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백인 아닌 선생님도 있었더라면
7,80년대 시카고 교외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글래디스 마르케스는 한 번도 히스패닉계 선생님을 만난 적이 없습니다. 대학 진학 계획을 세우면서, 운동부 가입을 위해 부모님을 설득하면서 멘토로 삼을만한 선생님이 있었으면 바란 적이 수도 없었죠. 마르케스는 선생님이 되어 이 동네로 돌아왔습니다. 여전히 히스패닉계 학생은 학교의 절반을 차지하지만, 히스패닉계 선생님은 극소수입니다.
이는 미국 전역의 공통된 상황입니다. 소수인종계 학생들이 다수가 된지 오래지만, 교사의 80%는 백인이죠. 보스턴을 예로 들어보면 백인 교사 대 백인 학생의 비율은 3:1 정도지만, 라틴계 교사 대 라틴계 학생의 비율은 무려 52:1입니다. 소수계 학생이 85%에 달하는 뉴욕시에서도 교사의 60%가 백인입니다.
라틴계 학생은 라틴계 교사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거나, 아프리카계 또는 아시아계 학생이 백인 교사 아래서는 잘 배울 수 없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교사가 누구건 학생들을 잘 돌보기만 한다면 학부모의 존경을 얻을 수 있죠. 그러나 차이가 크지는 않지만 같은 인종의 교사 지도 하의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나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합니다. 전문가들은 명확한 시험 점수 차이로 드러나지 않아도, 같은 인종인 선생님의 존재가 학생의 미래상에 영향을 준다고 말합니다.
물론 소수계 학생들이 수가 늘어나면서 대학진학률도 늘어나고, 이에 따라 선생님의 숫자도 서서히 늘어나겠죠. 하지만 많은 소수계 학생들이 여전히 가족 중에서 처음으로 대학에 진학한 경우가 많고, 학자금 등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수입을 기준으로 진로를 택하는 일이 많습니다. 앞으로도 소수계 교사가 생각처럼 많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깁니다.
현재 교사 단체 등을 중심으로 소수계 학생들에게 저극적으로 어필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소수계 교사 채용을 늘이기 위한 정책을 펼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범대 졸업생 풀 자체에 여전히 다양성이 부족하단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교사를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인종 문제를 떠나 미국 사회 전체의 문제지만, 소수계 교사들은 학생 수가 많고 저소득 계층이 많이 사는 지역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아 교단을 떠나는 일이 더욱 잦습니다.
교육계의 인종 간 격차는 가까운 미래에 줄어들기 어려울 겁니다. 모든 선생님들이 교실 내 다양성에 대한 지식과 감수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급한 이유입니다. (뉴욕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