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Automation) 혼자서 일자리를 없애고 있는 건 아닙니다
지난주 금요일 발표된 미국 노동 시장 보고서에서 미국의 민간 부문 일자리가 3월에도 증가했다는 소식이 있었지만 미국에서 여전히 고용 기회는 낮은 수준입니다. 19세기에는 증기력과 기계들이 전통적인 일자리를 빼앗긴 했지만 동시에 새로운 종류의 일자리를 만들어냈습니다. 오늘날에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그리고 로봇이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무인 자동차와 같은 상상은 더 이상 소설이 아니라 현실화되고 있으며, 이런 기술은 운송 관련 분야의 일자리 수백만개를 없앨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새로운 기술을 얼마나 두려워해야 할까요? 기계가 일자리를 모두 빼앗아 갈 것이라는 가정을 의심해봐야 하는 이유들은 있습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혁신과 자동화가 끊임없이 이뤄졌지만 실업률은 고작 4% 수준이었습니다 (2000년 기준). 사람의 손을 필요로 하는 일은 계속해서 있어왔고, 비교우위 이론에 따르면 비숙련 노동자들 역시 자신들의 서비스를 시장에 제공함으로써 이윤을 취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기술과 관련된 실업 문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노동 시장은 과거만큼 유연하지 않은데, 특히 비숙련 남성 노동자들에게 이 문제는 심각합니다. 20세기에 사람들은 농업에서 제조업 분야로 옮겨갔고 고등학교 졸업장이나 일을 할 의지만 있다면 일자리를 얻는 데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시대의 기술 혁신은 사람의 노동과 결합되어야만 사용 가능한 것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반면, 오늘날 많은 새로운 일자리는 의료 서비스나 교육 분야에서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 분야에서 일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특수화된 훈련이나 공부가 필요합니다. 과거에 고등학교 졸업장이면 가능했던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는 이제는 대학 졸업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다른 종류의 능력들이 있지만 고등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에게 불이익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고등 교육을 받지 않은 젊은 남성들에게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이들은 고객을 상대하거나 노인들을 돌보는 등 새로운 종류의 서비스 일자리에 항상 잘 맞지는 않습니다. 또 오늘날 자격증이 있어야 획득할 수 있는 일자리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현재 모든 일자리의 1/3이 자격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분야의 일들은 노동 집약적이지 않습니다. 프린스턴 대학교의 경제학자 세 명이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미국에서 게속해서 실업 상태에 놓여있는 새로운 계층의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정부가 아무리 팽창적 통화 정책이나 재정 정책을 실시한다고 해도 이들이 일자리를 얻을 가능성에는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기계로 인한 자동화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것이 아니라 기술, 교육, 그리고 변화하는 시장의 요구가 모두 반영된 복합적 결과로 실업 상태에 있는 것입니다.
현재 노동 시장에 존재하는 많은 문제들은 금융위기 때문에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원인을 경기 순환(business cycle)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은 실수입니다. 금융위기 전에는 CEO나 기업주들은 누가 가장 생산성이 떨어지는 노동자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습니다. 혹은 이들은 생산성이 떨어지는 노동자를 해고하는 등의 결정을 적극적으로 실행하지 않았습니다. 매출이 어느 정도 이상을 보이는 한 현상을 유지하는 것이 쉬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위기가 발생하고 많은 사업채들이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할 시기가 왔습니다. 어떻게 보면 금융 위기가 아니었다면 훨씬 느리게 진행되었을 생산성이 떨어지는 노동자를 해고하거나 대체하는 과정이 금융위기 때문에 훨씬 가속화되었던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과정에서 해고된 사람들은 미래의 고용주들로부터 차별을 받고 있습니다. 이들이 해고된 과정이 항상 정당한 것이 아닐 수 있지만, 이들이 해고 과정에서 씌워진 오명을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NY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