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9월 27일
    사촌과의 결혼은 위험할까(1/2)

    1972년작 서바이벌 게임(Deliverance)은 조지아 주 내륙으로 카누 여행을 떠난 이들이 산악지대 주민들과 충돌하면서 생긴 일을 다룬 영화이다. 일행 중 한 명은 현지인 아이 한 명과 친해지게 되는데, 그 아이는 근친 때문에 지적으로 열등하게 태어난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반조라는 악기를 매우 잘 다루었고 그렇게 두 사람이 악기를 같이 연주한 장면은 영화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후 이 아이는 일행을 매우 잔인하게 대하게 된다. 궁극의 금기 아프리칸 아메리칸, 라티노, 무슬림, LGBTQ 등의 집단에 더 보기

  • 2019년 9월 27일
    트럼프-젤렌스키 대통령 통화 내용 전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어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를 개시한다고 선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될 수 있는 잠재적인 맞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이 연루된 부패 스캔들을 수사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이는 미국 대통령의 지위를 남용해 국익이 아닌 사익을 추구한 것으로 헌법과 대통령에 취임할 때 한 선서를 위반했다는 것이 탄핵 절차에 돌입하는 이유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펠로시 하원의장과 민주당을 비난하며, 젤렌스키 더 보기

  • 2019년 9월 23일
    기후변화, 민주주의보다 독재 체제가 더 잘 대응할 수 있을까?

    아시아는 현재 탄소 배출이 가장 많은 지역입니다. 1위 배출 국가인 중국과 3위인 인도를 비롯, 일본, 한국, 인도네시아 등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죠. 아시아는 또한 기후 변화에 가장 취약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티벳의 빙하가 녹고 있고, 강우가 불규칙해진데다, 태풍은 거세지고, 자카르타, 마닐라, 샹하이 같은 거대 도시들이 해수면 상승으로 위협받고 있으니까요. 보수 정권이 들어선 호주 정도를 제외하면, 아시아 국가의 정부들은 대체로 기후 변화라는 도전 과제를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호주의 케이스는 아시아의 권위주의 정부는 더 보기

  • 2019년 9월 21일
    노스캐롤라이나 보궐선거, 내년 대선 결과 알려주는 수정구슬?

    지난 10일 노스캐롤라이나주 9번 선거구(NC-9)에서 하원의원 보궐 선거가 열렸습니다. 2018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마크 해리스 후보가 민주당 댄 맥크레이디 후보를 905표 차이로 따돌렸지만, 주 선거관리위원회가 부재자 투표 집계 등에서 부정선거 정황을 적발하고 결과를 인정하지 않아 치러진 보궐선거였습니다. 민주당에서는 2018년 선거에도 출마했던 맥크레이디 후보가 다시 나왔고, 공화당에서는 성소수자, 특히 성전환자를 포용하는 ‘모두를 위한 화장실(all-gender bathroom)’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던 댄 비숍 주 상원의원이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개표 결과 비숍 후보가 50.8%의 득표율로 승리했습니다. 이번 더 보기

  • 2019년 9월 17일
    하산 미나즈 “의원님들 요즘 대학 등록금 얼마인 줄 아세요?”

    시사 풍자 프로그램 ‘이런 앵글(Patriot Act)’을 진행하는 코미디언 하산 미나즈(Hasan Minhaj)가 미국 의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섰습니다. 지난 10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가 연 학자금 부채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미나즈는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이 문제를 다루며 알게 된 학자금 대출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이로 인해 고통받는 젊은 세대의 상황을 풍자 코미디언답게 통렬하게 풀어냈습니다. 미나즈는 지난 2017년 백악관 기자단 초청 만찬(Correspondents Dinner)의 사회를 본 적도 있습니다. 이날 청문회 내내 의원과 좌중을 여러 차례 더 보기

  • 2019년 9월 16일
    인터넷 중립성에 대한 현재의 논의가 소모적인 이유

    정치인들과 미디어가 함께 쫓고 있는 환상이 있습니다. 1996년의 이른바 통신품위법(Communications Decency Act)의 한 조항과 관련된 환상이죠. CDA 230으로 알려진 해당 조항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부터 유튜브나 레딧에 이르는 인기 플랫폼들이 사용자의 게시물로 인해 고소당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조항입니다. 이같은 “중립성”의 개념은 일부 정치인들의 단골 소재가 되었습니다. 공화당 소속의 텍사스 주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는 이 법이 “중립적인 공론의 장”으로 기능하는 사이트들만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또 다른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인 조시 할리 역시 더 보기

