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by ingppoo
  • 2019년 9월 5일. 세계 2차대전 발발 80주년에 또 드러난 트럼프 대통령의 ‘무지’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나라에 관해 엉뚱하거나 부적절한 발언을 하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국제 정세에 대한 깊은 조예를 바탕으로 한 통찰력 있는 발언이 나올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그렇더라도 기본적으로 지금 말하고 있는 나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참모들에게 브리핑조차 듣지 않고 아무 말이나 나오는 대로 그냥 내뱉을 때가 너무 많습니다. 실언이 도를 넘으면 지난 주말처럼 문제가 됩니다. 지난 2일은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며 세계 더 보기

  • 2019년 8월 30일. 부모와 연을 끊을 수밖에 없던 사람들

    로라는 여느 아이처럼 부모의 사랑을 갈구했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로라네 가족은 단란한 가정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어릴 적 기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족에 관한 기억은 로라에겐 온통 어둡고 우울한 잿빛으로 남았을 뿐입니다. “엄마는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었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어요. 저를 향해 ‘널 낙태하지 않은 이유는 딱 하나밖에 없었어. 너를 뱄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았거든.’이라고 늘 말했죠.” 로라의 아빠는 로라가 아주 어릴 때 집을 나갔습니다. 로라는 아빠가 집을 나가 엄마의 삶이 더 더 보기

  • 2019년 8월 16일. 또 하나의 기후변화 경고, 북반구 고위도 지방에 너무 잦아지고 거세진 들불

    * 글쓴이 낸시 프레스코는 알래스카대학교 페어뱅크스의 연구교수로 알래스카 북극권 기후변화 시나리오 네트워크(SNAP, Scenarios Network for Alaska and Arctic Planning)의 코디네이터입니다. 북극에 가까운 고위도 지방이 불타고 있습니다. 올여름 알래스카에서만 벌써 600건 넘는 들불이 나 1만km² 가까운 숲을 태웠습니다. 캐나다 북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베리아에서는 계속된 들불로 발생한 연기가 약 5만 2천km² 상공을 뒤덮었습니다. (역자: 5만 2천km²는 경상도와 전라도를 합친 면적) 이 지역에서 들불 자체는 원래 흔한 일입니다. 하지만 알래스카대학교 극지방연구센터가 내놓은 연구 결과를 보면 더 보기

  • 2019년 7월 10일. ‘금본위제 지지자’ 주디 셸튼의 연준 위원 임명을 둘러싼 우려

    1971년 브레튼우즈 체제의 종식과 함께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많은 나라는 금본위제(gold standard)를 폐기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금본위제가 필요하다고 굳게 믿는 일부 학자들과 지지자들은 미국이 당면한 통화정책의 난제를 풀려면 금본위제로 돌아가는 길밖에 없다고 주장해 왔죠.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미국의 중앙은행) 위원으로 임명하려는 주디 셸튼(Judy Shelton)도 금본위제를 강력히 지지해온 사람 중 한 명입니다. 금본위제는 말 그대로 법정통화를 정해진 양의 금에 연동해 통화정책을 펴는 제도입니다. 대부분 경제학자는 금본위제가 현실에 맞지 않으며, 더 보기

  • 2019년 7월 1일. 하버드 졸업 30주년 동문회에 다녀와서

    선생님이나 의사가 된 동기들은 대체로 행복해보였습니다. 그 밖에 1988년 대학교를 졸업한 동기들을 만나고 온 저자의 솔직한 회고를 소개합니다.
    더 보기

  • 2019년 6월 11일. 세계는 다시 미사일 군비 경쟁 중

    전 세계 주요 강대국들이 탄도 미사일의 숫자를  빠르게 늘리며 군비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적국을 겨냥한 탄도 미사일에는 마음만 먹으면 핵무기도 실을 수 있습니다. 군축 협상을 비롯해 상황이 악화하는 걸 막기 위해 마련해둔 장치들은 유명무실해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잠재적인 미국의 위협을 억제한다며 미사일 기수를 빠르게 늘리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이 개발한 초음속 미사일은 기존의 방공 체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러시아도 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했습니다. 중동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더 보기

