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의 성공: 중국기업의 세계진출을 바라보는 서구의 시선
2020년 8월 3일  |  By:   |  IT, 세계  |  No Comment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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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 기사는 지난 주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내 틱톡 사용 금지” 발언이 나오기 전인 올해 5월에 나온 기사입니다.

“인터넷에 마지막 남은 밝은 구석”이라 불리는 틱톡(TikTok)은 중국산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 현재 페이스북과 그 자매 서비스인 인스타그램, 왓츠앱의 다운로드수를 뛰어넘었습니다.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ByteDance)는 비상장 테크 스타트업 가운데 가장 높은 몸값(900억~1000억 달러)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중국 기업이 전세계적으로 이 같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에 서구 국가들은 꺼림직한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틱톡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요? 앱을 열면 사용자들은 1분 미만의 동영상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창을 마주하게 됩니다. 사용자는 자신의 관심사를 표시할 수 있고, 좋아하지 않는 영상은 위로 밀어올려 닫으면 됩니다. 그때마다 앱의 알고리즘이 작동해 다음에 띄울 영상을 골라주죠. 틱톡은 이 같이 자동화된 콘텐츠 추천 시스템을 가장 극단으로 밀어붙인 케이스로, 사용자들을 사로잡는 비결도 여기에 있습니다. 다른 소셜미디어에서와 마찬가지로 사용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크리에이터를 “팔로우”할 수 있고, 마음에 드는 영상에 “좋아요”를 표시할 수 있고, 댓글을 달거나 다른 앱에 공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틱톡에는 “듀엣” 기능이 있어, 두 영상을 나란히 띄울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두 친구가 같은 춤을 추는 영상을 나란히 붙이거나, 오리지널 영상에 리액션 비디오를 함께 올릴 수 있는 것이죠. 이것이 “챌린지(한 크리에이터가 다른 사용자들에게 특정 운동이나 댄스를 따라 하도록 도전장을 올리는 것)”와 어우려져 여러 교류가 일어나고, 다른 소셜미디어에 비해 더 많은 협업이 발생하게 됩니다.

코로나로 인한 봉쇄 기간 동안 틱톡은 집에 갇힌 젊은이들 사이에서 널리 퍼지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해시태그가 달린 영상들의 조회수는 640억에 달합니다. 힙합 아티스트 커티스 로치(Curtis Roach)의 “Bored in the House” 댄스 챌린지는 무려 410만 사용자가 자신의 버전을 찍어 올렸죠. 영국에서는 목요일 저녁마다 보건당국에 감사하는 박수 영상이 같은 해시태그(#thankyouNHS)를 달고 수천 개씩 올라옵니다. 틱톡은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막는데도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2월에는 세계보건기구의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고, 모든 코로나19 해시태그에는 “코로나19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으세요”라는 경고 메시지가 함께 붙고, 메시지를 클릭하면 적십자, 세계경제포럼 등 공인된 기관이 올리는 동영상 모음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틱톡이 탄력을 받은 것은 모기업인 바이트댄스가 2017년 뮤지컬리(musical.ly)를 인수하고서부터입니다. 뮤지컬리는 주로 10대 청소년들이 모여 립싱크 동영상을 올리던 곳이었죠. 당시에도 이미 미대륙과 유럽의 밀레니얼들에게 인기가 있었고, 전세계적으로 2억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었습니다. 바이트댄스는 뮤지컬리와 틱톡을 합쳐 인스타그램과 스냅챗 등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2018년 광고비로만 10억 달러를 지출했다고 알려져 있죠.) 런던의 피카딜리 서커스나 뉴욕의 타임스퀘어 같은 곳에도 광고를 걸고 미국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인 수퍼볼 생중계 때도 광고를 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잘 먹혀들어가는 중입니다. 유명인사와 신문사들이 공식 계정을 만들기 시작했고, 패션 브랜드도 틱톡에 광고를 걸기 시작했습니다. 사용자의 70%는 25세 이하입니다. 틱톡은 광고료와 팁(사용자들이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에게 주는 틱톡 내의 화폐)에 대한 수수료로 돈을 벌고 있습니다. 틱톡은 중국에서 “두인”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있는데, 중국에서는 이커머스로 돈을 벌기도 합니다.

틱톡은 진정한 의미에서 세계 진출에 성공한 중국 기업의 첫 사례입니다. 이 점이 서구 국가들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치인들은 중국 정부가 수백만 미국 청소년들의 정보를 손에 쥐고 정보를 캐낼까봐 걱정합니다. 검열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작년 가을 홍콩 시위 관련 영상이 이 앱에는 거의 올라오지 않았을 때 이 문제가 불거졌죠. 2019년 11월 미국 정부는 바이트댄스의 뮤지컬리 인수 과정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바이트댄스는 사용자 정보를 중국과 공유하지 않으며 비중국인 사용자 정보는 중국 밖 서버에 보관한다고 밝혔습니다. 홍콩 시위 관련 영상을 지웠다는 혐의도 부인했고, 미국의 사용자가 무엇을 볼 수 있는지 중국 정부가 통제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죠.

각국 정부와 사용자들로부터의 압박이 커지자 틱톡은 2020년 5월, LA에 “투명성 센터”를 열었습니다. 틱톡의 콘텐츠 정책을 외부 전문가들이 검토하고 확인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러한 조치가 서구 정부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킬 수 있을지, 아니면 중국 기업의 세계 진출은 언제까지고 의혹의 대상이 될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현재 모든 이들의 눈이 틱톡 영상에 고정되어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