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적 제국주의? 냉전 시기 CIA 개입은 미국의 수출을 어떻게 늘렸나?
정치적 영향력과 권력관계가 국가 간의 무역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은 늘 제기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를 데이터를 통해서 경험적으로 증명한 연구는 거의 없었습니다. 이 논문은 최근 비밀 해제되어 대중에게 공개된 CIA(미국 중앙정보부) 문서를 통해 냉전 시기 CIA가 개입한 국가와 미국과의 무역 관계가 어떻게 정치적 영향을 받았는지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냉전 시기에 CIA는 비밀스럽게 미국에 유리한 지도자들을 다른 나라에 세우기 위해 개입했습니다. CIA가 조직한 1953년의 이란, 1954년 과테말라, 1973년의 칠레 쿠데타는 가장 잘 알려진 사례들입니다. 그 외에도 CIA는 권력을 잡고 있는 지도자들의 권력을 유지해주기 위해서 개입하기도 했습니다. 1947~1989년 사이 CIA는 총 156개 국가 중 50개 국가에 다양한 형태로 개입했습니다.
CIA가 개입한 국가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과 미국과의 양자 간 무역 관계를 분석한 결과, CIA가 개입한 국가에서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양이 증가했고 미국으로 수출하는 양에는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이 시기에 CIA가 개입한 국가의 전체 수입량은 변화가 없었는데, 이는 미국의 정치적 영향력이 개입을 당한 국가로 하여금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던 것을 미국산으로 대체하게 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증가한 분야는 미국이 무역에서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지 않던 분야였습니다. 이는 미국의 정치적 영향력이 경쟁력이 떨어지는 미국 제품들을 위한 외국 시장을 개척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주장과 일맥상통합니다. CIA가 개입한 국가로의 미국 수출이 늘어난 원인은 개입을 당한 해당 국가 정부가 미국 제품을 직접 구매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CIA가 개입한 권위주의 정권에서 나타났고 민주주의 정권의 경우 CIA 개입이 미국과의 수출/수입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American Economic 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