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5월 27일
    핀테크 등장으로 달라진 한국의 은행업계

    서울에 사는 25세 학생 유 씨에게 “은행일을 어디서 보시나요?”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간단한 질문이라고 생각했지만, 답이 곧바로 나오지 않았죠. 알고보니 그는 금융 기관 세 곳에 계좌를 여섯 개나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 곳은 장학금을 주는 기관에서 추천한 은행이고, 다른 한 군데는 군복무 중 군인에게 여러 혜택을 주는 곳, 마지막은 현재 아르바이트 고용주가 월급 통장으로 지정한 은행입니다. 사용하지 않는 휴면 계좌도 여럿이고, 카드는 너무 많아서 다 기억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혜택만을 위해 발급받은 더 보기

  • 2019년 5월 24일
    [책] 침묵하는 우주(The Eerie Silence)

    우주에 우리 외의 다른 문명이 있다 해도 그들은 우리에게 별로 관심이 없는듯 보입니다. 우리를 방문하지도, 연락을 취하지도, 전파를 보내지도 않습니다. 심지어 우리를 엿보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우주의 이런 무관심은 마치 우리가 이 우주에서 버려진 존재인 듯한 느낌을 줍니다. 위대한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는 이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다들 어디 있는거지?” 우리가 그들을 찾으려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외계의 지성을 찾는 SETI 프로젝트는 1960년에 시작되었습니다. 폴 데이비스의 책 “침묵하는 우주”는 SETI가 단순한 UFO 더 보기

  • 2019년 5월 23일
    오늘부터 나흘간 유럽연합 의회 선거

    유럽연합 의회 선거가 오늘(23일)부터 일요일까지 회원국 별로 치러집니다. 브렉시트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아직 회원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영국도 일단 규정대로 유럽연합 의회에 국민들이 뽑은 대표를 보내게 됩니다.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 의회로 가는 의원들이 브렉시트를 예정대로 완수하겠다는 공약으로 당선된 이라도 말이죠.   선거 개요 현재 유럽연합 회원국은 28개국입니다. 유럽연합 의회의 의석수는 751명입니다. 이번 선거는 5년 임기의 의원(MEP)들을 뽑는 선거로, 영국의 경우 의회 임기가 시작되는 7월 2일 전에 브렉시트 협상이 완료돼 유럽연합을 더 보기

  • 2019년 5월 21일
    허공으로 사라진 1,000 건의 연구

    1996년, 유럽의 한 연구팀은 SLC6A4 유전자가 우울증에 영향을 줄지 모른다는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그 시절에는 이 정도의 발견은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연구진은 이 유전자의 한 형태가 570명의 일반인 보다 454명의 우울증 환자에게 더 흔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론적으로 보자면, 이 유전자를 가진 이는 우울증의 확률이 높을 것이며, 따라서 우울증의 진단과 자살 가능성, 혹은 항우울제에 대한 반응 까지도 예측할 수 있게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당시에는 유전자 분석이 오늘날처럼 강력하고 저렴하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연구자들은 유전자가 더 보기

  • 2019년 5월 20일
    [칼럼] 유럽의 아이덴티타리언 운동, 인종주의를 주류화하고 있습니다

    요즘 럽에서는 단순한 칵테일 파티 초대와 극우파 모의의 시작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초 오스트리아 언론은 마틴 셀너와 브렌튼 테런트 사이의 관계가 생각보다 깊다고 보도했죠. 셀너는 반듯한 이미지의 ”오스트리아 아이덴티타리언 운동(Austrian Identitarian Movement)“의 리더이고, 테런트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모스크에서 총기난사를 벌인 인물입니다. 테런트는 셀너의 단체에 기부금을 냈고, 이후 이들은 이메일을 주고받았습니다. 셀너는 테런트에게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알려주고 비엔나에서 만나 맥주를 마시자고 청했죠. 테런트가 실제로 비엔나에 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호텔을 예약한 기록이 더 보기

  • 2019년 5월 13일
    국가가 국민의 시민권을 박탈할 수 있을까?

    영국 출생으로 4년 전 모국을 떠나 시리아 IS에 가담했던 19세 소녀 샤미마 비검은 영국 시민권을 박탈당했습니다. 지난 달 더타임스 지 기자가 난민촌에서 비검을 발견했을 때, 그녀는 영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영국 정부는 이를 승인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결정에는 논란이 따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영국 정부가 비검을 무국적자로 만든 것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정부는 어떤 경우에 자국 국민의 시민권을 박탈할 수 있을까요? 비검이 시민권을 박탈당한 첫 번째 인물은 아닙니다. 미국 정부는 더 보기

