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by eyesopen1
  • 2014년 2월 26일. 지구 반대편 브라질과 폴란드의 공통점?

    “브라질리아는 자본주의자들의 돈으로 만들어진 공산주의 도시다.” 1990년대 중반, 브라질의 수도를 돌아보고 온 폴란드 대통령이 소감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고 하죠. 실제 브라질리아의 도시 디자인을 맡았던 인물이 104년 평생을 공산주의자로 살다간 오스카 니마이어(Oscar Niemeyer)인줄 알고 한 말인지는 분명치 않으나,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이번 주 브라질 땅을 난생 처음 밟은 폴란드 출신의 특파원도 브라질리아에서 고향 바르샤바를 떠올렸습니다. 물론 도시의 규모나 기후도 다르고, 지난 20년 간 많이 달라진 바르샤바와 달리 브라질리아는 80년대에 갇혀있다는 인상을 더 보기

  • 2014년 2월 26일. 익명 SNS 위스퍼, 소비자 조사 도구로 안성맞춤

    소비자 조사란 어려운 일입니다. 연구자와 소비자 사이에 존재하는 사회적 역학관계 때문이죠. 사람들은 질문을 받으면 자신이 정말로 생각하는 것을 말하기 보다는 상대가 듣고 싶어하는 것, 또는 스스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늘 소비자 조사처럼 보이지 않는 조사 방식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이고요. 하지만 최근 떠오르고 있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위스퍼(Whisper)를 활용하면, 이런 어려움 없이 의미있는 소비자 연구가 가능합니다. 위스퍼는 간단히 말해 익명 트위터, 익명 페이스북입니다. 이 익명의 더 보기

  • 2014년 2월 25일. 일터로 돌아가는 나이든 여성들

    지난 주 영국 정부는 일하는 여성의 비율이 43년 만에 최고인 67.2%에 달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는 50세 이상 여성들의 취업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영국노총(TUC)의 연구에 따르면 1992년에 비해 일하는 여성의 수가 227만8천 명 증가했는데, 이 중 72%가 50세 이상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여성들이 나이 먹어서까지 계속 일을 하거나, 다시 일터로 돌아가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는 것이 노총의 설명입니다. 많은 여성들이 계속해서 일할 능력이 되기 때문에, 또는 사회적 분위기가 나이 들어서도 일하는 더 보기

  • 2014년 2월 24일. 푸틴의 불지옥 우크라이나, 서구가 강경 대응해야

    대중의 봉기에는 대강의 공식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말로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가 갈등으로 격화되면서, 목표는 점점 더 극단적으로 치닫고 나쁜 감정이 쌓이면서 타협의 희망은 사라져가죠. 우크라이나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11월에 평화적인 시위였던 것이 이제는 수많은 사상자를 낸 폭력 사태가 되었고 전면적인 내전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이 사태의 일차적인 책임은 물론 이 나라의 깡패 같은 대통령 빅토르 야누코비치에 있으나, 이 사태의 뿌리에는 크레믈린 궁의 주인, 푸틴이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태생부터 동서 갈등을 더 보기

  • 2014년 2월 21일. 수퍼모델과 사귀는 방법

    이 기사의 제목에 낚여서 들어오셨다고 해도, 기사를 끝까지 읽어보신 분들은 이 기사가 정치 관련 내용을 담고 있다는 사실을 곧 알아보실 겁니다. 그렇지만 무엇이든 제목만 대충 훑어보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죠. 전미공화당의원협의회(National Republican Congressional Committee)는 요즘 바로 이런 점을 노린 정치 홍보 수단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대문에 메사추세츠 주에서 민주당 후보로 등록한 존 티어니(John Tierney)의 멋진 사진과 함께 “존 티어니를 의회로”라는 문구를 건 홈페이지(http://www.johntierney2014.com/)가 있습니다. 얼핏 보면 티어니 지지 사이트 같아 보이지만,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면 “티어니는 가장 극단적이고 당파적인 인물 중 한 사람으로, 의회에 진출했다가는 중산층의 은퇴 설계를 박살낼 법안에 표를 던질 것”이라는 등, 그를 뽑아서는 안 될 이유들을 잔뜩 열거하고 있죠. 하단에는 기부 버튼까지 마련되어 더 보기

  • 2014년 2월 20일. 국경없는 환자들: 의료 서비스의 세계화 전망

    미국에 사는 클레어 모리스씨는 무릎 교체 수술을 받기 위해 조사를 하다가 미국에서는 15000달러가 드는 수술이 코스타리카에서는 반 값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이 널리 퍼지면서, 10년 전까지만 해도 의료 관광의 미래는 아주 밝아보였습니다. 같은 의료 서비스를 싼 값에 받을 수 있다면 환자들은 기꺼이 해외로 나갈 것이고, 보험회사와 정부는 지출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죠. 2008년 컨설팅 회사 딜로이트는 2012년까지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해외로 나가는 미국인의 수가 10배 더 보기

