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by ingpp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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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22일. 앨런 크루거 교수의 유산
프린스턴 대학교 경제학과의 앨런 크루거(Alan Krueger) 교수가 지난 주말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경제 자문위원을 맡기도 했던 크루거 교수는 여러 가지 분야와 사안을 경제학 분석틀로 바라보고 활발한 연구를 진행했고, 연구 결과를 실제 정책에 반영하고 접목하며 많은 이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 경제학자였습니다. “앨런은 경제학자가 구현해낼 수 있는 가장 뛰어난 것을 모두 구현해냈다. 특히 그는 경제학이라는 이론과 지식을 가지고 이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탁월한 능력을 더 보기 -
2019년 3월 21일. 돈, 직업, 결혼… 행복한 삶에 정답이 있을까? (4/5)
3부 보기 성공에 관한 ‘담론의 덫’은 어떤 직업을 가지고 무슨 일을 하느냐뿐 아니라 일을 얼마나 많이 하느냐까지 규정하려 듭니다. 정답은 꽤 간단합니다. 할 수 있는 한 다른 것을 희생하면서 더 열심히, 더 많이 일해서 돈을 더 많이 벌어야 성공한 삶이라는 거죠. 실제로 사람들은 소득이 오를수록 일을 더 하면 추가로 벌 수 있는 돈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우리가 쓸 수 있는 시간을 점점 더 돈과 결부해 생각하게 되는 거죠. 그리고 시간을 더 보기 -
2019년 3월 18일. 돈, 직업, 결혼… 행복한 삶에 정답이 있을까? (3/5)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이다, 정해진 답이 있다는 주장과 시선을 저자 폴 돌란은 "담론의 덫"이라 부릅니다. 담론의 덫을 넘어서서 이 정도면 됐다고 만족하지 못하는 이상 행복에 이르는 길은 험난하기 그지없습니다. 더 보기 -
2019년 3월 14일. 돈, 직업, 결혼… 행복한 삶에 정답이 있을까? (2/5)
1부 보기 영국 통계청은 영국인 표본 20만 명을 대상으로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얼마나 행복한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 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 대상의 약 1%는 아주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합니다. 표본이 영국 인구 전체의 분포를 잘 반영해 선정됐다고 가정하면 전체 영국인 가운데 약 50만 명이 끔찍한 삶을 살고 있다는 말이 됩니다. 경제적으로 궁핍하면 아주 불행한 1%에 속할 가능성이 커지는데, 구체적으로는 주급이 400파운드가 일종의 마지노선이 됩니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2만 파운드, 우리돈 더 보기 -
2019년 3월 12일. 돈, 직업, 결혼… 행복한 삶에 정답이 있을까? (1/5)
모두가 잘 사는 법을 이야기하고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지에 관한 조언이 쏟아지는 세상입니다. 그러나 행동과학자 폴 돌란(Paul Dolan)은 사람들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행복에 이르는 길은 저마다 다르고, 정답 같은 건 없다고 말합니다. 더 보기 -
2019년 3월 8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논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어디까지 맞나?
*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미군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가며 다른 나라의 안보를 책임지는 상황은 잘못됐다고 주장하며, 이를 고치겠다고 공언해 왔습니다.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도 이런 주장은 계속했고, 특히 한국처럼 경제적으로 부족함이 없는 나라에 미국이 사실상 공짜로 안보를 제공해주는 건 부당하다며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을 요구하고 여러 차례 불만을 표시해 왔습니다. <워싱턴포스트>의 살바도르 리조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정리해보고 그가 근거로 든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 따져봤습니다. 한국을 한 번 봅시다. 우리가 지금 이 더 보기 -
2019년 2월 22일. 마음의 평안을 해치는 단톡방에는 발을 끊는 것이 좋습니다. 그 방이 사랑하는 가족끼리 만든 방이라도요.
