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by veritaholic
  • 2018년 5월 29일. 정보의 종언: 마이클 헤이든

    (마이클 헤이든은 CIA와 NSA의 전 국장입니다) 내가 유럽에서 미군의 정보 활동을 책임지고 있던 1994년 어느날, 나는 보스니아 내전이 한창이던 사라예보의 어느 폐허가 된 거리를 걷고 있었다. 한때 아름다웠던 첨탑과 양파 모양의 지붕, 끝이 뾰족한 탑들이 밀랴츠카 강 너머 언덕위에서 날아오는 포탄 때문에 모두 흔적만 남았고, 나는 도대체 어떤 종류의 인간이 물을 구하고자 이제 문을 닫은 양조장 앞에 줄서 있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들의 이웃이었던 사람을 저격하는지 궁금해했다. 그러나 내가 정작 더 보기

  • 2018년 5월 25일. 브룩스 브라더스의 과거와 미래(2/2)

    온라인 판매와 공항 면세점에의 진출 브룩스 브라더스 또한 다른 브랜드들과 비슷한 상황이다. 인터넷을 통한 매출이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또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쇼핑을 시작하자 브룩스 브라더스는 제품에 대한 더 상세한 정보를 올리기 시작했으며, 스튜디오에서 모델이 입은 모습이 아니라 일상에서 보일 법한 모습의 사진을 올리고 있고, 이러한 변화가 매출 증가에 일조했다고 대변인은 말한다. 델 베키오는 27개의 공항 면세점이 90년대 브룩스 브라더스를 떠났던 비즈니스맨들을 다시 불러들이고 더 보기

  • 2018년 5월 24일. 브룩스 브라더스의 과거와 미래(1/2)

    2002년 초, 브룩스 브라더스를 갓 인수한 새 주인이자 대표이사인 클라우디오 델 베키오는 이 미국의 전통을 상징하는 의류업체가 위기에 빠져 있음을 인정해야 했다. 델 베키오는 브룩스 브라더스의 품질이 과거와 같지 않으며, 셔츠들은 사이즈가 맞지 않았고, 대표적인 제품인 네이비 블레이저가 정확한 네이비 색깔을 내지 못하는 등 여러 제품에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브룩스 브라더스의 오랜 고객들 또한 이를 눈치채고 있음은 물론이었다. 델 베키오가 새 주인으로서 처음 한 일은 그 앞의 주인이었던 영국의 더 보기

  • 2018년 5월 18일. [책] 아름다움에 대한 선호 / 마이클 J 라이언

    아름다움은 관찰자의 눈 속에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아름다움이 어떤 절대적인 것이라, 그러니까 비욘세나 조지 클루니는 그 존재 자체로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면, 마이클 J 라이언은 당신이 틀렸다고 말할겁니다. 그는 이 사랑스럽고 내용이 풍부한 책에서 아름다움이란 그저 우리가 가치를 부여한 것이고, 수시로 바뀌는 것이며, 우리 뇌가 만들어낸 환상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아름다움은 말 그대로 관찰자의 눈 속에 있습니다. 아름다움은 관찰자가 그 대상이 아름답다고 생각할때만 아름다울 뿐입니다. 곧 아름다움이란 관찰되는 순간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 보기

  • 2018년 5월 17일. [책]“실재란 무엇인가?: 양자역학의 의미에 대한 끝없는 여정” – 아담 베커

    원자는 실재할까요? 물론 실재합니다. 원자의 존재는 진화나 기후변화를 믿지 않는 사람들조차도 믿습니다. 원자가 없다면 어떻게 원자 폭탄을 만들수 있었을까요? 하지만 원자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원자의 개념과 이름은 고대 그리스인들의 생각이지만, 원자가 사과나 달처럼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은 20세기가 되어서야 밝혀졌습니다. 원자의 존재에 대한 첫번째 증거는 1905년 26세의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발표한 특수 상대성 이론입니다. 그전 까지는 원자는 매우 유용한 어떤 가상의 존재였습니다. 아인슈타인은 당시 빛의 알갱이를 의미하는, 지금은 광자라 불리는 “광양자”라는 더 보기

  • 2018년 5월 15일. 세상을 두 번 바꾼 사람

    이 칼럼은 세계를 적어도 두 번은 바꾼, 어떤 한 사람에 대한 것이다. 나는 그가 세상에 얼마나 막대한 영향을 미쳤는지가 아니라 그가 어떻게 그 일을 해냈는지를 말하려 한다. 이를 통해 세상을 바꾸려는 이들은 그에게서 무엇을 배워야 할지 알게 될 것이다. 스튜어트 브랜드는 1938년 일리노이 락포드에서 한 광고회사 임원의 아들로 태어났다. 1960년대 초, 그는 교외의 지루한 부르주아적 삶에 환멸을 느끼고 보다 진실한 삶을 미국 인디언에게서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1965년, 그는 더 보기

