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선거 결과는 달랐습니다
2015년 5월 14일  |  By:   |  세계, 칼럼  |  4 Comments

선거 결과가 나온 후, 우리 모두는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트위터에 글을 쓰고, 페이스북 상태를 “화나요”로 바꾸는 걸로 사회주의 낙원을 건설할 수 없다는 사실을요. 사실 그런 걸 열심히 하는 사람들 중에는 서로 자기들끼리만 팔로우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도 현실을 깨닫지 못한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온라인의 골방에서는 모두가 140자로 노동당에 대한 충성을 외치고 있었으니까요.

소셜미디어는 분명 사람들을 연결시켜주지만, 그 한계가 이번 선거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노동당이 승리하리라는 희망은 선거일에 곧 현실 부정으로 이어졌고, 성난 트윗들이 쏟아졌습니다. 이 모든게 자신이 취사선택해 창조한 우주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우리 모두 일종의 거품 안에 살고 있었던 셈입니다. 우선은 “런던 거품”이 있었습니다. 노동당 지지색이 뚜렷한 런던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런던이 세상의 전부라고 여겼던 것이죠. “우리 엄마도 노조원이고 평생 노동당에 투표했다”는 “우리 엄마 거품”도 있었습니다. 물론 이런 거품은 기존 미디어에도 존재했지만, 소셜미디어 상에 말그대로 만연했습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반대 의견에 도전하는 기능보다 우리편을 강화하는 기능에 충실합니다. 물론 싸움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그런 싸움에서 영국독립당(UKIP) 지지자가 노동당 지지자의 의견에 설득당해 마음을 바꾼 일이 있기나 했던가요? 저도 예외는 아니지만, 트위터에서는 모두가 자기 확신에 가득찬 척척박사인데, 선거 결과가 이렇게 되자 일부 좌파 친구들이 조금이라도 보수 성향을 띠는 트친을 언팔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실망스럽기 짝이 없는 상황입니다. 다른 당에 표를 던진 사람과는 대화를 나누기조차 싫어한다면, 어떻게 다른 사람을 설득해 표를 얻어낼 수 있겠습니까?

선거 이후 소셜미디어는 노동당 지지자들의 자조와 위로, 절망을 기발하게 풀어낸 농담들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런 거만한 분위기에 일침을 놓아야 합니다. 누군가가 트위터에서 아무리 많은 팔로워를 거느려도, 그 팔로워들이 실제로 누구에게 투표할지는 알 수 없는 것입니다.

여론조사 기관들의 선거 결과 예측도 상당히 빗나갔지만, 소셜미디어 상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우리들의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그 거품에서 한 발 비켜나 있던 사람들이 그나마 선거 결과를 제대로 예상했죠. 여러 매체들이 미디어 상의 정치 토론을 보도했지만, 이런 메타 보도가 전한 소셜미디어 내 세상과 현실의 분위기는 전혀 달랐습니다. 트윗을 날리는 대신 런던 밖의 현장으로 뛰어든 사람들은 유권자들의 절망과 불안을 느꼈습니다. 나도 램스게이트의 펍에서 만난 영국독립당 지지자들과 대화를 나눴을 때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현장의 분위기는 결코 노동당에 우호적이지 않았죠.

우리는 현장에서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와 소셜미디어 상의 분위기 사이에 존재하는 큰 간극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 노력이 없이 트윗을 날리는 것은 혼잣말이나 다름 없습니다. 현재 좌파가 처한 사항이 어떻든, 앞으로 어떤 쇄신을 해나가든, 분명한 것은 우리 모두 일단 집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겁니다. 혁명 해시태그를 단다고 혁명이 이루어지는 게 아니니까요.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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