* 이 글을 쓴 엘리자베스 셔먼은 음식, 문화와 관련한 글을 쓰는 프리랜서 작가입니다. 셔먼의 글은 <애틀란틱>, <롤링스톤>을 비롯한 여러 매체에 실립니다. 셔먼은 뉴저지주 저지시티에 살고 있습니다. 저는 원래 문자메시지를 잘 확인하지 않습니다. 하이톤의 “띠리링” 하는 메시지 알림음이 들리면 어딘지 모르게 마음이 불안하고 불편해지기 때문에 웬만하면 진동도 아닌 무음 모드로 해놓다 보니, 연락해도 곧바로 답이 안 오는 사람, 연락이 닿기 까다로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사실 할 수만 있다면 제게 오는 모든 메시지의 더 보기 -
2019년 2월 12일. 왜 나를 낳았어요?: 반출생주의(anti-natalism) 철학에 대하여
인도 뭄바이에 사는 27살 남성 라파엘 사무엘 씨가 자신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자신을 세상에 낳았다는 이유로 부모를 고소했다는 뉴스가 많은 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아직 세상에 나오지도 않은 태아의 동의를 얻을 방법이 사실상 없지만, 어쨌든 이렇게 고통스러운 삶을 시작하게 된 것이 자신의 선택은 아니었음을 분명히 하고 싶었다는 사무엘 씨의 주장에 터무니없는 억지를 부린다는 비판과 비난의 목소리가 대부분인 가운데 오늘은 반대로 사무엘 씨의 신념으로 보이는 반출생주의(反出生主義, anti-natalism)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반출생주의란 말 그대로 더 보기 -
2019년 2월 7일. 가짜뉴스와 삼인성호: 자꾸 말하면 거짓도 진실이 되는 우리의 인지 편향
우리는 뇌의 10%밖에 쓰지 않는다. 당근을 먹으면 시력이 좋아진다. 비타민 C는 감기 예방에 효과가 있다. 현재 미국의 범죄율은 역사상 가장 높다. 위의 네 가지 문장 가운데 사실을 기술한 문장은 어떤 것일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네 문장 모두 사실이 아닙니다. 하지만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각 주장의 시시비비가 아닙니다. 분명 사실이 아닌 말도 사람들이 계속 그렇다고 이야기하다 보면 누구든 믿지 않고 배기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세 명이 말을 맞추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낼 더 보기 -
2019년 1월 30일.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에 성폭행 당한 피해자들은 아직 사과를 받지 못했다
한국군 병사 한 명이 푸옌(Phu Yen)주의 작은 마을에 있는 민가에 들이닥쳐 집에 있던 트란 티 응아이(Tran Thi Ngai) 씨를 강제로 성폭행했을 때 트란 씨는 24살이었습니다. “저를 방 안으로 밀쳐 넣더니 방문을 닫고는 여러 차례 저를 겁탈했어요. 총을 들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겁에 질려 저항할 생각도 못 했어요.” 이제 어느덧 80살을 바라보는 트란 씨는 한국 정부가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 병사들이 베트남 사람들을 성폭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해주기를 아직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권 단체 라이따이한을 더 보기 -
2019년 1월 2일. 새해를 맞이하며 키스를 나누는 풍습은 어디서 생겼을까?
2019년 한 해를 뜻깊게 시작하는 의미로 1월 1일 자정이 되는 순간, 혹은 오늘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무엇을 하셨나요? 콜롬비아에서는 사람들이 여행 가방을 들고 집 주변이나 집이 있는 골목을 빠르게 내달립니다. 한 해 동안 여기저기 여행을 많이 가보겠다는 뜻을 담은 의식이죠. 덴마크에서는 새해를 맞는 잔치 때 의자에서 뛰어내리는 풍습이 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새해 소망을 종이에 적고 그 종이를 태운 뒤 타고 남은 재의 일부를 샴페인에 섞어 새해가 되기 직전에 마시면 더 보기 -
2018년 12월 24일. 달걀 속 병아리 성별 감지 가능해져, ‘병아리 잔혹사’ 끝날까?
독일 과학자들이 달걀이 부화하기 전에 병아리의 성별을 확인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을 적용해 생산한 달걀이 처음으로 베를린에서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알을 낳을 수 없는 수컷 병아리는 알에서 깨어나자마자 대개 도살됐는데, 이렇게 죽는 병아리가 전 세계적으로 매년 수십억 마리에 달합니다. 새로 개발된 기술 덕분에 이른바 ‘병아리 잔혹사’가 끝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허까지 받은 셀렉트(Seleggt)라는 기술은 암탉이 알을 낳은 지 9일이 지난 뒤에 병아리의 성별을 판별할 수 있습니다. 수컷 병아리가 든 알은 곧바로 동물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