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와 히틀러를 위해 컵케이크를 만드는 나치 ‘유튜버’
2016년 6월 2일  |  By:   |  IT, 문화, 세계  |  No Comment

지난달 31일, 캐나다에 거주하는 에바는 트위터와 유튜브를 통해 받은 팬들의 질문에 실시간 답변을 동영상으로 올리고 있었습니다. 구독자 중 한 명은 그녀가 토끼 의상을 어디에서 구매하였는지 물었습니다.

“토끼 의상은 지금 세탁기에 있는데요, 전 그 의상이랑 어울리는 북극곰 의상도 있어요. 어반 플래닛(Urban Planet)이라고 제가 진짜 좋아하는 가게에서 산 건데 유니콘 의상도 있어요.”

에바는 답했습니다.

“에바라이언(Eva Lion 혹은 Evalion)”은 여느 18세의 유튜버와 크게 다를 것 없어 보입니다. 에바는 주로 자신의 방이나 근처 공원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업로드하며 새 매니큐어 이야기를 하거나 그녀의 팬들과 사적인 교류를 합니다. 다만 그녀는 자신의 동영상에 반유대주의, 나치, 인종차별주의, 동성애 혐오 및 여성 혐오적인 메시지를 담아냅니다. 예를 들어 위에서 언급한 에바의 동영상에도 “유대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답하는 에바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에바는 매우 침착하게 영화 매트릭스를 인용하며 설명합니다.

“유대인들에 대한 우리의 강점은 수적으로 우리가 우세하다는 점이에요. 유대인들이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들은 소수일 뿐이죠. 우리는 사람들을 일깨워야 해요. 우리는 그들에게 빨간 약을 쥐어줘야 하는 거예요. 그렇게 그들에게 누가 진짜 그들의 적인지, 또 우리가 승리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줘야 하는 거죠.”

4월 초부터 이 소녀는 초현실주의적인 동영상과 메시지로, 특히 나치 이데올로기로 인터넷을 가득 채웠습니다. 한 동영상에서는 히틀러의 생일에 맞춰 나치스 문양이 그려진 컵케이크를 만들어 히틀러를 위한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녀의 트위터 계정 @EvaLion88(여기서 8은 알파벳의 여덟 번째 기호를 의미합니다. 즉 88은 HH, 하일 히틀러를 뜻합니다)은 활발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팔로워도 1만7천 명을 넘게 확보하고 있습니다.

 

사랑스러운 히틀러와 공산주의자 텔레토비

유튜브에 게시된 10여 개의 동영상에는 “어떻게 유대인을 식별해야 하나요?”(한 달 동안 14만뷰 이상 기록), “이슬람에서 근친 상간은 법도에 맞는 일이죠”, “강간의 문화는 전설입니다”처럼 다양한 공동체를 향한 공격적인 내용의 동영상이 게시되었습니다. 에바는 또 텔레토비가 공산주의 프로파간다라고 주장하거나 극단적 페미니스트들이 토론 사이트 레딧(Reddit)을 장악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살뤼 레 직(Salut Les Geeks)”을 방영하고 있는 유튜버 매튜 소메(Mathieu Sommet)를 놀라게 한 것은 에바가 아돌프 히틀러에 대한 자신의 매혹과 사랑을 설명하는 부분이었습니다.

“히틀러는 그렇게 악마적이지 않았어요. 그는 전혀 나쁜 사람이 아니었어요. […] 그 부분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성격 중 하나에요.”

“사람들은 언제부터 나치즘에 대한 제 사랑이 시작되었는지 묻곤 해요. 저는 제가 처음으로 그 분을 보았을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해요. 그가 얼마나 멋있고 사랑스러운지 몰라요.”

반유대주의와 인터넷상 음모론의 착란의 절정에서 그녀는 유대인들이 9.11 사태의 원흉이라 말할 것입니다. 물론 모든 내용은 일반적인 ‘뷰티 유튜버’들의 동영상에서 볼 수 있는 장난스럽고 지극히 친절한 톤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에바라이언은 심각한 “관심종자”인가?

