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분류의 글
  • 2013년 9월 2일. 화학무기의 역사, 금기의 역사

    2차대전 당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처칠 수상은 화학무기 사용을 진지하게 고려했지만, 합참의 만장일치 반대로 그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화학무기의 역사는 상당부분이 화학무기를 사용하지 “못한”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학무기는 실제 사용되기 전부터 금지되었던 무기입니다. 1899년 체결된 헤이그 조약이 화학무기 사용을 금지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그 이전까지 화학무기를 사용한 국가는 없었습니다. 물론 화학무기가 끔찍한 무기이기는 하지만, 다른 여러 무기들도 처음 등장했을 때는 비난의 대상이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자리를 잡았다는 점을 생각할 때 더 보기

  • 2013년 9월 2일. 호주 총선 D-5 유권자들의 고민

    지난 22년 동안 호주 경제는 흔들림 없는 호황을 이어왔습니다.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중국 시장에 석탄과 철광석 등 천연자원을 계속해서 판 덕분입니다.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해지는 시점에 치러지는 호주 총선은 앞으로 호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입니다. 그런데 집권 노동당의 케빈 러드(Kevin Rudd) 총리와 야당 연합을 대표하는 자유당의 토니 애봇(Tony Abbott) 당수 모두 중요한 시기에 호주를 이끌어나가기에는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아 보입니다. 시장경제를 신봉하고 큰 정부를 지양하는 Economist지의 더 보기

  • 2013년 8월 30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언어는?

    누구나 직관적으로는 어려운 언어와 덜 어려운 언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언어의 난이도를 측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일례로 미국 국무부는 외교관들을 위한 외국어 수업에서 다양한 언어들을 난이도 별로 나누어 놓았지만, 이는 모국어가 영어인 사람을 기준으로 하는 난이도일 뿐 보편적인 기준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언어의 난이도를 측정할 수 있는 보편적인 기준을 찾는 것 자체가 연구의 주제가 됩니다. 예를 들어, 라틴어나 러시아어처럼 동사나 명사에 어형 변화가 있는 언어는 익숙하지 않은 더 보기

  • 2013년 8월 30일. 오바마, 인종과 계급의 문제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두 명의 흑인 지도자인 마틴 루터 킹 목사와 오바마 대통령은 비슷한 기본 원칙을 가지고 있었지만 매우 다른 시대와 정치적 상황을 직면했습니다. 두 흑인 지도자는 인종 평등의 문제를 백인이나 노동자 계층 혹은 중산층을 아우를 수 있는 경제 평등과 같은 문제와 함께 연관을 지어야 운동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 인종(race)과 계급(class)의 문제를 적절하게 섞어 메세지를 전달했던 것이 그의 성공 스토리의 핵심입니다. 사람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더 보기

  • 2013년 8월 30일. (스티글리츠 칼럼)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나의 연구에 끼친 영향

    마틴루터킹이 1963년 8월 28일 그 유명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I have a dream) 연설을 할 때 저는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스무살, 대학을 갓 졸업하고 MIT에서 경제학 박사 공부를 시작하기 직전이었죠. 킹 목사의 연설은 굉장히 감동적이었습니다. 저도 그 수많은 차별을 목격하고 경험한 세대입니다. 애머스트 칼리지(동부 매사추세츠 주 소재) 학생회장 시절 인종차별 철폐를 지지하기 위해 남부에 내려갔을 때, 저는 인종차별을 유지하려는 남부의 폭력적인 가치관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흑인 학생만 있는 더 보기

  • 2013년 8월 29일. 픽션보다 더 재미있는 다큐가 뜬다

    붙잡힌 범고래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블랙피시(Black Fish)”는 액션 스릴러물을 방불케 합니다. 조련사의 죽음이라는 충격적인 이야기로 문을 열고, 배경음악은 긴박감을 더합니다. “블랙피시”처럼 극적인 요소와 상품성을 갖춘 다큐멘터리들의 등장으로, 최근 다큐멘터리 시장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2001년 영국 영화계에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는 단 4편 뿐이었지만, 작년에는 무려 86편이 등장했습니다. 칸 영화제의 영화 마켓에서도 다큐멘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5년 만에 2배나 커져 이제 전체의 16%를 차지합니다. 영국 박스오피스에서 다큐멘터리 티켓 매출은 전체의 1%에 불과하지만 이는 1년 더 보기

  • 2013년 8월 28일. 적은 수입으로도 건강한 식생활이 가능할까?