  • 2019년 5월 11일
    “임산부 음주 금지” 규정이 낳는 역효과

    임산부가 술을 마시면 뱃속에 있는 태아의 건강에 해롭다. 이 말에 반박할 수 있는 과학적인 근거는 아마도 없을 겁니다. 특히 지나친 알코올 섭취는 태아의 발달과 성장에 치명적인 손상을 끼칠 수 있다는 데 거의 모든 과학자들이 동의합니다. 그러나 아주 조금 마시는 건 괜찮다는 의견에 관해 그렇다면 어느 정도까지 음주를 허용해도 되는지에 관한 논란만 하더라도 문제는 대단히 복잡합니다. 여기에 임산부가 술을 마시지 않도록 권고하거나 혹은 술을 마시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시행하는 여러 가지 더 보기

  • 2019년 5월 10일
    수면 부족이 당신을 죽이고 있다

    오늘날 모든 이는 피로에 지쳐 있습니다. 피로는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나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밴쿠버에서 열리는 TED 2019 행사에 참석 중입니다. 이 행사는 일주일 내내 강연과 워크숍, 커피 미팅, 다양한 행사와 시연, 또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경연 대회와 끝없는 네트워킹 모임이 계속됩니다. 나는 세 살 난 딸에게 옮은 감기 때문에 온몸이 쑤시지만, 임신 중이라 감기약을 먹을 수 없습니다. 수십 편의 기사를 써야 하지만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셔도 안 됩니다. 더 보기

  • 2019년 5월 8일
    사람들이 무언가를 다시 하기 싫어하는 이유

    이는 흔히 있는 일입니다. 두 연인이 어떤 영화를 볼지 고르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보고 싶은 영화를 말하자, 상대는 그 영화를 이미 봤다고 말하고, 이제 그 영화는 자동적으로 후보에서 제외됩니다. 하지만 이미 본 영화 – 혹은 읽은 책, 해본 놀이, 가본 곳 – 을 무조건 제외하는 것은 그리 좋은 전략이 아님을 말해주는 새로운 연구가 나왔습니다. 시카고 경영대학원의 행동과학 교수인 에드 오브라이언은 무언가를 반복하는 것이 “생각보다는 지루하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오브라이언과 그의 더 보기

  • 2019년 5월 4일
    개와 늑대를 구별하실 수 있나요?

    * 글쓴이 카트자 페티넨은 캐나다의 마운트 로얄 대학교의 문화인류학자입니다. 캐나다 록키 산맥 근방에 살다 보면 대자연을 마주하게 될 일이 자주 생깁니다. 제가 사는 캘거리에서 한 시간만 차를 타고 나가면 핸드폰도 터지지 않고 인적을 찾기 어려운 야생 한복판에 서게 되죠. 야생에서는 당연히 수많은 야생동물을 만나게 됩니다. 그 가운데는 코요테나 늑대처럼 북미 대륙에 서식하는 수많은 갯과 동물(canid)도 있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과 같이 야생으로 나가는 일은 거의 없지만, 반대로 갯과에 속하는 또 다른 더 보기

  • 2019년 5월 1일
    뇌의 성차를 부정하는 이들 – 지나 리폰의 “The Gendered Brain”에 대해 (2/2)

    리폰은 2014년 PNAS에 실린 펜실베니아 대학의 마두라 잉갈리카와 라켈, 루벤 거 등이 수행한 인간 뇌 연결성에 대한 기념비적인 연구를 완전히 잘못 해석했습니다. 그들은 표준적인, 매우 확실한 분석 방법을 사용해 뇌량에 관한 발견을 포함한 다른 이들의 초기 연구를 확인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리폰은 그들의 성과를 묘사하는 방식을 비판하지만, 사실 잉갈리카가 사용한 방식은 매우 적절하며, 어떠한 맥락에서도 문제가 될 수 없는, 명확한 정의에 의한 것입니다. 잉갈리카 등은 자신들이 발견한 해부학적 결과가 행동적인 측면에서 더 보기

  • 2019년 5월 1일
    뇌의 성차를 부정하는 이들 – 지나 리폰의 “The Gendered Brain”에 대해 (1/2)

    어느날 네이처 지의 표지에 이런 말이 써 있었다고 해봅시다. “인간이 진화의 산물이라는 그릇된 믿음”. 지난 15-20년 동안의 뇌 기능에 대한 성차의 영향에 관한 연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최근 네이처에 실린 한 기사의 제목을 보고 같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바로 “뇌성차별주의: 남자와 여자의 뇌가 다르다는 그릇된 믿음”이라는 제목과 “뇌의 남녀 차이를 찾는 것은 나쁜 연구의 전형이다”라는 부제였습니다. 이 기사는 알고보니 뇌의 성차에 대한 잘못된 믿음을 파헤친다고 주장하는 책에 대해 맞장구를 치는 내용의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