올라가 곤욕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디지털 시대에는 정치인들도 새로 공부할 것이 많습니다. (Economist) 원문보기

  • 2013년 7월 22일
    범죄율이 자꾸 낮아지는 선진국

    1990년대 미국의 보수적인 학자들은 생명을 경시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린 젊은 세대들 때문에 범죄율이 계속해서 올라갈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법을 지키는 시민들이 설 자리는 점차 줄어들 거라는 우울한 전망이 보태졌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범죄율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살해당하는 비율은 30년 이래 가장 낮습니다. 미국 뿐 아니라 유럽과 일본 등 대부분 선진국들의 상황도 비슷합니다.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지난해 은행, 우체국 등에 침입한 무장강도 사건은 총 69건 일어났습니다. 1990년대 매년 5백여 건이 일어나던 것과 더 보기

  • 2013년 7월 22일
    로스쿨의 경제적 가치는 얼마?

    경기 침체 이후 많은 사람들이 로스쿨 입학을 생각하고 있는 20대들에게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는 글을 쏟아냈습니다. 최근 졸업생들의 전망이 그리 좋지 않고 기업의 비지니스 모델이 바뀌면서 변호사들이 과거에 하던 역할이 쓸모없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버드 로스쿨의 마이클 심코비치(Michael Simkovic) 교수와 럿거스 대학의  경제학자인 프랭크 맥킨티어(Frank McIntyre)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학부 성적, 가정환경, 인종, 성별등을 통제 한 뒤 비슷한 조건을 가진 학생이 학부만 졸업하는 경우보다 로스쿨에 입학하는 것이 일생에 더 보기

  • 2013년 7월 22일
    시각 장애인을 위한 책과 저작권 문제

    책상에 책 198권이 사슬에 묶여있고 2권만이 자유롭게 놓여져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책 기근을 형상화하기 위해 벌어졌던 캠페인의 일환입니다. 전세계 2억 8500만 시각장애인을 위해 존재하는 점자, 오디오, 큰 활자 책은 가난한 나라에서는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아프리카의 영어사용자에게 가능한 책이 겨우 500권 정도입니다. 그래서 지난주 모로코 마라케시에서에서 시각장애인용 책의 수출입을 가능케하고 저작권 문제에 예외사항을 두기 위한 회의가 열렸습니다. 현재의 저작권 조약에 따르면 미국에서 만든 점자책을 영국에 수출하는 건 불법입니다. 덕분에 자선단체에서는 책의 판권을 사 더 보기

  • 2013년 7월 22일
    평균 수명의 인종별 차이와 원인

    질병 통제 예방센터에서 이번 달에 발표한 새로운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인의 평균수명은 78.7세라고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인종별 차이가 있는데, 흑인들은 심장 질환과 살인으로 인한 사망 때문에 백인보다 평균 수명이 낮게 나타났습니다. 백인 여성과 흑인 여성의 평균수명은 각각 81.3세와 78세, 백인 남성과 흑인 남성의 평균 수명은 76.5세, 71.8세로 발표되었습니다. 살인으로 인한 사망은 흑인들의 평균 수명을 거의 1년 가까이 낮추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살인은 10세에서 24세의 젊은 층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이 연령대에서 살인으로 인한 더 보기

  • 2013년 7월 22일
    베이지안 양자역학(Quantum Bayesianism, QBism)은 양자역학의 수수께끼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약 100년전 탄생한 양자역학은 물리학에서 가장 성공적인 이론인 동시에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이론으로 간주되어 왔습니다. 양자역학에서 입자는 동시에 두 장소에 있을 수 있으며 고양이는 죽은 상태와 살아있는 상태의 혼합된 상태로 존재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논란을 겪은 진화론과 우주론은 초기의 저항을 극복하고 오늘날 지식인과 일반인들에게 상식으로 자리잡았지만, 양자역학은 여전히, 그 이론과 우리가 접하는 현실사이의 괴리감에 의해, 첨단 기술 분야에서는 필수적 도구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외의 분야에서는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있지 못합니다. 양자역학은 더 보기

  • 2013년 7월 19일
    낙태 문제에 집착하는 공화당, 그 속사정은?

