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안 하는 시대 (7/7)
2017년 9월 6일  |  By:   |  건강, 문화  |  4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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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기다리세요. 윈프리 씨 바꿔드릴게요.”

오프라 윈프리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그녀는 2년 전 발목을 다쳤던 하와이의 산 주변에 여전히 살고 있었습니다. 웨이트 워처스는 한 달간 심사숙고 끝에 홈쇼핑 네트워크 CEO를 지낸 민디 그로스만을 새 CEO에 임명했습니다. 그로스만은 사장실에 저를 불러 웨이트 워처스의 모바일 앱을 고객 맞춤형으로 개선하는 방법과 접속해서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까무잡잡하게 태운 피부에 짙은 금발 머리, 분홍 립스틱을 바른 그녀는 마치 진 니더치가 다시 태어나 돌아온 것처럼 보였습니다. 웨이트 워처스는 4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시점에 그로스만을 영입했는데, 무엇보다도 그로스만의 가치관과 생각, 정신적인 부분이 회사와 통하는 점이 큰 요인이었습니다.

오프라 윈프리가 직접 출연한 광고가 세상에 선을 보인 날 웨이트 워처스 주가는 곧바로 급등했습니다. 광고 속에서 오프라는 자신이 빵을 좋아하는데 예전에는 매일 먹고 싶은 만큼 빵을 먹어도 살을 뺄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이 광고를 본 많은 사람이 오프라가 어쩌면 마침내 세상과 너무 동떨어진 나머지 감을 잃은 것은 아닐까 의문을 품게 됐습니다. 한 광고에서 오프라는 이렇게 말합니다.

“모든 과체중 여성의 내면에는 사실 그 사람이 마음먹기에 따라 될 수 있는 또 다른 자아가 있어요. 저도 지난날 제 몸무게에 파묻혀 어떤 것이 진짜 제 모습인지 알아차리지 못했죠.”

즉각 이에 반발하는 의견이 인터넷을 뒤덮었습니다. 오프라 윈프리도 날씬하지 않은 여성은 쓸모없다는 세간의 인식에 물들었다는 비난이 빗발쳤죠. 윈프리가 여성의 권리를 깎아내린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이들은 윈프리가 웨이트 워처스에 투자하기로 한 건 “이 세상의 모든 평범한 여성들에게 비보”라고 말했습니다. 한 블로거는 노골적으로 실망감을 내비쳤습니다.

“웨이트 워처스는 끊임없이 여성의 몸을 대상화하고 여성을 향해 아직 부족하다는 메시지밖에 던질 줄 모르는 회사다. 다른 사람도 아닌 오프라 윈프리가 이런 회사의 가치를 높이 사 여기에 투자까지 했다는 사실이 실망스럽다.”

MSNBC의 멜리사 해리스 페리 앵커도 무려 5분 동안이나 방송에서 이 문제를 다뤘습니다. 그녀는 “이주의 편지” 코너에서 이렇게 평했죠.

“하지만 오프라! 당신은 이미 (몸매에 상관없이) 뭇 여성들이 닮고 싶은 본보기였습니다. 당신이 지금까지 이룩했던 수많은 업적 가운데 당신 허리가 지금보다 훨씬 잘록한 25인치였다면 특별히 더 잘 했을 거라고 말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프라 윈프리가 투자한 4천3백만 달러는 벌써 1억 1천만 달러로 가치가 뛰었습니다. 어쩌면 오프라 윈프리도 정말 투자 가치만 보고 이번 결정을 내렸는지도 모릅니다.

오프라는 자신을 향한 비판에는 이골이 난 사람입니다. 1985년, 투나잇 쇼에 오프라를 초대한 조안 리버스는 사전 인터뷰에서 거의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가 갑자기 본 방송 중에 살이 찌면 안 된다는 말을 덜컥 내뱉었습니다. 이렇게 이유를 덧붙였죠.

“아직 시집도 안 간 예쁜 여성이 살찌면 안 되잖아요.”

오프라는 이때 자기가 이미 할 수 있는 다이어트는 다 해봤다고 응대합니다. 무려 1985년의 일입니다. 그녀는 바나나, 핫도그, 달걀만 먹는 다이어트도 해봤고, 피클과 땅콩버터만 먹는 다이어트도 해봤다고 말했습니다.

