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 전공자들에게 영문학 전공자들보다 더 많은 등록금을 내게 해야 할까요?
2013년 7월 5일  |  By:   |  Economy / Business  |  No Comment

*번역자주: 미국의 대학은 대부분이 입학과 동시에 전공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2학년때나 3학년때 자신의 전공을 정합니다.

레스토랑을 하나 연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리고는 스테이크부터 샐러드까지 모든 메뉴의 가격을 14.99달러에 매긴다고 하면 좀 이상하게 보이죠? 실제로 스테이크 고기를 사서 요리하는 비용은 샐러드를 만드는데 드는 비용보다 훨씬 비쌉니다. 이런 경우 스테이크와 샐러드에 같은 가격을 매기는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앞의 예는 현재 미국의 대부분의 대학들이 다른 전공을 가진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부과하는 방식과 비슷합니다. 학부생들은 어떤 과목을 공부하는지에 관계없이 학점 당 등록금을 냅니다. 1학년때 듣는 대형강의는 4학년때 듣는 세미나 수업보다 학생당 비용이 훨씬 적게 들고 읽는 것이 주요 활동인 역사 과목이 실험실을 이용해야 하는 생물학 과목보다 더 적은 비용이 듭니다. 뉴욕 주립 대학들의 예를 들면 고급 공학이나 과학 과목들은 기초 심리학 과목보다 5배나 비용이 더 듭니다. 하지만 이런 현실은 등록금에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대학들이 전공별로 등록금을 다르게 하는데 대학과 학생들에게 더 나은 방법일까요? 이번주 미시건 대학의 경제학자인 케빈 스트레인지(Kevin Strange)가 발표한 논문은 전공에 따른 등록금 차등화가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인 효과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년간 소수의 대학들이 등록금을 전공별로 차등화하는 실험을 해 왔습니다.

전공별 등록금을 다르게 매기는 미국 대학의 수 연간 추이. 출처: The Atlantic

전공별 등록금을 다르게 매기는 미국 대학의 수 연간 추이. 출처: The Atlantic

이 대학들에서 학생들의 전공 선택을 분석한 스트레인지 교수에 따르면 특정 전공에 등록금을 더 부과하는 것은 학생들이 전공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공학 (Engineering)의 경우, 등록금을 14.5% 올리는 경우 공학을 전공하는 학생 수가 7% 하락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반면 간호학(Nursing)의 경우 등록금이 19% 상승했을때 오히려 간호학을 선택하는 학생의 수가 18% 증가했습니다. 왜 등록금 상승이 공학의 경우 전공학생의 수를 감소시키고 간호학의 경우는 전공 학생수 증가로 이어졌을까요? 스트레인지 교수는 몇몇 대학들이 대학 자금을 부흥하는 헬스케어 시장에 맞게 간호학에 많이 투자를 해서 학생들을 더 유치하려는 노력을 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을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설명이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간호학의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스트레인지 교수의 논문은 등록금 차등화가 과학이나 공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등록금 부담 때문에 다른 전공을 선택하게 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습니다. 공학이나 과학을 선택한 학생들은 나중에 돈을 많이 버는 일자리를 찾아서 등록금 부담을 상쇄하고도 높은 소득을 올릴 수도 있지만 당장의 등록금 부담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전공을 선택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더 심각한 것은 국가로부터 장학금을 보조 받는 저소득층 학생들의 경우 이러한 등록금 상승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입니다. 즉, 대학의 차등 등록금은 가장 높은 평균 소득을 가져다주는 전공으로부터 가장 가난한 학생들을 밀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플로리다 주지사인 릭 스캇(Rick Scott)의 경우 학부생들이 하이테크나 시장 수요가 높은 전공을 선택하도록 특정 전공에 대해서 등록금 할인을 해 주는 제도를 시행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에서는 이와 정반대의 실험을 하고 있고 특정 전공에 대한 등록금 할인 정책 역시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계속해서 모든 전공에 대해서 같은 등록금을 부과해야 할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전공별로 등록금을 다르게 매기기보다 기초 레벨 수업인지 심화 레벨 수업인지에 따라 등록금을 차등화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신입생때 듣는 기초 수업은 4학년때 듣는 심화 세미나 수업보다 훨씬 비용이 적게 드는데 현재의 시스템은 1학년 기초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곧 학위를 받고 돈을 벌게 될 4학년들이 듣는 비용이 많이 드는 수업에 보조금을 지불하고 있는 형식이기 때문입니다. 1학년때 조금 부담을 줄여주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조금씩 등록금을 올리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연구들에 따르면 등록금 부담이 대학 졸업률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업의 수준에 따라서 등록금을 지불하는 것은 대학 교육에서 핵심적인 1,2학년때 더 많은 학생들이 저렴한 비용에 수업을 이수하도록 해서 졸업 비율을 높이는 해결책이 될 수도 있습니다. (The Atlan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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