  • 2019년 6월 1일. 우버, 리프트 그리고 택시 면허와 규제

    승차 공유 서비스 / 승차 공유 플랫폼 / 차량 호출 서비스 / 택시 앱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우버(Uber)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야심 차게 기업공개(IPO)를 진행했지만, 750억 달러라는 예상에 못 미치는 평가를 받자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상장 이후에도 우버의 주가는 좀처럼 오르지 못했고, 기업공개를 맡은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가 한때 120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던 것은 비웃음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버와 후발주자인 리프트(Lyft)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850억 달러에 더 보기

  • 2019년 5월 23일. 오늘부터 나흘간 유럽연합 의회 선거

    유럽연합 의회 선거가 오늘(23일)부터 일요일까지 회원국 별로 치러집니다. 브렉시트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아직 회원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영국도 일단 규정대로 유럽연합 의회에 국민들이 뽑은 대표를 보내게 됩니다.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 의회로 가는 의원들이 브렉시트를 예정대로 완수하겠다는 공약으로 당선된 이라도 말이죠.   선거 개요 현재 유럽연합 회원국은 28개국입니다. 유럽연합 의회의 의석수는 751명입니다. 이번 선거는 5년 임기의 의원(MEP)들을 뽑는 선거로, 영국의 경우 의회 임기가 시작되는 7월 2일 전에 브렉시트 협상이 완료돼 유럽연합을 더 보기

  • 2019년 5월 11일. “임산부 음주 금지” 규정이 낳는 역효과

    임산부가 술을 마시면 뱃속에 있는 태아의 건강에 해롭다. 이 말에 반박할 수 있는 과학적인 근거는 아마도 없을 겁니다. 특히 지나친 알코올 섭취는 태아의 발달과 성장에 치명적인 손상을 끼칠 수 있다는 데 거의 모든 과학자들이 동의합니다. 그러나 아주 조금 마시는 건 괜찮다는 의견에 관해 그렇다면 어느 정도까지 음주를 허용해도 되는지에 관한 논란만 하더라도 문제는 대단히 복잡합니다. 여기에 임산부가 술을 마시지 않도록 권고하거나 혹은 술을 마시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시행하는 여러 가지 더 보기

  • 2019년 5월 4일. 개와 늑대를 구별하실 수 있나요?

    * 글쓴이 카트자 페티넨은 캐나다의 마운트 로얄 대학교의 문화인류학자입니다. 캐나다 록키 산맥 근방에 살다 보면 대자연을 마주하게 될 일이 자주 생깁니다. 제가 사는 캘거리에서 한 시간만 차를 타고 나가면 핸드폰도 터지지 않고 인적을 찾기 어려운 야생 한복판에 서게 되죠. 야생에서는 당연히 수많은 야생동물을 만나게 됩니다. 그 가운데는 코요테나 늑대처럼 북미 대륙에 서식하는 수많은 갯과 동물(canid)도 있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과 같이 야생으로 나가는 일은 거의 없지만, 반대로 갯과에 속하는 또 다른 더 보기

  • 2019년 4월 16일. 마라톤과 거짓말쟁이들 사이의 술래잡기

    * 칼럼을 쓴 데렉 머피는 마라톤에서 속임수를 쓰는 사람들을 적발해 퇴출하는 캠페인 사이트 marathoninvestigation.co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오늘(15일) 미국 보스톤에서는 유서 깊은 보스톤 마라톤이 열립니다. 6년 전 일어난 테러 공격을 제외하면 보스톤 마라톤과 관련해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리는 ‘사건’은 아마도 1980년에 일어난 로지 루이즈(Rosie Ruiz)의 뻔뻔한 거짓말일 겁니다. 당시 루이즈는 레이스의 출발을 알리는 총성이 울린 뒤 엉뚱한 곳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결승선을 1km도 남겨두지 않은 지점에서 몰래 마라톤 더 보기

  • 2019년 4월 12일. AI가 모든 지식을 기억하는 세상, 우리는 어디까지 잊어도 될까?

    학생 시절 제게는 물리학을 공부하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의 박사과정 지도교수는 원자론의 핵심적인 공식을 계산한 노트를 궁금하면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도록 잘 정리해서 들고 다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직 컴퓨터 한 대의 본체 크기가 어른의 한 아름을 넘던 시절이었습니다. 복잡하기 짝이 없는 계산 과정을 일일이 종이에 써서 들고 다녀야 했죠. 제 친구도 그렇게 했는데, 손으로 일일이 공식을 풀다 보니 계산이 틀리거나 연필로 쓴 글자가 지워지거나 얼룩져 알아볼 수 없게 되기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