1988년에 오프라 윈프리는 자기 이름을 딴 쇼에서 차에 가득 싣고 온 비계 30kg을 무대 위에 늘어놓고 자신이 그만큼 살을 뺐다고 과시했습니다. 1991년에는 <피플> 표지 모델로 등장했는데, 이때 오프라 윈프리는 자신이 다시는 다이어트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합니다. 1996년 밥 그린과 함께 쓴 책에서 어떻게 해결책을 찾았는지 직접 설명했습니다. 2002년에는 자신이 직접 발행하는 잡지 <O>에 “내 몸의 평안을 찾는 확실한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습니다. 글의 제목처럼 오프라는 자신이 몸과 관련된 문제에서는 평안을 얻었다고 밝혔죠. 2005년 <O> 표지에는 보통 독사진으로 등장하는 오프라 윈프리가 아니라 두 명의 오프라 윈프리가 등장합니다. 배꼽티를 입은 오프라가 활짝 웃으며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은 오프라의 어깨에 살짝 기대고 있는 사진이었죠. eytwizm3bu3o33b

2009년 또 한 번 두 명의 오프라가 등장한 표지가 나옵니다. 배꼽티를 입은 2005년의 오프라는 그대로인데, 오른쪽에 선 지금의 오프라는 4년 사이 몰라보게 달라졌습니다. 한눈에 봐도 뚱뚱해진 오프라는 아름다운 드레스 대신 치수가 큰 보라색 운동복을 입고 있죠. 표지사진을 설명하는 제목도 이를 굳이 숨기려 하지 않았습니다. 제목은 “어쩌다가 내가 또 이렇게 된 것일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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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와 이야기를 나누면 가장 오프라다운 모습을 금방 발견하게 됩니다.

“태피~!”

그녀는 마치 노래를 부르듯 제 이름을 부르며 엄마처럼 친근한 목소리를 듣는 이들에게 각인시킵니다. 사람들도 이내 그 목소리를 편안하게 느끼죠. 그녀는 제게 자신이 다시는 날씬해지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보다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의 몸을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평생 더 높은 의식의 영역을 찾아 그 상태에 머무르는 법을 익히려 노력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아직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가장 높은 의식의 세계를 끝없이 추구해온 겁니다. 그녀는 하루에 세 차례나 쇼를 진행하고 출연하던 시절에도 단 한 번도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없습니다. 대신 무엇이 먹고 싶어지면 참지 않고 다 먹었죠. 먹는 거로 스트레스를 푼 셈인데, 그녀의 가방에는 감자칩이 늘 한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그렇게 바쁘게 사시는데 스트레스 안 받으세요?” 같은 질문을 받을 때마다 오프라는 진심으로 스트레스가 도대체 어떤 것일지 궁금했다고 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문화도 변했습니다. 오프라는 이 과정을 똑똑히 지켜봤죠. 이제는 다이어트를 하고 싶다거나 날씬해지고 싶다고 직접 말하면 안 되고, 대신 “탄탄한 몸”, “강인함”이라고 표현되는 건강을 목표로 내세워야 하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다시 한번 감옥처럼 그녀를 옥죄었습니다.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문화 현상도 마찬가지였죠.

“요즘 정치적 올바름(P.C.)에 관한 얘기가 어딜 가든 빠지지 않죠. ‘당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세요.’ 같은 말은 유행이나 권고가 아니라 예외 없이 누구나 다 따라야 하는 하나의 강령처럼 돼 버렸어요.”

오프라는 웨이트 워처스의 새로운 제안을 수락한 배경에는 이런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말합니다.

“먹는 것에 관해 저만의 철학이 어느 정도 생긴 상태였어요. 이런저런 생각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뒤로는 제 안에 뿌리를 내려 제 식생활은 무척 사려 깊은 수준에 올랐다고 생각합니다.”

오프라는 정치적 올바름을 비롯한 새로운 문화 현상을 그대로 따르는 데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보다 오프라는 이 현상을 어떻게 하면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끄는 동력으로 삼을 수 있을지에 더 관심을 가졌습니다. 오프라는 제게 이렇게 말했죠.