    낙태에 반대하는 미국 공화당은 요즘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원에서 임신 20주차 이후의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됐고, 상원에서도 공화당 의원 34명이 같은 내용의 법안을 올려놓았습니다. 올 상반기 18개 주가 낙태에 다양한 형태로 제한을 두는 법을 도입했습니다. 민주당은 낙태 제한에 열을 올리면서도 남녀 급여 차별 철폐나 가정폭력에 관한 법안을 두고 미적대는 공화당에게 “여성과의 전쟁”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비난하고 있습니다. 강간으로 임신하는 경우는 “매우 적으니” 강간으로 인한 낙태도 인정할 수 없다거나, 20주 된 태아도 (단, 남자아기만) 자위행위를 한다는 이야기는 실제로 공화당 의원들의 입에서 나온 말로, 민주당의 공격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실제로 투표자의 53%가 여성인 미국에서는 이런 식의 발언이 선거 패배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여성들의 확고한 지지를 받고 있는 이유도 비슷한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 2008년 이래 남성들 사이에서 오바마 지지율이 4%p 빠진데 비해, 여성들의 지지율은 1%p 내려갔을 뿐입니다. 민주당이 공화당을 성차별주의 정당이라 공격하면, 진보 성향이 강한 젊은 미혼 여성들 사이에서 투표율이 높아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은 끊임없이 낙태와 관련된 입법을 추진합니다. 의회에서 통과될 가능성도 낮고, 만에 하나 통과되더라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거나 법원에서 무효 판결이 나게 될텐데도 말이죠. 보수단체의  한 전문가는 기독교인들이 여전히 가장 열성적인 공화당 지지세력인데다 실제로 투표장에 나타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집단이기 때문에 공화당으로서도 이들을 무시하는 전략을 택할 수는 없다고 설명합니다. 공화당은 “여성과의 전쟁”이란 비난이 어불성설이라고 말합니다. 남녀 간 임금 차별을 옹호한다는 비난에는 고용주에게 소송을 거는 것이 지나치게 쉬워질까봐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또한 낙태 합법화에 찬성하는 여론이 높기는 하지만 임신 후기로 갈 수록 낙태에 반대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며, 민주당의 무조건적인 낙태 제한 반대도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낙태라는 사안은 유권자들에게 그다지 중요한 고려 대상이 아닙니다. 최근 이코노미스트와 YouGov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선거에서 낙태가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하는 유권자는 4%에 불과했습니다. 31%가 중시하는 문제는 바로 경제였죠. 여론 조사원으로 참여한 한 공화당원은 민주당이 실망스런 경제 상황으로부터 유권자들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여성과의 전쟁”을 물고 늘어진다고 주장하면서, 이런 점을 제대로 부각시키면 민주당의 공격을 물리칠 수 있을거라고 말했습니다. (Economist) 원문보기

  • 2013년 7월 19일
    브라질, 8가지 슈퍼푸드 작물 개발에 한창

    철분과 아연, 프로비타민 등 5대 영양소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인체에 아주 적은 양은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들을 미량영양소(micronutrient)라고 합니다. 미량영양소 결핍은 빈혈과 시력 장애, 면역체계 이상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인류는 아예 먹을 것이 없어 굶어죽는 기아는 느린 속도로나마 극복하고 있지만, 미량영양소 결핍과 같은 ‘드러나지 않는 굶주림(hidden hunger)’에 시달리는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 20억 명으로 추산됩니다. 빈부 격차가 심하고 빈곤층 비율이 여전히 높은 브라질도 전체 어린이의 절반 가량이 성장기에 필요한 철분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 보기

  • 2013년 7월 19일
    중국판 ‘섹스 앤 더 시티’, ‘소시대’가 드러낸 세대간 단절

    샹하이 패션업계를 배경으로 중국판 럭셔리 라이프를 보여주는 영화 소시대(小時代, Tiny Times)가 박스오피스 개봉이 무섭게 1위를 차지하고 첫 3주동안 770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소시대는 패션잡지 편집장의 비서가 된 여주인공 린샤오와 그녀의 세 친구들의 삶을 다룬 원작 소설에 기반합니다. 크리스찬 루브탱의 하이힐을 신고 캠퍼스를 돌아다니고 크리스마스 선물로 발렌티노 가방을 선물받는 여성주인공들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나 ‘섹스 앤더 씨티’에서 나온 듯합니다. 주인공이 일하는 가상의 패션잡지 “M.E”는 중국의 80년대 후반, 90년대생 더 보기

  • 2013년 7월 19일
    미국 최고의 병원은?

    유에스 뉴스 앤 월드 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지는 매년 미국 최고의 병원을 선정해서 발표해왔습니다. 종합순위뿐만 아니라 전공별 순위도 발표하는데, 생명이 위독한 환자나 희소병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순위 선정의 목적이라고 합니다. 올해가 24번째 연간 순위 발표이며, 미국에 있는 약 5,000개의 병원을 조사하여 전체 순위와 16개 전공별 순위를 나열하였습니다. 올해는 볼티모어시에 있는 존스 홉킨스 병원이 종합순위 1위에 올랐으며, 보스턴에 있는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이 2위에 선정되었고, 매이요 클리닉, 클리블랜드 클리닉, 더 보기

  • 2013년 7월 19일
    추락에 대한 공포의 기원

    시카고 윌리스 타워의 바닥이 유리로 된 전망대로 나아갈 때 모든 사람들은 두려움을 느낍니다. 그러나 신생아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번 달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지에는 인간이 주변 환경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인식하고 해석하는 것이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움직이는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보인 연구가 실렸습니다. 이들은 아직 기어다니지 못하는 아기들에게 조이스틱을 이용해 자신이 탄 카트를 움직일 수 있게 3주간 훈련시킨 후, 벽이 움직이는 방에서 벽을 아기들에게 다가오게 하였습니다. 카트를 움직일 수 있는 아기들은 벽이 더 보기

  • 2013년 7월 18일
    사상누각 소치 올림픽, 소련의 추억?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는 러시아 소치는 현재 하나의 거대한 건설 현장입니다. 비용과 효율성, 자연과 인간은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공산국가 시절의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와 다른 점이 없고, 한 발 더 나아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대규모 건설 현장입니다. 소치가 동계올림픽 장소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쭉 있어왔습니다. 러시아에서는 드물게 눈이 잘 내리지 않는 곳이고, 개막식과 폐막식이 열릴 장소도 한 때 말라리아 모기가 들끓던 늪지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무슬림 주민들과의 갈등이 끊이지 않아 무장 충돌이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