  • 2018년 5월 9일. 스트레스에 대한 투쟁, 도피 혹은 경직(Fight, Flight or Freeze) 반응

    스트레스에 대한 우리의 반응을 말하는 ‘투쟁 혹은 도피 반응’은 이제 ‘투쟁, 도피 혹은 경직 반응’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불립니다. 스트레스 전문가들은 사슴이 헤드라이트를 보고 멈추는 것과 같이 위기 상황에서 몸이 경직되는 현상을 기존의 ‘투쟁 혹은 도피 반응’에 추가하고 있습니다. ‘투쟁 혹은 도피’는 생존을 위한 우리의 반응이고, 이는 희망을 상징합니다. 우리는 싸워서 이길 가능성이 있거나 도망갈 기회가 있을 때 이 반응을 보입니다. 반면 경직 반응은 어떠한 희망도 없을 때 나타나는 반응입니다. 어떤 더 보기

  • 2018년 5월 8일. 미래 기억(prospective memory)과 나이

    우리는 자주 해야 할 일을 생각하다가도 잊어버리곤 합니다. 아침에 버터 마지막 조각을 빵에 바르면서 퇴근길에는 꼭 슈퍼에 들러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다음 날 아침에야 어제 그걸 잊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가장 최근에 무언가를 잊은 건 언제인가요? 물건 사기, 누군가에게 전화 걸기, 약 먹기, 이메일 보내기 등 우리는 수많은 일을 잊습니다. 여기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요? 바로 우리가 몇 초, 몇 분, 몇 시간 혹은 며칠 뒤에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일이라는 점입니다. 이는 일상에서 매우 더 보기

  • 2018년 5월 2일. “과거나 미래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의 시간 개념에 대한 도전 (2/2)

    그의 이론에서 시간은 어떤 역할을 할까요? 아인슈타인이 오래전에 보인 것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가기 때문에 시간은 상대적인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대적인 세상에서 절대적인 “지금”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즉 시간은 그저 다른 것과 무관하게 흘러가는 그런 독립적인 존재가 아닙니다. 로벨리는 시간을 “기하학적 공간에 대해 더 복잡하게 기하학적으로 얽혀있는” 존재라고 말합니다. 특히 로벨리의 이론에서 가장 근본적인 수준으로 가면 시간이 사라집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시간은 그저 인간의 “모호한”인식의 결과일 더 보기

  • 2018년 5월 2일. “과거나 미래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의 시간 개념에 대한 도전 (1/2)

    우리는 시간을 모든 것을 빨아들이며 “흘러 가는” 강물이라 생각합니다. 그 경우 죽음은 강가에 우리를 내려놓는 것이 될겁니다. 어쨌든 시간은 흘러갑니다. 영원히 앞으로 흘러가지요. 그런데 정말 시간이 그런 것일까요? 시인들은 때로 시간을 주춤거리고, 기어가고, 느려지며 심지어 멈추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합니다. 또 과거는 피할 수 없는 것이며 물건이나 사람, 장소에 새겨져있다고 표현하지요. 줄리엣이 로미오를 기다릴때 시간은 더디게 흘렀을겁니다. 아마 태양신의 아들 파에톤이 다시 한 번 아버지의 전차를 빠르게 몰아 “밤을 즉시 몰고오기를” 더 보기

  • 2018년 4월 27일. 고래가 지구 역사상 가장 큰 동물이 된 이유

    처음 바다사자를 직접 보았을 때 나는 놀라서 소리를 지를 뻔했습니다. 그때 나는 바닷속에서 스노클링을 하고 있었고 화려한 산호초를 한참 바라보는 중이었습니다. 고개를 들자 그 거대한 동물이 나와 1미터도 안되는 곳에 있었던 것입니다. 바다사자의 눈은 흰색으로 빛났습니다. 길쭉한 송곳니는 진화상 이들의 친척뻘 되는 곰이나 개를 연상시켰습니다. 나는 무엇보다 바다사자의 어마어마하게 큰 몸집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포유류는 바닷속으로 들어가면서 몸집을 키웠습니다. 물개와 바다사자, 바다코끼리 등 기각류는 커다란 근육과 두꺼운 지방층을 가지고 더 보기

  • 2018년 4월 24일. 인류 이전에 지구에 문명이 있었을까요?(2/2)

    1부 보기 5,600만 년 전, 지구는 팔레오세-에오세 극온난기(PETM)를 겪었습니다. 그 시기, 지구의 평균 기온은 지금보다 섭씨 7도 이상 높았습니다. 거의 모든 얼음이 녹았고, 북극과 남극 온도는 여름에도 20도에 육박했습니다. PETM 시기에도 탄소와 산소의 동위원소 비율이 오늘날처럼 크게 변했습니다. PETM 시기 외에도 인류가 미래에 남길 가능성이 있는 지질학적 변화들이 관찰된 시기가 있습니다. 그중에는 PETM 시기 약 2백만 년 이후 있었던 에오세기의 신비한 기원(Eocene Layers of Mysterious Origin)과 백악기에 수백만 년 이상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