    영국의 스타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가 “거대한 TV 앞에 앉아 스티로폼 용기에 든 감자칩과 치즈를 꺼내 먹는 것”이 현대 영국 사회 빈곤의 얼굴이라고 말했습니다.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패스트푸드와 즉석 조리 식품이라는 값비싼 식품을 소비하고 있다는 것이죠. 실제로도 여러 영국 가정의 가계 지출 가운데 식품 구입비는 주택 담보 대출 상환금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영국의 학교 급식을 개혁한 공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는 제이미 올리버는 현재 소득이 높지 않은 사람들도 건강한 더 보기

  • 2013년 8월 28일. 테크업계의 공부벌레들, 정치에 입문하다

    원래 서부의 창업가들은 워싱턴 DC의 정치인들과는 거리가 멉니다. 정치 얘기는 잘 하지도 않고, 가끔 할때는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를 하는 사람들로나 취급하죠. 정부와 가깝게 지내면서 금융규제 관련 로비를 하는 월스트리트와는 아주 다른 분위기입니다. 스티브잡스가 대표적인 예로, 오바마 대통령에게 대놓고 기업 친화적이지 않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하고, 집으로 초대해 식사 한 후에는 “대통령이 똑똑하긴 한데 일이 왜 안되는지 설명하느라만 바빠서 아주 열이 받았다.”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테크업계의 거물들도 정치가 문제가 되자 직접 더 보기

  • 2013년 8월 27일. 마틴 루터 킹 이후 50년, 미국의 인종 문제는?

    1963년 8월 28일,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워싱턴에서 역사적인 연설을 남긴지 50년이 흘렀고 그간 미국 사회는 엄청나게 달라졌습니다. 흑인이 투표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린치를 당하던 시절을 지나, 수 많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정재계의 고위직에 진출했고 영화 속에서 흑인 배우가 신 역할을 하는 세상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인종 격차는 경제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일부 뒷걸음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2001년에서 2011년 사이, 흑인 가계 소득의 중간값은 백인 가계 소득 중간값 대비 64%에서 58%로 오히려 더 보기

  • 2013년 8월 27일. 日 최대 폭력조직 야마구치구미 타격 받을까?

    야마구치구미는 조직원 숫자만 3만여 명에 이르는 일본 최대의 폭력조직(속칭 야쿠자)입니다. 조직원 수로 따지면 전체 조직폭력배의 절반이 야마구치구미 소속이고, 그 영향력은 훨씬 더 큽니다. 지난 1915년에 세워져 100년 가까이 마약 밀수, 돈세탁, 사기, 갈취 등 각종 범죄를 통해 엄청난 부를 쌓아온 일본 지하경제의 상징 야마구치구미를 이끄는 우두머리 케니시 시노다를 향해 나고야 출신의 한 여성 식당주인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지난 1998년부터 2010년까지 보호비 명목으로 조직폭력배들이 갈취해간 돈 약 2억 원을 돌려달라는 겁니다. 24시간 경찰의 더 보기

  • 2013년 8월 27일. 중국의 장기 기증 문화, 정착할 수 있을까?

    중국은 전세계에서 사형수가 가장 많은 나라이며(관련그래프) 이들로부터 장기 이식 수요를 만족시켜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중국내 사형집행건수가 25% 떨어져 연 3000명으로 줄어들면서 장기 공급에도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처형된 사형수의 장기가 기존 공급의 90%를 담당했으나 이제 그 비율이 50%로 줄어든 겁니다. 보건 당국에게는 장기 기증이 절박한 상황입니다. 2010년 중국 병원에 장기기증 시스템을 도입했으나 사람들 설득이 쉽지 않았습니다. 도입 첫해 11개 성에서 97개의 장기를 기증 받았고, 현재까지 25개 성에서 1000명 기증자로부터 3000개 장기를 더 보기

  • 2013년 8월 26일. 서구의 영향력에 대한 아프간 사람들의 의견

    미국과 그 우방국들은 지난 10년 간 아프가니스탄에 민주주의와 여권 신장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주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뉴욕타임즈가 이메일과 페이스북을 통해 이에 대한 아프간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 봤습니다. 워싱턴에 살고 있는 22세 아프간계 미국인 학생: 이른바 “서구식”이라는게 아프간 사람들에게 낯설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70년대에 아프간은 이미 여성들이 활발하게 사회 생활을 했던 나라였습니다. 부르카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죠. 한 때 번영과 민주주의를 누렸지만 전쟁으로 처참해진 곳에 이런 아이디어들이 돌아오고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