“이따금 어떻게 해야 효과적일지 그 비결을 정말 간절히 알고 싶을 때가 있어요. 채소 주스 갈아 마시기, 단백질 셰이크, 온갖 해독 클린징 제품들, 이것저것 다 해봤어요. 그런데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효과가 나는 건 단 하나도 없었단 말이죠. 과연 어떻게 해야 꾸준히, 제 의식이 바뀌고 습관 자체가 바뀔 수 있을까요? 저는 갈수록 이 문제에 천착하게 됐어요.”

그렇다면 왜 오프라는 끝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받아들이지 못한 걸까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거라면 자신의 몸무게도, 몸매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될 텐데 왜 그럴 수 없던 걸까요? 당뇨병 가족력이 있어 주의해야 하는 상황에서 필요한 수단을 동원해 이를 예방하는 행위를 왜 자신을 아끼는 일이라고 볼 수 없던 걸까요? 물론, 오프라도 도중에 자기 원칙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도사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아마 “내 몸을 받아들이기: 오프라는 이렇게 했다.” 같은 책을 냈다면 1백만 부는 족히 팔렸을 겁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심장이 계속 두근두근 두근두근 뛰려면, 우리 몸을 지탱하려면 최소한 어느 정도는 무게가 있어야 해요. 그렇죠? 결국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해.’라고 스스로 주문을 외는 사람들도 몸무게가 예를 들어 90kg이 넘어가면 심장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고혈압이 오고 당뇨병 가족력이 있어서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커지면 이를 있는 그대로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어요. 받아들여서는 안 된단 말예요.”

저는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오프라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제가 흐느끼고 있다는 건 오프라가 알아채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저도 모르게 동작이 커졌죠. 저도 다이어트를 그만두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이내 다이어트를 빼면 제 삶에 남는 게 별로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저는 먹는 것에 너무 쉽게 사로잡혔습니다. 먹을 것, 정말 망할 놈의 음식! 저 같은 경우 결국 모든 문제는 음식으로 귀결됩니다. 제가 다이어트를 한 이유도 언젠가 제 뜻대로 식욕을 조절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습니다. 먹을 것 앞에서 저는 종종 이성을 잃는 수준이었으니까요. 식욕을 조절하는 건 이루어질 수 없는 바람이라는 걸 깨닫고 희망을 내려놓자 이번에는 몸이 받을 고통에 대한 걱정이 밀려왔습니다. 지금도 무릎이 이렇게 아픈데 앞으로 몇 년간 이 고통을 어떻게 견뎌낼지 자신이 없었습니다. 제 몸이 어떻다는 건 얼마든지 깨닫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 아닙니다. 그런데 저를 잠재적 고객으로만 보는 사람들에게는 제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 무릎은 영문도 모른 채 계속 고통받습니다.

이런 마음을 털어놓으면서 저는 오프라에게 동시에 이렇게 생각하는 제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마음의 평안을 찾으려는 모든 사람을 배신하는 건 아닌지 찝찝한 마음을 거둘 길이 없다고도 말했습니다. 세상에 일종의 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결국 아무것도 변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가시지 않습니다. 오프라는 말했습니다.

“맙소사. 태피, 제 얘기를 꼭 새겨들어 보세요. 제 담당 PD에게 항상 제가 하던 말도 결국 같아요. 다른 사람들이 다른 쇼에 나가서 무얼 했는지 보고 거기서 영향을 받는다면 우리는 절대 우리 쇼를 성공적으로 제작하지 못한다. 네가 성공하는 길은 단 하나, 너 자신만 바라보고 뚜벅뚜벅 너의 길을 가는 것이라는 말을 항상 했죠. 결국, 네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게 무얼까? 이걸 찾는 게 중요하다고요.”

여기서 오프라가 말한 “너”가 정확히 무엇을 지칭하는 건지 헷갈렸습니다. 저의 몸을 말한 걸까요? 아니면 제 마음속 무언가를 뜻한 걸까요? 어쩌면 둘 다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두 가지를 굳이 별개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저는 제 몸을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제 몸이 다른 사람의 것이 되는 건 아닙니다. 잡지 표지에 실을 수 있는 저란 사람도 결국 둘이 될 수 없는 한 사람인 거죠.