누리꾼들의 반응을 종합해 볼 때 놀라웠던 사실은 그녀의 경우 대중이 얼마나 분열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일부는 에바를 응원하는 팬사이트를 개설하기도 하였으며, 팬 중 한 명은 에바의 관심을 끌기 위해 조금은 끔찍한 방법으로 그녀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동영상을 게시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방식으로 그녀의 의견에 공감하지 않는 팬들도 그녀가 단지 완벽하게 자신을 숨기고 인터넷 상에서 관심을 끌기 위해 ‘트롤링(trolling)’을 한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결국 그녀는 레딧의 마스코트나 마이 리틀 포니와 같은 인터넷상의 코드를 다시 가져오며 동영상을 제작하기도 합니다. 그녀의 웹에 대한 지식, 그녀가 사용하는 소통의 수단 등 모든 요소들을 토대로 보면 그녀를 정상적인 의사소통과 인터넷상에서의 토론을 방해하는 트롤링의 범주에 넣을 수 있습니다. 대체 어떤 이가 텔레토비가 공산주의의 이해를 반영한다고 진지하게 주장할 수 있을까요? 게임 사이트인 쥬비데오닷컴(jeuxvideo.com)의 18~25세 포럼의 몇몇 평론에서는 에바를 지금까지 있었던 누구보다도 가장 뛰어난 “트롤”로 선정하였습니다. 이는 곧 그녀가 캐나다의 일반적인 사회 정의를 실천하는 데 아무런 문제도 가지고 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질의응답 동영상에서 ‘에바라이언’은 자신은 결코 관심을 끌기 위해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며 자신이 나치즘과 백인 우월주의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저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요. 저는 제가 말하는 것을 진심으로 믿고 있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여기 유튜브에서 하고 있는 거예요”

물론 ‘트롤링’의 가장 본질적 요소 중 하나가 스스로 자신이 거짓을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데 있는 점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녀의 팬들도 ‘트롤링’으로서 그녀의 동영상에서 제기된 내용을 따를 것입니다.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많은 미국 유튜버들은 에바의 동영상에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비디오 게임 스트리머인 ‘리피이즈히어(LeafyIsHere)’는 에바를 “가장 인종차별적인 소녀(The most racist girl on all youtube)”로 선정하여 동영상을 게시하였고, 열흘 만에 2~3백만 명이 이 동영상을 시청하였습니다. 당연히 ‘에바라이언’의 가장 열성적인 팬들은 ‘리피’를 나치로 규정하는 동영상을 올리며 대응할 것입니다. 그 후로도 다른 유튜버인 ‘오니지언(Onision)’은 공개적으로 ‘에바라이언’은 차단되어야 한다(“Evalion must be stopped”)는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다만 위에서 본 것처럼, ‘에바라이언’의 동영상이 문제가 있다고 알리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그리고 많은 누리꾼들의 지지를 받는 ‘오니지언’ 또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전제적인 검열자로 여겨지며, 수많은 증오의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미국에서의 ‘증오의 촉발’ 개념의 모호성

자신의 동영상에 첨부된 글에서 ‘에바라이언’은 자신의 사이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오니지언’이나 ‘리피이즈히어’와 같은 대형 유튜버들은 자신들의 의견과 다른 자신보다 작은 규모의 유튜브 채널을 사실상 언제든 차단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행위에는 단 하나의 이유밖에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지게 되는 것이 두려운 것이지요. […] 만일 그녀가 단지 관심을 끌기 위해 문제가 되는 내용을 업로드하는 것이 아니고, 당신들이 그녀를 싫어한다면, 당신들은 그저 당신들과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일 뿐입니다.”

에바의 동영상이 상당한 반향을 얻었던 미국에서는 그 내용의 폭력성과는 큰 관계없이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바를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표현의 자유”의 개념이 지속적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에바라이언’의 동영상은 표현의 자유와 인터넷 상의 여러 가지 문제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단지 관심을 끌기 위해 문제가 되는 내용을 표현하는 이들이 많은 상황에서 어떻게 웹 상에서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판단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터넷 상의 캐릭터 뒤에 숨은 채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요? 그녀의 팬들을 넘어, 많은 네티즌들이 ‘에바라이언’이 표현하는 내용이 트롤링, 즉 단지 관심을 끌기 위한 방법이었다고 해서 용인할 수 있을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가 수정 헌법 1조 덕택에 증오를 자극하는 발언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디유돈네(Dieudonné : 2012년 3월, 벨기에에서 공연 중 반유대주의적 내용을 전파한 이유로 2개월 징역형)와 같은 이가 구속되고 있는 유럽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지난 12월 BBC는 불법적인 행위를 즉각적으로 촉발하는 경우, 혹은 두 상대자 사이의 물리적인 접촉이 이루어지는 상태에서 문제가 되는 표현이 발생하는 경우, 미국에서도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에바라이언’의 고향인 캐나다에서는 증오를 선동하는 행위에 대한 법안이 미국에 비해 훨씬 강제적입니다. 그러나 내셔널 포스트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오직 “평화를 무너뜨리는” 표현에만 적용됩니다.

인터넷이 이러한 문제에 답을 제시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소녀는 자신의 시도를 계속할 것이며, 최근에는 인디고고(Indiegogo) 사이트에서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했습니다. 에바는 오디오 소프트웨어와 마이크를 구매하기 위해 500달러의 모금을 시작하였으며, 이미 그녀는 50여명의 모금자로부터 1500달러를 확보하였고, 인디고고 사이트는 그녀의 모금을 중단시키지 않았습니다. ‘에바라이언’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그녀는 히틀러의 “나의 투쟁”의 오디오북을 제작하고 이를 무료로 배포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Slate.fr)

Vincent Manilè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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