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토반 건설은 히틀러의 권력 장악을 어떻게 도왔나?
도로나 항만과 같은 사회기반시설(infrastructure)을 만드는 것은 유권자들의 마음과 표를 얻는, 정치적으로 “효과적인” 전략일까요? 정치적 지지를 경제 정책이나 정부 프로젝트를 통해서 사려고 했다는 근거는 로마 제국 시대부터 있어 왔습니다. 본 논문은 히틀러가 통치한 나치 독일 초반에 건설한 고속도로 네트워크인 아우토반(Autobahn) 건설이 나치 정부에 대한 지지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했습니다. 아우토반 건설은 히틀러 정권에서 추진한 가장 중요한 정부 프로젝트 중 하나였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실업률을 줄여 줄 것으로 예상되었고 나치 정권의 프로파간다를 전파하기 위해서 사용되었습니다. 아우토반 건설과 1933년 의회 선거, 그리고 1934년 열린 국민투표(plebiscite)에 관한 새로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아우토반 건설은 히틀러 정권에 대한 반대를 “효과적으로” 줄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1933년 의회선거와 1934년 국민투표 사이 9개월간 새롭게 아우토반이 건설된 지역에서 히틀러 정권에 원래 반대했던 10명 중 1명은 찬성으로 돌아섰습니다. 의회 서거가 있었던 1933년 11월에 비해 1934년 8월의 국민 투표에서 나치 정권에 대한 반대는 전 지역에서 평균 1.6%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아우토반이 건설된 지역은 그렇지 않은 지역에 비해 나치 정권에 대한 반대가 1.5배 빨리 감소했습니다. 논문의 결과는 사회기반시설에 정부가 돈을 쓰는 것이 독재 정권의 정치적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치 정권이 초기에 이렇게 인기를 획득한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데 그 이유는 바로 초기에 인기를 얻고 지지 기반을 공고히 한것이 이후의 전쟁이나 대량 학살을 저지를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아우토반 건설이 나치 정권의 지지에 미친 영향이 인과관계(causal relationship)이라는 것을 보이기 위해 우리는 도구 변수(instrument variable) 방법론을 사용했습니다. 도구 변수 방법론은 아우토반 건설(설명 변수)에는 영향을 미치지만 나치 정권 지지율(종속 변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변수를 찾아서 설명 변수와 종속 변수 사이의 상관 관계(correlation)가 아니라 인과 관계를 분석하는 방법입니다. 이 논문에서 우리는 1920년대 사립 연구 기관인 STUFA가 지역의 지형과 경제 혜택, 그리고 건설 비용등을 고려해서 도로 건립 적합성을 평가한 지수를 도구 변수로 활용했습니다. 이 “고속도로 건립 적합성” 지수는 아우토반이 건설되는지 안되는지와는 상관 관계가 있지만 히틀러 정권에 대한 지지와는 직접적인 연관 관계는 없기 때문에 도구 변수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