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by eyesope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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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2일. 천안문 25주기, 사라지는 언론인들
천안문 사건 25주기를 앞두고 중국의 유명 저널리스트 가오 유(Gao Yu)가 실종되었습니다. 지난 주말, 천안문 앞에 모인 학생 시위대를 난동으로 규정했던 1989년 4월 26일자 인민일보 사설을 기억하는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던 그녀가 나타나지 않자 지인들이 연락했지만, 여전히 소식이 닿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칼럼을 쓰고 있는 독일 매체 담당자와 이메일을 주고 받은 것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트위터에 글을 올린 것도 지난 수요일이 마지막입니다. 본인은 물론 아들도 휴대폰을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중국에서는 활동가들이 주요 더 보기 -
2014년 5월 1일. [칼럼] NBA 구단주 인종차별 파문: 돈으로 사랑도 사는 세상
비틀즈가 50년 전에 이미 사랑은 돈으로 살 수 없다고 선언한 바 있지만, LA 클리퍼스의 구단주 도널드 스털링을 못 만나봐서 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여성 지인에게 흑인과 같이 다니지 말라고 말한 음성 파일이 공개되면서, 스털링은 인종 차별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올랐죠. 놀라운 사실은 그가 미국유색인지위향상협회(NACCP) LA 지부로부터 공로상을 받을 예정이었다는 겁니다. 이전에도 스털링은 NACCP로부터 상을 두 번이나 받았습니다. 이번에 크게 실수한 거지, 그전까지는 잘 해온 것 아니냐고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스털링은 여러 차례 더 보기 -
2014년 4월 30일. 이집트 무더기 사형선고, 700여명의 운명은?
이집트 법정이 무슬림형제단 지지자 683명에게 무더기 사형선고를 내리고, 기존에 사형선고를 받은 529명 중 37명의 형도 확정했습니다. 작년 여름, 모르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이다가 경찰의 진압을 받은 후 경찰서와 교회 등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입건되었던 사건입니다. 피고 사건을 모니터링해온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관계자는 이번 재판이 공정한 재판의 기본적인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이집트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말살시켰다고 평가했습니다. 법원 건물 밖에서 만난 한 남성은 자신의 친척 5명이 이번에 사형선고를 받았는데, 더 보기 -
2014년 4월 29일. 여성 표심, 이미지가 아닌 정책으로 잡아야
최근 들어 영국 정부와 여당인 보수당은 여성 친화적이지 못하다는 비난을 사고 있습니다. 이달 초 마리아 밀러 문화부 장관이 사임한 후 남성이 후임으로 결정되자 비판의 목소리는 극에 달했죠. 원래 여성 유권자들이 남성 유권자들에 비해 노동당 성향인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언제나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1918년 처음 여성들에게 투표권이 주어졌을 때, 여성 유권자들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한 것은 보수당 쪽입니다. 1차대전과 2차대전 사이, 보수당이 여성들을 위해 만든 잡지 <가정과 정치(Home and Politics)>의 더 보기 -
2014년 4월 28일. 민주주의, 계속해서 인기를 유지할 수 있을까?
러시아의 높은 부정부패 지수, 억압적인 정부를 생각하면 크림 반도의 주민들이 러시아 국민이 되고 싶어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민족주의와 민주주의는 19세기에 어색한 동반자 관계로 발전했고, 민족주의가 민주주의를 압도하는 경우도 많죠. 1848년 독일 혁명 당시에도 리버럴들은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통일 국가를 꿈꾸었지만, 결국 독일 통일은 민주주의적 투표가 아닌 비스마르크의 권모술수로 이루어졌습니다. 당시에도 민족주의는 합스부르크 왕가에 대적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로 활용되었습니다. 민주주의가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다음에 집권할 수 있는 더 보기 -
2014년 4월 25일. 해양공원의 인기 감소, 왜?