몸무게를 향한 시선은 객관적이거나 중립적일 수 없습니다. 여성의 몸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성의 몸은 본인 외에도 수많은 이들이 관심을 표하고 어떻게든 얽혀있는 대상인 것도 엄연한 사실입니다. 여성 해방을, 몸을 둘러싼 주변 시선으로부터의 해방을 지지하는 우리조차 결국은 서로 무얼 어떻게 하라고 조언하고 있는 셈이니까요. 남에게 날씬해지라고 권유하는 것이 끔찍한 일인 것처럼 살을 빼고 싶어하는 것은 가망 없는 일이고 잘못된 일이라고 훈수를 두는 것도 똑같이 끔찍한 일입니다.

여러 가지 다이어트가 단기적으로, 장기적으로 어떤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처음으로 저는 이 문제가 어쩌면 미쳐버릴 만큼 천착할 가치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가 우리 몸을 어떻게 생각하든, 긍정적으로 보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든, 아니면 몸을 바꿔보려 무던히 노력하든 다 괜찮습니다. 결국 친절한 배려, 인정, 노력 등 우리의 생각을 모두 안고 가는 것도 우리 몸이니까요.

3월 18일, 토요일, 유니온에서 열린 모임에서 도나는 마침내 자신의 목표 체중을 정했습니다. 6주 뒤 몸무게는 여전히 그대로인 채 도나는 평생 회원이 되기로 약속했습니다. 목표 체중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상태에서는 이 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평생 회원은 도나 말고도 몇 명 더 있었습니다. 평생 회원으로 등록했다가 프로그램을 다시 시작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매번 모임에서 꼭 도나 옆에 앉곤 하는 아일린도 평생 회원입니다. 아일린은 작은 플라스틱 왕관을 쓰고 왔습니다. 평소 편한 운동복을 입곤 하는 도나는 오늘은 레깅스를 입고 늘 신고 다니는 양털 어그부츠를 신고 왔습니다. 누군가 도나에게 마침내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었다고 말을 건넸습니다. 그녀는 사람들에게 자기의 옛날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사람들이 돌려가며 사진을 봤지만, 그녀가 사람들 뒤에 숨어있었기 때문에 사진 속의 누가 그녀인지 알아맞히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저 스스로 날씬하다고 생각하는 날이 영원히 오지 않으리라 생각했어요.”

도나는 말했습니다. 적어도 날씬한 사람처럼 계속 보이기라도 하는 것이 그녀의 바람입니다. 데이나는 도나에게 별표 스티커를 여러 장 떼서 건네며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오늘은 정말로 행복한 날이네요.”

우리는 모두 도나를 축하해 줬습니다. 모임이 끝나고 집에 가려고 나와 건물을 돌아가는 길에 한 날씬한 여성이 컵케이크를 먹으며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었습니다. 컵케이크 위에 입힌 달콤한 장식물을 혀로 이리저리 핥아먹는 모습이 마치 황홀경에 빠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또 다른 날씬한 여성은 (저칼로리 음료도 아닌) 보통 닥터페퍼 음료를 그냥 물처럼 마시고 있었습니다. 이어 집에 돌아가는 길에 떠들썩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치즈버거와 프렌치프라이를 푸짐하게 시켜놓고 저녁을 먹고 있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습니다. 이 사람들은 온갖 음식과 식습관, 생활 습관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며 자괴감에 젖어 관절염으로 아픈 무릎만 탓하며 사는 저와는 너무나 다른 사람들처럼 보였습니다. 당장 앞에 놓인 음식도, 자기 자신의 몸뚱어리도, 자기 앞에 놓인 삶도 쉽게, 편하게 대하며 사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저는 이들을 마치 중국어로 떠들어대는, 혹은 끈 이론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처럼 물끄러미 쳐다봤습니다. 그러다 이 세상에 마법 같은 건 없다는 데 생각이 미쳐 다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정신을 차렸죠. 그리고는 지금 여기에 앉아서 이 글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아직 저는 미련을 버리지 못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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