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란 무엇인가(2/3)
2018년 7월 31일  |  By:   |  과학  |  No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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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드 아담스: 우리가 로봇이나 신체 증강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인공적인 무언가에 대한 어떤 욕망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군요. 사람들이 자연의 어떤 것보다 인공적인 무언가를 더 원할 수도 있다는 말이죠.

존 조단: 셰리 터클의 “외로워지는 사람들(Alone Together)”이 이 문제를 잘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이 책은 로봇에 대한 것이라기 보다는 기술을 매개체로 이루어지는 인간 관계에 대한 책이지만요. 이 책은 고독이 어떻게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는지를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하루 종일 문자를 보내고 트위터를 함으로써 고독을 느낄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늘 바쁘고,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지요. 하지만 진정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고독을 알아야 합니다. 오늘날 사회적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어떤 반-인공적인 인간이 다른 반-인공적인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매우 이상하게 들릴겁니다. 터클은 이 주제에 대해 매우 깊게 파고들었고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되었는지를 설명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자라난 새로운 세대들은 튜링 테스트가 어떤 의미인지 모를겁니다. 그들에게 튜링 테스트는 자기 소셜 미디어의 뉴스피드 입니다.

제드 아담스: 흥미로운 의견입니다. 튜링 테스트는 보통 컴퓨터가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방법을 의미하는데, 당신은 컴퓨터가 과연 우리에게 다른 인간만큼 어떤 영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를 보아야 한다고 말하는 군요. 이는 우리가 로봇과의 관계를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해 무엇을 알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질문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당신은 특별한 예로 카네기멜론 대학에서 개발한 스낵봇을 이야기합니다. 스낵봇은 사무실에서 사람들에게 간식을 배달하면서 사람들에게 한마디 씩을 던지는 로봇이죠. 당신은 이렇게 썼습니다. “사무실 직원들은 다른 직원이 건강한 간식을 골랐을때 로봇이 그에게 하는 칭찬에 대해 질투를 느꼈다.” 이 일화에서 우리는 우리 인간에 대해 무엇을 알 수 있나요?

존 조단: 이 이야기는 로봇이 우리에게 반응할때 우리는 그 로봇을 마치 다른 인간처럼 여기게 된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또한, 그 로봇이 실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로봇의 칭찬을 얻기 위해 무언가를 하게 된다는 것도 알려주지요. 마이크로소포트의 코타나, 혹은 아마존의 알렉사 등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인공지능 대화 로봇들은 사람이 “넌 나를 어떻게 생각하니?”라고 질문했을 때 자신들이 지적인 인간으로 여겨질 수 있도록 특별하게 정해진 대답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인공지능 대화로봇이 “마이크”, “수”, “알렉사”와 같이 사람을 연상하는 이름이 아니라 “R2-D2”, “F-300”과 같은 이름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들이 사람의 이름을 가짐으로써 우리는 이들에게 불필요한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는 겁니다.

제드 아담스: 당신은 마치 우리가 사람에게 하듯이 자신을 대해달라고 요구하는 로봇을 만드는 일이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존 조단: 음성을 이용한 상호작용은 음성 인식 기술과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우리는 “버라이존 센터로 가는 길을 찾을것”이라고 말하는 대신, “알렉사, 버라이존 센터로 갈 수 있는지 말해줄래?”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자동차에 달린 내비게이션이 목소리로 길을 지시할 경우, 이들에게 소리를 지르게 됩니다.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지마!” “지금 우회전 하고 있잖아!” 내비게이션이 진짜 인공지능이라고는 전혀 말할 수 없는데도 사람들은 이를 마치 다른 사람처럼 대하는 것이죠. 스낵봇의 예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과 로봇의 상호작용 분야는 아직 제대로 연구되지 않았습니다. 로봇이 인간을 이해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반면, 인간이 어떻게 로봇을 이해하는가에 대한 연구는 훨씬 적지요.

제드 아담스: 인간이 로봇을 어떻게 이해하는가의 문제에 대해, 감정을 나타내는 얼굴을 가진 신시아 브리지얼의 로봇 키스멧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대부분의 로봇이 얼굴 표정을 가지지 않는 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는 매우 흥미로운 시도라 생각됩니다.

존 조단: 혹시 브리지얼의 새 로봇인 지보를 본 적이 있나요? 이 로봇은 인간의 형태를 완전히 벗었습니다. 마치 애플이 만든 책상위 조각상 같지요. 검정 색과 흰 색의 구형으로, 인간이나 동물과 전혀 닮지 않았습니다. 위에 놓인 구는 당신이 이야기할 때 마치 고개를 움직이는 듯 하지만, 초기의 눈과 귀가 달려 있던 모델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키스멧과 지보 사이에는 매우 큰 차이가 있지요. 무생물은 어떻게 감정을 인간에게 전달할까요? 모든 인간적 특성을 다 없앤 것은 매우 큰 변화임이 분명합니다. (물론, 목소리를 이용한 인터페이스처럼 약간의 인간성은 남아 있습니다.)