  • 2019년 9월 11일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가치관 변화 (2/2)

    1부 보기 가치관의 변화가 대학 교육을 받고도 학자금 대출을 갚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젊은 세대로 국한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프린스턴대학교의 캐서린 에딘, 티모시 넬슨, 존스홉킨스대학교의 앤드루 철린, 위트워스대학교의 로버트 프랜시스는 2000~2013년 14년에 걸쳐 대학교 졸업장이 없는 고령의 저소득층 남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인터뷰를 분석한 결과를 올봄 논문으로 발표했습니다. 보스턴, 찰스턴, 시카고, 필라델피아 근교에 사는 백인, 흑인 저임금 노동자들이 인터뷰 대상이었습니다. 큰 그림에서 보면 이들의 견해와 가치관은 더 보기

  • 2019년 9월 11일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가치관 변화 (1/2)

    밀레니얼과 Z세대에서는 가족, 종교, 애국심 등 20세기 미국의 근간을 이루던 정체성을 지지하는 비율이 현저히 낮아졌습니다. 다만 이를 무조건 가치관의 붕괴나 정체성의 위기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경제 구조를 비롯해 상황이 바뀐 만큼 새로운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건 새로운 세대의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더 보기

  • 2019년 9월 10일
    망각이란 무엇인가(2/2)

    인간의 본성 연구자들은 인간의 뇌 또한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새로운 경험을 일반화하는 우리의 능력 중 적어도 일부는 과거의 기억을 능동적으로 망각하는 우리 뇌의 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토론토 스카보로 대학에서 기계학습과 신경 네트웍을 연구하는 블레이크 리차드의 말입니다. 리차드는 뇌의 망각 능력이 어쩌면 과적합(overfit)이라 불리는 현상을 막아줄지 모른다고 말합니다. 과적합이란 인공지능 분야의 용어로 주어진 과거의 데이터에 너무 적합하게 학습된 나머지 새로운 데이터를 예측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공원에서 더 보기

  • 2019년 9월 10일
    망각이란 무엇인가(1/2)

    존재는 기억을 바탕으로 합니다. 기억을 통해 우리는 세상을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기억이 어떻게 형성되며 시간이 흐른뒤 이를 어떻게 우리가 떠올리는지에 대해 오랬동안 연구해왔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연구는 실상의 절반만을 바라본 것이었습니다. 기억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떻게, 그리고 왜 기억을 잊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10년 전 까지만 하더라도 과학자들은 마치 햇빛 아래 사진이 바래는 것처럼, 망각을 기억이 자연스레 사라지는 과정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소수의 연구자들에 의해 그러한 가정이 잘못이라는 사실이 더 보기

  • 2019년 9월 9일
    “더치페이”의 의미와 기원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

    일요일 아침 친구들과의 브런치 모임, 즐거운 식사가 끝나고 웨이터가 테이블로 다가와 묻습니다. “한꺼번에 계산하시겠어요, 아니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모두가 한목소리로 외칩니다. “따로따로 계산할게요!” 각자 자기가 먹은 것을 계산하는 이른바 “더치페이”는 이제 현대인의 관행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친구들과 식사를 하고 계산서를 나누는 행위가 언제나 규범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초기 영국 사회에서는 친구를 외식에 초대하고 음식값을 내지 않는 것이 매우 이기적인 행동으로 여겨졌죠. 근대 초기의 유럽을 연구하는 시카고대학교의 역사학자 스티븐 핀커스는 1651년에 막을 더 보기

  • 2019년 9월 5일
    세계 2차대전 발발 80주년에 또 드러난 트럼프 대통령의 ‘무지’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나라에 관해 엉뚱하거나 부적절한 발언을 하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국제 정세에 대한 깊은 조예를 바탕으로 한 통찰력 있는 발언이 나올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그렇더라도 기본적으로 지금 말하고 있는 나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참모들에게 브리핑조차 듣지 않고 아무 말이나 나오는 대로 그냥 내뱉을 때가 너무 많습니다. 실언이 도를 넘으면 지난 주말처럼 문제가 됩니다. 지난 2일은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며 세계 더 보기