한 때 전 세계 가족 나들이 명소였던 해양 공원의 인기가 눈에 띄게 사그라들고 있습니다. 미국의 해양 공원 체인인 씨월드(SeaWorld)의 올해 1분기 입장객 수는 전년 대비 13% 감소했습니다. 야생동물 보호 운동가들은 작년에 개봉한 다큐멘터리 <블랙피시(Blackfish)>의 영향이 컸다고 말합니다. <블랙피시>는 자신이 훈련시키던 범고래에게 죽음을 당한 조련사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영리한 해양 동물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범고래가 실제로는 좁은 풀에 갇혀 약을 맞아가며 가혹한 훈련을 받고 있음을 고발했습니다. 이 작품이 개봉하자, 해양 동물 더 보기 -
2014년 4월 24일. 민주주의는 아랍 국가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아랍의 봄’ 이후 민주주의가 그나마 자리잡았다고 할 수 있는 나라는 아랍 22개국 중 튀니지 한 곳 뿐입니다. ‘아랍의 봄’이 없었다면 차라리 더 나았을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랬다면 리비아, 예멘, 바레인, 시리아, 이집트에서 성난 사람들이 민주주의라는 이름 하에 난동을 일으키는 사태도 없었을 것이고 호스니 무바라크 같은 친서방적 인물이 물러나는 일도 없었을 거라면서요. 이들은 조용히 이제라도 이집트가 군부의 손아귀로 돌아갔으니 얼마나 다행이냐면서, 아랍 세계에 민주주의란 어울리지 않는 옷이라고 속삭이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의견에는 더 보기 -
2014년 4월 23일. [칼럼]세월호 참사, 끔찍한 일이지만 ‘살인’은 아니다
-세월호 사태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을 다루어 일부 국내 언론에 소개된 가디언지 칼럼 전체를 정리한 확장 요약판입니다. 현재 한국에서는 세월호 사고에 관련된 (불행히도 초기 대응을 제외한) 모든 것이 너무 “업”되어 있습니다. 참사의 규모나 희생자 다수가 어린 학생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그럴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사고 엿새째, 국가 수반인 박근혜 대통령도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일부 승무원들이 “살인과도 같은 행태”를 저질렀다고 말했죠. 대통령은 희생자 부모나 국민 일반이 아닌 정부 관료들 앞에서 책임 있는 모든 자들에게 민형사상 더 보기 -
2014년 4월 22일. 이해할 수 없는 세월호 안내 방송, 상식 따랐어야
세월호 침몰 사고에는 해상 전문가들이 이해하기 힘든 점이 하나 있습니다. 도대체 왜 승객들에게 객실에 머무르라는 안내 방송을 했던 것일까요? 물론 해상 사고 시 탈출은 큰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고, 배는 망가져도 여전히 가장 믿을만 한 구명정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세월호와 같이 자동차와 여객을 함께 싣는 카페리(car ferry)는 이른바 “자유수면효과(free surface effect)” 때문에 빠르게 전복될 가능성이 큽니다. 승객들은 배에서 빠져나와야만 하고 그게 아니더라도 결정적인 순간에 배를 떠날 수 있도록 모여 있어야 합니다. 더 보기 -
2014년 4월 21일. 배를 지키는 선장, 도리인가 의무인가
영화 <타이타닉>에서 선장이 배와 함께 운명을 달리하는 장면이 소개된 이후, 선장은 침몰하는 배를 떠나지 않는다는 것이 사람들의 머리 속에 각인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2년 사이, 선장 2명이 자신의 배와 겁에 질린 승객들을 두고 먼저 탈출했습니다. 이탈리아의 크루즈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의 프란체스코 셰티노 선장에 이어 한국 세월호의 이준석 선장이 그 주인공입니다. 이준석 선장이 침몰하는 배에서 여유롭게 빠져나오는 영상이 공개된 후 그는 “세월호의 악마”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국제적으로 (그리고 한국에서도!) 침몰하는 배의 선장이 마지막까지 더 보기 -
2014년 4월 18일. 젊은 간디의 남아공 시절
1893년, 모한다스 간디라는 인도 출신 젊은 변호사가 대영제국 치하의 남아공 더반에 도착합니다. 20년 간 이곳에 머물다 고향으로 돌아간 그는 이후 조국의 독립 운동가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됩니다. 젊은 간디의 남아공 시절을 책으로 엮은 역사학자 라마찬드라 구하(Ramachandra Guha)가 NPR과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Q. 간디는 왜 남아공으로 갔나? A. 성공한 사람은 아주 젊었을 때부터 승승장구했을 거라는 편견이 있지만, 간디는 인도에서 변호사로서 두 번이나 큰 실패를 겪었습니다. 그러다가 남아공에서 법적 더 보기 -
2014년 4월 17일. 프랑스 6시 이후 업무 이메일 금지 소동, 진실은?
프랑스에서 노동자들이 저녁 6시 이후 업무 이메일 확인을 금지하는 법이 나왔다는 소식은 헤드라인 감으로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짧은 근무 시간과 긴 휴가로 대표되는 프랑스의 이미지에 꼭 들어맞는 내용이라, 영어권 매체들은 앞다투어 이 소식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디지털 경제부 장관이 지난 13일 직접 영문 트윗을 통해 알렸듯이, 이런 법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죠. 실상은 의회에서 새로운 법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하이테크와 컨설팅 분야의 노조와 고용주들이 4월 1일에 맺은 협약에 업무 이메일과 관련한 내용이 들어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