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미래 일자리를 대체할까요? 이미 그러고 있어요
지난 30년간 미국에서 노동소득이 전체 경제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급격하게 줄어들었습니다. 반면 주식 배당금과 같은 자본 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은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시카고대학 경영대학원 교수진의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은 미국 뿐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소득 불평등이 증가하는 것처럼 노동 분야가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대부분의 나라에서 감소하고 있습니다. 56개 나라의 데이터를 분석한 이 논문에 따르면 GDP에서 노동 분야의 비중은 1980년대 이후 평균 5% 감소했습니다.
왜 노동 부문의 비중이 줄어드는 걸까요? 연구진은 디지털 혁명이 시작된 1980년대 이후 기업들이 노동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덜 들고 더 효율적인 자동화와 로봇에 투자를 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연구진들은 나라별로 관세나 세금과 같은 제도의 차이로 인해 IT 시스템이나 생산로봇 등 자본재(capital goods)를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 변화와 노동 부분의 비중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했습니다. 몇몇 예외가 있긴 하지만 자본재 구입 비용이 줄어든 국가들에서 노동 부문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줄어들었습니다. 반면, 자본재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구입한 국가들에서는 노동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했습니다.
이 연구는 기술발전이 노동자들의 고용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한 첫 번째 페이퍼가 아닙니다. MIT의 경제학자들인 브린졸프슨(Erik Brynjolfsson)과 맥아피(McAfee)는 ‘기계와의 경쟁 (Race Against the Machine)’이라는 책을 통해서 비슷한 아이디어를 주장했습니다. 폴 크루그만 역시 최근에 널리 회자된 칼럼을 통해서 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영향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시카고 대학 연구진의 논문은 기술 발전이 가져올 노동 시장의 변화를 양적으로 측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연구진은 기술 변화가 전 세계 경제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든 것의 절반을 설명한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주주들이나 소비자들에게는 긍정적일 수 있습니다. 기술 발전은 더 싸고 품질이 좋은 상품의 생산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또 많은 교육을 받고 기술을 가진 고숙련 노동자들도 혜택을 받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동시에 하이테크 경제가 가져올 부정적인 면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계속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The Atlant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