제드 아담스: 지보의 탈인간화는 당신 책의 중요한 주제이기도 합니다. 곧, 자연적인 능력을 로봇공학적으로 어떻게 흉내낼 것인가 하는 것이지요. 라이트 형제가 하늘을 날기위해 새의 날개짓을 흉내내지 않고 보다 근본적인 항공학을 통해 이를 이루었다는 당신의 지적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존 조단: 라이트 형제는 천재입니다. 비행기를 발명했기 때문이 아니라, 하늘을 날기 위해 필요한 과학인 항공학 자체를 발명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인지 분야에서 이와 비슷한 발견 중에 어떤게 있을까요? 우리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낙서에 나온 것처럼 날개를 펄럭여 하늘을 날려 해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아직 이런 상태입니다. 뇌 속의 회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한채로 그저 반도체로 이를 흉내내려 하고 있습니다. 그걸로는 부족하지요. 언제쯤 반도체가 신경세포와 같은 능력을 가지게 될까요? 언제쯤 인공지능이 여러 사람 앞에서 이야기하다가 무서운 것이 나타나면 소리를 지를 수 있을까요? 정신과 신체는 하나로 연결된 것입니다.

제드 아담스: 로봇공학이 심신문제에 대해 무엇을 말해줄 수 있는지 묻고 싶네요. 로봇공학 분야에서 인지 능력을 다루는 방식에는 전통적인 인공지능에서는 다루어지지 않는 체화(embodiment)가 포함되지만, 인간과 동물의 체화와 로봇의 체화가 가진 차이라면, 인간과 동물은 자신의 신체를 느낀다는 것이겠지요. 인간은 자신의 신체에 극도의 관심을 쏟지만 로봇은 전혀 그러지 않지요. 당신은 로봇의 몸체에 신경을 쓰게 될 가능성이 가장 큰 경우가 인간과 기계가 증강된 신체의 방식으로 공생할때일 것이라 말했습니다.

존 조단: 외골격 로봇을 생각해봅시다. 그 로봇은 내 일부일 수 있고, 혹시 내가 그 기계 안에 들어가 있을 경우 그 기계는 사실상 내가 됩니다. 런던 마라톤에서 외골격을 입고 마라톤을 완주한 한 여성이 있습니다. 그녀가 코스를 완주하는데는 1주일이 걸렸지만, 중요한 것은 하반신이 마비된 여성이 마라톤을 완주했다는 것입니다. 이게 어떤 뜻일까요? 그 기계가 마라톤을 완주한 것이 아닙니다. 다른 누군가가 이를 조종해 완주하게 한 것도 아니지요. 그녀는 기계로 몸을 증강했지만, 여전히 인간입니다. 무엇이 인간이고 무엇이 인간이 아닌지에 대한 이분법적인 사고는 앞으로 점점 더 도전을 받게 될 것입니다.

제드 아담스: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의 이분법을 고수하다 보면, 우리는 항상 인간대 로봇이라는 관점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당신이 이야기하는 예들은 보다 복합적이군요. 안경이나 달팽이관 이식은 인간의 정신과 신체의 확장이라 할 수 있겠죠. 표면적인 유사성이나 차이는 잘못된 결론을 내리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과도 연결되는 군요. 라이트 형제의 항공학은 날개를 펄럭이는 방법을 흉내내는 방법이 아니라 새와 비행기가 모두 날 수 있는 원리를 발견한 것이지요. 만약 우리가 인간의 감각, 생각, 행동과 로봇 버전의 감각, 생각, 행동을 관통하는 원리를 발견한다면 이들이 사실상 같은 것임을 알게 되겠지요. 지금 로봇공학에서 이런 인간의 감각, 생각, 행동과 관련한 특별한 발견이 있나요? 예를 들어 라이다(LIDAR)는 자연적인 감각을 대신할 발견이라 할 수 있을까요?

존 조단: 아니요. 하지만 위(Wii)에 들어있는 햅틱 인터페이스는 상당히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햅틱 장치를 통해 대서양 양 편의 두 사람이 서로 악수를 나누는 실험이 있었습니다. 팔을 잃은 테네시의 한 전기공은 로봇 의수를 받았습니다. 그는 아내의 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환상 사지(phantom limb) 현상이라 말할 수도 있지만, 나는 인간의 마음과 신체에 많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경으로 작동하는 의수도 있습니다. 인공 신경을 개발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도 있지만, 나는 언젠가는 우리가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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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릭세미나, Zed Ad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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