  • 2014년 2월 19일. 깊어가는 이집트의 세대 간 갈등

    이집트의 세대 갈등이 날로 깊어가고 있습니다. 무바라크 대통령과 모르시 대통령의 하야 당시 중요한 역할을 했던 35세의 정치홍보 전문가인 가잘리 하브는 젊은 층을 포섭하고자 하고자하는 정부로부터 도움을 요청받았지만, 정부 회의에 세 번 참석한 후 마음을 접었습니다. 정부가 여전히 젊은이들을 떼로 체포하고, 열악한 교도소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집트는 인구의 4분의 3이 40세 미만인 젊은 국가입니다. 가잘리 하브를 비롯한 많은 이집트의 청년들은 현재 이집트 정부의 강경한 행태가 더 보기

  • 2014년 2월 18일. 푸에블로호 사건으로 보는 북한의 어제와 오늘

    지난주 아시아를 방문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영원한 역내 골칫거리는 아마도 북한일 것입니다. 미국 해군의 푸에블로호가 납치당했던 1968년만큼 상황이 나쁘지 않은 것이 유일한 위안일지도 모릅니다. 북한은 오늘날까지도 푸에블로호를 초강대국인 미국을 상대로 얻어낸 전리품으로 홍보하며 관광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LA타임즈 기자 출신인 잭 치버스(Jack Cheevers)는 최근 푸에블로호 승무원을 상대로 한 심층 인터뷰와 기밀 해제된 문서들을 바탕으로 <전쟁행위: 린든 존슨, 북한과 간첩선 푸에블로호 납치 (“Act of War: Lyndon Johnson, North Korea and the 더 보기

  • 2014년 2월 17일. 국적을 바꾼 쇼트트랙 스케이터: 올림픽의 의미는 무엇인가?

    빅토르 안이 남자 쇼트트랙 1,000미터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순간, 러시아 응원단의 환호성이 울려퍼졌습니다. 동시에 한국 응원단의 야유도 들려왔습니다. 한국 출신의 쇼트트랙 스케이터 빅토르 안은 모국에서 오랫동안 성공적인 선수 생활을 이어왔지만, 2011년 국적을 바꾸고 러시아 국가대표팀을 선택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빅토르 안이 모국을 떠난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습니다. 한국 빙상연맹과 갈등을 겪으면서, 무릎 부상 이후 재활 치료에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가대표팀으로 돌아갈 수 없었던 것입니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을 마치고 귀국하던 길에는 안의 아버지와 연맹 더 보기

  • 2014년 2월 14일. 범죄자는 선거권을 박탈당해야 마땅한가?

    투표할 권리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요소지만, 미국에서는 6백만에 달하는 사람들이 선거권을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평생 투표를 할 수 없죠. 일부 주에 범죄자의 선거권을 평생 박탈하는 법률이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한 컨퍼런스에서 연설을 통해 이러한 법이 얼마나 구시대적이고, 정의롭지 못하며, 생산적이지도 않은지에 대해 역설한 바 있습니다. 홀더 장관은 전과자가 평생 투표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는 법이 책임성과 갱생이라는 형법 정의의 두 가지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미 벌을 더 보기

  • 2014년 2월 13일. 대학, 가도 돈 들고 안 가도 돈 든다?

    미국의 학자금 대출 규모가 1조 달러에 달하고 4년제 대학을 졸업하기까지 집 한 채 값이 들어가는 현실에서, 많은 이들이 대학 졸업장의 가치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주에 발표된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학에 가는 것이 이득이라는 주장에 더 이상 이의를 달기 어려워 보입니다. “지식 기반 사회에서 대학 보다 더 많은 돈을 잡아먹는 것은 오직 하나, 바로 대학에 가지 않는 것이죠.” 퓨리서치센터 관계자의 말입니다. 구체적인 수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현재 더 보기

  • 2014년 2월 12일. 해적 라디오로 목소리를 얻은 시리아 반군

    내전으로 멍든 시리아에서 반군들이 적극 활용하고 있는 창구가 있습니다. 바로 해적 라디오(pirate radio)입니다. 내전이 시작된 이래 반군들이 세운 라디오 방송국은 십 여 곳에 달합니다. 봉기 초반에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시리아 내에서 설 곳을 잃은 젊은 활동가들이 주축입니다. 이들은 현재 정부군의 타겟인 동시에 이슬람주의자와 극단주의자들의 배척을 받고 있습니다. 음악과 여성의 목소리를 라디오로 내보내기 때문이죠. 일부는 반군측 저널리스트들을 지원하고 있는 미국 정부의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잔인하고 폭력적인 장면을 인터넷에 올려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