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연합은 과연 지속 가능한 연합일까?
2014년 5월 26일  |  By:   |  세계  |  No Comment

-역자 주: 이 글은 최근 발행 된 유로존에 관한 세 권의 책 – The Euro Crisis and Its Aftermath, European Spring: Why Our Economies and Politics are in a Mess and How to Put Them Right, The Trouble with Europe – 에 대한 리뷰입니다.

유로존 위기는 끝났을까요? 전 세계 언론에서 유로존 위기라는 말이 얼마나 등장하는지를 기준으로 한다면 대답은 “그렇다”입니다. 유럽 중앙 은행 총재인 마리오 드라기(Mario Draghi)가 “유로존을 구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겠다”라고 선언한 2012년 7월 이후 시장 역시 안정화되었습니다.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은 구제 금융 프로그램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고 위기의 시발점이었던 그리스 조차 회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출간된 유럽의 경제와 정치에 관한 세 책은 공통적으로 유럽의 위기는 단순히 금융 시장이 유럽 정부 채권을 살 것인지 말것인지의 결정보다 더 근본적인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들은 매우 다른 수준의 번영, 경쟁력, 정부 지출과 세금, 그리고 노동 시장과 상품 시장의 규제를 가진 다양한 국가들이 경제 충격에도 무너지지 않는 공통 화폐 제도를 가질 수 있는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유로 위기와 그 이후 (The Euro Crisis and Its Aftermath)”의 저자 장 피사니-페리(Jean Pisani_Ferry)는 프랑스 총리실에서 일을 했고 유로존 위기 동안 브뤼셀에 있는 영향력있는 싱크탱크 브뤼겔(Bruegel)의 디렉터였습니다. 그는 유로와 유럽연합의 지지자이긴 하지만 그는 유럽 지도자들이 저지른 값 비싼 실수에 대해서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실수는 바로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을 잘 못 이해한 것입니다. 왜냐면 그리스에서 위기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정책 결정자들은 모든 문제의 원인이 낭비성 소비와 부문별한 대출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독일은 이러한 설명을 좋아했는데 왜냐면 이는 유로가 만들어질 때 다른 나라의 빚까지 독일이 떠안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독일의 의심이 맞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러한 설명은 아주 간단한 해결책, 즉 더 많은 긴축재정을 정당화 시켰습니다. 또 이러한 설명은 독일이 너무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함으로써 유로존 위기에 기여했다는 비난도 피하도록 해주었습니다. 피사니-페리씨는 묻습니다. 아일랜드에서 만약 위기가 시작되었다면 어땠을까요? 그랬다면 무분별한 재정 정책이 위기라고 말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왜냐면 아일랜드는 재정 흑자를 유지하고 있었고 정부 빚도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신 경제의 불균형, 과열된 부동산 시장과 의심스러운 은행 대출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우선순위는 세금을 올리고 정부 지출을 삭감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개혁과 문제가 있는 은행들을 개혁하기 위한 신속한 해결책에 초점이 맞춰졌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유럽의 봄: 왜 우리의 경제와 정치는 혼란속에 있으며 어떻게 이를 제자리에 돌려 놓을 것인가(European Spring: Why our Economies and Politics are in a Mess – and How to Put Them Right)”를 쓴 필립 레그레인(Philippe Legrain) 역시 피사니-페리와 비슷한 결론을 내립니다. 그는 특히 유럽 위원회(European Commission)과 유럽중앙은행의 잘못된 판단과 정책들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레그레인씨는 유럽이 문제가 된 은행들을 손보기 위해서 2012년 중순보다 더 빨리 개입했어야 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미국이 유럽보다 금융 위기 이후 더 빠른 성장세를 보인 이유는 은행 개혁에 더 빨리 착수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유럽의 문제(The Trouble with Europe)”쓴 로저 부틀(Roger Bootle)은 유럽 연합의 현재에 대해서 앞선 두 저자와 비슷한 견해를 보이고 있지만 유럽 연합의 미래에 대해서는 훨씬 더 회의적입니다. 그는 유럽 의회나 유럽 위원회와 같은 초국가적 기구들의 역할을 줄이고 각 주권 국가의 역할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또 유럽 연합이 자유 무역 지역과 같은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세 저자들은 유로존의 위기나 현재의 유럽 상태에 대해서는 매우 비슷한 견해를 보이고 있지만 그들이 제시하는 해결책에 있어서는 다른 견해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위기를 타개 하기 위해서 더 깊은 수준의 연합이 필요한지 아니면 더 낮은 수준의 연합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많은 정책 결정자들이 더 높은 수준의 연합을 제시하고 있지만 유럽 유권자들은 이를 별로 달가워하지 않고 있습니다. 가장 큰 걱정은 바로 유로 위기가 끝난다는 인식 자체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은 진행중인 개혁을 늦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진짜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유럽 연합과 유로는 더 큰 문제에 부딪힐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최근의 위기보다 더 나쁠 수 있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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